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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에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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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9년 03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500쪽 | 521g | 135*200*30mm
ISBN13 9788901092973
ISBN10 8901092972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완벽한 이상향으로 덧칠된 미래의 신세계!
잔혹한 음모가 아름다운 신세계 교향곡과 함께 울려퍼진다!


영화 「검은 집」의 원작인 동명소설로 국내에 공포소설 센세이션을 일으킨 기시 유스케가 4년 만에 내놓은 SF소설. 이 작품은 작가가 대학생일 때부터 구상해 온 작품으로 기시 유스케에게 있어서 하나의 기념비가 될 만한 작품이다. 우리에겐 공포소설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가 SF작품을 통해 작가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는 점도 이 작품이 작가와 얼마나 밀착되어 있는 작품인지 가늠할 수 있게 한다. 그렇다. 작가는 등단하기 이전부터 내내 이 작품에 애정을 쏟아왔고, 비로소 그 결과물을 내어 놓은 것이다.

맑은 하늘, 푸르른 녹음이 그대로 남아 있는 천 년 후의 미래. 현 인류의 멸망과 함께 오랫동안 잠재의식 속에 잠들어 있던 염동력현상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며 초능력이라 할 만한 주력을 지닌 인간이 등장한다. 물체를 자유자재로 움직이게 하는 주력은 인간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초능력을 가진 이와 가지지 못한 자 사이의 살육과 전쟁으로 이어지고 만다. 결국 멸망의 위기를 느낀 인류는 모든 과학적 기술을 없애고 초능력에 기반한 새로운 문명을 시작하는데...

작가는 드보르자크의 제9번 교향곡 「신세계에서」의 2악장 「집으로 가는 길Going home」이라는 곡을 작품 속에 흘려보내면서, 향수를 자극하는 한편 인류가 돌아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은유적으로 암시하고 있는데, 결국 이 작품은 천 년 후의 신세계에서 돌아갈 곳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인간에게 이 곡을 들려줌으로써 현대사회의 인간이 돌아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의미하는 이중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제 와서 일련의 사건들을 기록할 마음이 든 데에는 한 가지 이유가 있다. 많은 것이 잿더미로 변한 그날로부터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10년이라는 단위에 별다른 의미는 없다. 다만 산더미처럼 쌓여 있던 현안이 정리되고 새로운 체제가 궤도에 오르자 마치 운명의 장난처럼 미래에 대한 의혹이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얼마 전에 잠시 시간을 내서 과거의 역사를 헤집어보고 새삼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인간은 아무리 많은 눈물과 함께 삼킨 교훈이라도 목구멍을 통과한 순간 잊어버리는 생물이라는 사실이다.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날의 아픔과, 그렇게 끔찍한 비극은 두 번 다시 일으키지 않겠다는 맹세를 물론 누구 한 사람 잊을 리 없다.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 하지만 사람들의 기억이 비바람에 씻겨 사라진 아득한 미래에, 어리석은 인간은 다시 똑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 나는 그런 기우를 완전히 버릴 수 없다. 그래서 문득 펜을 들고 수기의 초안을 쓰기 시작했는데, 도중에 수도 없이 당혹감을 느껴야 했다. 벌레가 갉아먹은 것처럼 기억이 군데군데 빠져 있어서 중요한 세부 사항을 떠올릴 수 없는 것이다. --- 1권, p.11

슌은 먼저 백련 4호에 올라타서 내 손을 잡아주었다. 가슴이 두근거려서 어두운 강물 속으로 들어간다는 불안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카누는 천천히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앞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주력을 사용할 수 없으므로, 처음에는 노를 이용해서 젓기로 했다.
어둠에 익숙해졌다고는 하지만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강물을 비추는 것은 하늘에 빼곡히 박혀 있는 별들뿐이었다. 끝없이 이어져 있는 새카만 오솔길 같은 수면에서, 두 개의 노가 만들어내는 작은 물소리만이 기분 좋게 귓속으로 파고들었다. 나는 황홀한 심경으로 중얼거렸다.
“왠지 꿈속에 있는 것 같아. 이렇게 있으니까 카누가 얼마나 빨리 가는지 잘 모르겠어.” --- 1권, p.120

