생각하는 길벗을 얻어 기쁘다. 길벗 서해명 님이 시집의 책명을 ??아무것도 아님에 대하여??라 하고, 아호를 부재(不在, 없는 이)라 한 것은, 그가 ‘생각하는 이’임을 잘 드러내 보여준다. 이 나란 있다고 할 수 없다. 참으로 계시는 분은 우주 만물을 내시고 품고 계시는 우주이며 또한 우주의 임자이시고 우주정신인 한얼님뿐이시다. 그래서 한얼님을 절대(絶對)라, 전체(全體)라, 유일(唯一)이라 하게 된다.
- 박영호 (다석사상 연구회 회장)
하늘의 얼김, 널리 퍼져 나가기를. 시집의 틀을 갖추고 있지만 성경의 잠언이나 불경의 법화경, 노자의 도덕경, 공자의 시경과 같은, 이 시대의 ‘깨달음의 글’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아무것도 아님에 대하여”라는 제목에서 나타나듯이, 노장(老莊)의 무위자연(無爲自然) 사상을 엿볼 수 있고, 서양의 로고스(이성, 말씀) 사상은 물론 동양의 무(無), 공(空), 허(虛) 사상도 스며들어 있어, 은은한 향기로 우리의 마음을 감싸준다.
- 최성무 (다석사상 연구회, 목사)
서해명이 일년 동안 ‘쏟아져 들어오는’ 것들을 그저 받아적기만 했다는 그의 시편들은, 개체성의 경계가 무너진 자리에서 피어난 꽃들이다. 이 꽃들을 곰곰 감상하면서 이 꽃들이 도대체 그의 삶의 어느 자리에서 어떻게 피어나게 되었는가를 묻는 것은, 그가 피운 꽃들이 우리 안에도 이미 피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일이거나, 우리 또한 덩달아 그 꽃들을 피우도록 우리의 마음밭에 그에게서 건네받은 꽃씨들을 뿌리는 일일 것이다.
- 유영일 (번역가,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