“넌 누구지? 대체 정체가 뭐야?”
“저는 국립국회도서관 쓰쿠바관館이에요. 기종 및 제품번호 말씀이라면 파나소닉 자주형自走型 아카이브 자율진화버전 SE-778Hλ예요.”
뒷말은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다. 아무리 정체를 모르는 괴물이라고 해도 너무도 황당한 자기소개가 아닌가? 예를 들면 길거리를 걷고 있을 때 맞은편에서 빙긋이 웃으며 다가온 사람이 “안녕하세요, 저는 시민회관입니다”라든지 “저는 학교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까. 나는 신중한 말투로 물어보았다. …… 나는 새삼스레 유사미노시로의 몸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불규칙한 꿈틀거림을 멈추거나 빛을 내뿜지 않으면 사람이 만든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면 책은 어디 있지?”
“종이 매체에 인쇄된 인터페이스는 대부분 산화해서 썩었든지 전란 및 파괴행위에 의해 불에 타는 바람에 현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요컨대 책이 없다는 거야? 그러면 너는 텅 빈 도서관이야?” --- 1권, p.145

“키키키키키……. 신이시여, 고마슴니다.”
“아니야, 인사는 우리가 해야지. 마모루를 구해줘서 고마워.”
“당치도 안슴니다. 시시시시시……시?인……. 곤경에 빠진 신을 구하는 건, psssssah…… 당연한 일임니다.”
스퀀크의 말은 예전에 만난 스퀴라나 기로마루에 비해 상당히 알아듣기 힘들고 가끔 숨이 새어나오거나 신음소리 같은 후두음이 섞였지만, 수로에서 구해줬을 때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을 이룬 셈이다.
“우연히 지나가다 눈 위의 흔적을 발견해슴니다. 그래서 grrrrr…… 다른 코로니의 요괴쥐인 줄 알고 ssssh…… 알아보러 갔슴니다.”
스퀀크는 돼지처럼 생긴 주름투성이의 코를 내밀고 더듬더듬 말했다. 누런 어금니 밑의 헤벌쭉 벌어진 입가에서는 새하얀 숨결과 함께 침이 뚝뚝 떨어졌다. --- 2권 p.73

거짓말, 거짓말이야.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아무리 그래도 그건 너무하잖아…….
나는 항의하려고 했지만 입에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때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사키. 사키!”
의식이 급속히 깨어났다.
“사키, 나쁜 꿈이라도 꾸었어?”
눈꺼풀을 들어올리자 걱정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사토루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으응……. 조금.”
짧은 사이에 온몸은 땀으로 흥건히 젖었다. 나는 어떻게든 미소를 지으려고 했지만 아마 부자연스럽게 입술을 일그러뜨린 것으로 보였으리라. 그는 배려 깊은 표정으로 다정하게 말했다.
“도착했어. 여기부턴 또 설피를 신고 가는 수밖에 없지만……. 사키, 여기서 기다릴래? 나 혼자 갔다 올 테니까.” --- 2권, p.150

신이시여, 부탁합니다. 부디 저희를 찾지 못하도록 해주세요.
부디 악귀가 여기서 떠나도록 해주세요.
부디 이대로 욾무 일도 없이…….
그렇게 마음속으로 기도를 올리던 나는 흠칫 놀랐다. 갑자기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다. 악귀의 발소리도, 목에서 나는 끄륵끄륵 하는 소리도. 멀리 가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아직 이 근처에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의도적으로 소리를 감추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악귀는 지금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침을 삼킬 수조차 없었다. 영겁으로 여겨지는 얼어붙은 시간 속에서 내 눈은 끔찍한 광경을 포착했다. 문의 손잡이가 천천히 돌아가는 것이다…….
--- 2권, p.24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검은 집』의 작가 기시 유스케,
4년 만의 침묵을 깨고 작가 인생 최고의 기념비작을 발표하다!


2008 일본 SF대상 수상작, 2009 일본 서점대상 후보작

영화 「검은 집」의 원작인 동명소설로 국내에 공포소설 센세이션을 일으킨 기시 유스케. 그는 하나의 작품을 완성시키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 치밀한 작가정신은 일본 내에서도 여느 작가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이며, 이는 작품에 대한 독자들의 높은 신뢰로 나타난다.
2005년 『유리 망치』 출간 이후 침묵을 지키던 그를 일본뿐 아니라 한국 독자들 역시 애타게 기다려온 보답이라도 하듯 기시 유스케는 작가 인생 최고의 기념비작이라 할 만한 대작을 들고 돌아왔다. 4년 만의 신작 『신세계에서』는 천 년 후의 미래를 그린 작품으로, 출간과 동시에 기시 유스케라는 작가를 다시금 집중 재조명하게 하였고, 2008년 ‘일본 SF대상’과 함께 2009년 ‘서점대상’에 유력 수상작으로 노미네이트되었다.

『검은 집』으로 대표되는 그의 공포소설에 익숙한 독자라면 이번 작품이 SF라는 것에 다소 당혹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기시 유스케는 이미 1986년 제12회 ‘하야카와 SF 콘테스트’에 단편 「얼어붙은 입」이 가작으로 입선되면서 작가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신세계에서』의 모태가 된 이 작품은 사실, 기시 유스케가 대학생일 때부터 구상해온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채롭다. 그가 기성작가가 되고서도 결코 손에서 놓지 못한 작가 인생의 숙원이라 할 이 소재는 『신세계에서』에서로 비로소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4년의 집필 기간이 아닌 이미 작가가 되기 전부터 창작이 시작된 기시 유스케 최고의 작품인 것이다.
안정된 생활을 위해 보험회사에 취직했던 작가의 경험을 십분 살린 소설이 『검은 집』이라면 『신세계에서』는 대학생 때부터 손에서 놓지 않은 SF에 대한 그의 애정이 낳은 대작이다. 그리고 이는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기시 유스케라는 인물을 완성하는 하나의 정점이자 전환점이 되었다.

순백의 아이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천 년 후의 미래,
그 아름다운 유토피아에 가려진 잔혹한 진실!


새로운 세계의 아름다운 낙원을 배경으로 그린 소설 『신세계에서』는 한 여인이 10여 년 전에 겪었던 끔찍하고 잔인했던 사건을 되새기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수기 형식으로 시작한다.
맑은 하늘, 푸르른 녹음이 그대로 남아 있는 천 년 후의 미래. 현 인류의 멸망과 함께 오랫동안 잠재의식 속에 잠들어 있던 염동력현상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며 초능력이라 할 만한 주력을 지닌 인간이 등장한다. 물체를 자유자재로 움직이게 하는 주력은 인간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초능력을 가진 이와 가지지 못한 자 사이의 살육과 전쟁으로 이어지고 만다. 결국 멸망의 위기를 느낀 인류는 모든 과학적 기술을 없애고 초능력에 기반한 새로운 문명을 시작한다. 인간은 요괴쥐라는 하등생물과 주종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아이들에게는 아름다운 사회의 모습만 보여주며 평화로운 세계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통제를 벗어난 몇몇 아이들이 금단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게 되면서 신세계에 균열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그동안 억압을 받으며 내재되었던 불안 요소가 하나둘 터지며 인간이 겪은 최대의 공포이자 절대 악인 악귀와 업마가 현실로 다가온다. 인류는 다시금 혼돈의 파국으로 치달으며 새로운 전쟁을 준비한다.

완벽한 이상향으로 덧칠된 미래의 신세계!
잔혹한 음모가 아름다운 신세계 교향곡과 함께 울려퍼진다!


『신세계에서』를 통해 바라보는 먼 미래 속 인류의 진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생물은 주력을 지닌 인간과 그들과 함께 주종관계를 이루며 살아가는 하등동물 요괴쥐로 크게 구분된다. 그 외에 도서관생물 유사미노시로, 강인한 집게발을 가진 호랑이집게, 그리고 이엉집만들기, 큰왕털갯지렁이, 한필끈끈이 등등 현존하지 않는 미래의 동물들을 등장시키며 머나먼 미래의 세계를 완벽하게 하나의 세계로 구성하고 있다. 천 년의 세월 동안 인류, 그리고 생물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간들의 문화적인 변천사, 생물학과 동물학, 문화인류학, 그리고 철학 종교적인 이론까지 저자가 자신만의 색깔로 받아들인 수많은 지식을 방대하게 풀어내고는 완벽히 융합시켜 하나의 커다란 세계로 완성하고 있다.
작가는 단순히 새로운 세계 속 인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인간은 물론이고 동물들의 이름까지 하나하나 의미를 두어 설정해놓았다. 특히 요괴쥐化鼠의 경우는 ‘化’라는 한자를 이용하여 요괴쥐의 정체에 대한 커다란 비밀을 숨기고 있으며, 또한 요괴쥐의 모델인 ‘벌거숭이두더지쥐’의 학명(Heterocephalus glaber, 요괴쥐는 Homocephalus glaber)까지도 퍼즐의 한 조각처럼 딱 맞아떨어지게 구성하여 하나의 멋진 그림으로 완성했다.

『신세계에서』 속에 흐르는 아름다운 신세계 교향곡!
『신세계에서』에서는 드보르자크의 제9번 교향곡 「신세계에서」의 2악장 「집으로 가는 길Going home」이라는 곡이 작품 전반적으로 흐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꿈속의 고향」이라는 제목으로 널리 알려진 이 곡은 저녁놀이 질 무렵 마을에서 들려주는 노래로, 이 노래가 흐르면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걸 몸으로 느끼게 된다. 작가는 이 곡을 통해 향수를 자극하는 한편 인류가 돌아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은유적으로 암시하고 있는데, 결국 이 작품은 천 년 후의 신세계에서 돌아갈 곳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인간에게 이 곡을 들려줌으로써 현대사회의 인간이 돌아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의미하는 이중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현실 세계와 작가의 상상력이 완벽하게 결합한 『신세계에서』는 당연한 귀결처럼 출간 직후 2008년 제29회 일본 SF대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일본 책의 잡지 『다 빈치』에서 ‘미스터리 엔터테인먼트 5위’, ‘올해 가장 좋은 책 10위’를 차지할 만큼 독자는 물론 기자, 평론가, 서점 직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2009년에는 서점대상 후보에까지 올랐으니 이 작품의 인기는 일본에만 한정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미래의 가상세계에 빗대어 현 인류의 모순을
전면으로 드러낸 기시 유스케 최고의 화제작!


천 년 후의 미래라는 무대에서 펼쳐지는 『신세계에서』는 유토피아라는 테마를 극명하게 다루었다는 점에서 조지 오웰의 『1984』,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와 같은 고전과도 비견되지만 『신세계에서』만이 가진 특별한 주제 의식은 분명한 차별성을 갖는다. 물론 SF라는 점, 완벽한 이상향의 세계를 배경으로 삼는다는 점, 인간을 조종하는 절대적인 존재가 여기에도 나오지만 사실 『신세계에서』는 미래소설이라고만 단정 지을 수 없는 새로운 요소들을 보여준다.
인류는 체제의 유지를 위해 생물학적 구조를 조정했는데, 이는 사회의 계급 갈등을 은폐하는 수단이 된다. 그렇게 얻은 평화로운 유토피아에서는 폭력의 부활을 막기 위해 기술문명이 제거된다. 기술의 첨단을 달릴 것이라 우리가 예상하는 미래세계를 완전히 뒤집어버린 기시 유스케의 유토피아는 그 안에서 자연과 평화롭게 살아가는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설정하면서 한 편의 성장소설처럼 읽힌다.

한 소녀가 어렸을 때 조우한 세상의 비밀, 모순된 세상을 유지하기 위해 비밀을 간직한 채 살아가야 하는 운명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작가는 그 안에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 자체를 부정하는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는 가장 잔혹한 공포를 한 소녀의 수기 안에 깊숙이 숨겨두었다. 즉 모든 폭력이 사라진 유토피아 안에서도 새로운 공포를 일깨우는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은 잔혹한 사이코패스가 등장했던 전작을 뛰어넘으며 그 거대한 스케일과 함께 감당하기 어려운 더 큰 공포를 우리에게 안겨준다.
인종차별, 학살, 전쟁, 인간 개인의 안위를 위해 태연하게 자행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이 그대로 투영된 『신세계에서』는 인간의 이기주의 때문에 희생된, 그리고 지금도 희생되어가는 모든 존재들에게 바치는 작가의 조의이다. 그는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에게도 “당신 또한 그들과 다르지 않은 인간이다. 결국 같이 누리고 있다”라는 전율스런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진정한 공포는 칼부림을 통한 피 튀기는 전쟁의 모습이 아니다. ‘선과 악’이라는 테마를 통해 자신이 믿고 있던 세계가 가짜였다는 것, 자신의 존재 자체가 부정되는 것이 아닐까. 인간 본연의 공포를 통해 최고의 공포소설을 완성한 기시 유스케. 그는 『신세계에서』를 출간한 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작가 또는 개인으로서 받아들였던 지금까지의 인생이 이 작품에 그대로 담겨 있다. 이 이야기를 쓰지 않고는 죽을 수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SF, 호러, 미스터리 등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작품을 혼신의 힘을 다해 그리고 있는 기시 유스케. 그는 30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머릿속에 간직해왔던 이 작품의 모티브를 계기로 데뷔해 오늘날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의 모든 것이 담겨 있으며, 또 지금의 기시 유스케를 있게 한 『신세계에서』가 많은 이들의 열렬한 호응과 지지를 받는 일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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