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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산의 마운틴 오딧세이
중고도서

심산의 마운틴 오딧세이

: 산이 만든 책, 책 속에 펼쳐진 산

심산 | 풀빛 | 2002년 03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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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7쪽 | 439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4748753
ISBN10 8974748754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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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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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심산
산에 즐겨 오르는 전업작가.
연세대 불문과를 졸업한 이후 줄곧 장르를 넘나드는 창작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현재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영화인회의 회원·한국산서회 회원
등산광 및 산서광으로 알려진 심산은 요즘도 매주 산에 오르고 이따금씩 해외명산 트레킹을 다니며 산악문학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저서로 시집 『 식민지 밤노래』, 장편소설 『 하이힐을 신은 남자』『사흘낮 사흘밤』, 다큐멘터리 『세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 시나리오 『비트』『태양은 없다』, 역서 『시나리오 가이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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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릴없는 백수답게 열흘이건 보름이건 산야를 쏘다니던 어느날, 함께 산행을 하던 당시의 애인이 내게 물었다. 난다 데비? 이게 무슨 뜻이야? 땀에 흠뻑 젖어 숨결조차 고르지 못했던 나는 대답 대신 똑같은 질문을 되풀이했다. 난다 데비? 그게 뭔데? 그녀는 내가 짊어지고 있던 배낭의 헤드를 손가락으로 짚으며 다시 물었다. 여기 써 있잖아, 난다 데비라고...... 이게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이야?
난다 데비..... 나는 그 뜻을 알 수 없었다. 자존심이 조금 상하기는 했지만 당시만 해도 악계岳界에 아는 선배도 없고 해서 그저 속수무책 의문만을 짊어지고 다녔을 뿐이다. 얼마후 나는 애인과 결혼하여 첫딸을 얻었고 그 애가 백일이 되기 전에 등산학교에 입학했다. 난다 데비가 무엇을 뜻하는지를 알게 된 것은 그곳에서였다. 등산학교의 젊은 강사는 내가 그런 질문을 던진다는 게 의외라는 듯 눈을 둥그랗게 치뜨고서는 또박또박 가르쳐주었다. 난다 데비? 인도 히말라야에 있는 7000미터급 봉우리야.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산 중에 하나지.
--- pp. 17~19
조는 사이먼에게 외친다. 여긴 절벽이야, 다시 끌어올려줘!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사이먼에게까지 들리지 않는다. 설사 들린다 해도 소용 없다. 어설프게 확보를 한 채 45m 아래에 있는 친구를 끌어올린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다. 조는 동상에 걸린 손과 이빨을 이용하여 프루지크 매듭을 만든다. 그러나 매듭을 만들던 슬링마저 놓쳐 저 아래 음험하게 입을 벌리고 있는 크레바스 속으로 떨어져 버린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이먼이 확보를 보고 있던 눈구덩이가 무너져 이제는 거의 설사면 밖으로 튀어나오려 한다. 그들은 이 상태로 무려 2시간을 버틴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이런 상태로 남아 있을 수는 없다. 이제 다음 순간, 사이먼의 확보 지점 역시 파괴될 것이고, 그러면 두 사람 모두 허공을 날아 이승의 저편으로 내동댕이쳐질 것이 분명하다. 당신이라면 이 순간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 pp. 209~210 네가 죽고 내가 산다면
마지막으로 메스너에 관련된 농담 같은 에피소드 하나 : 메스너는 티롤지방에 위치해 있는 커다란 고성에 산다. 어느 날 잠깐 앞마을에 외출을 갔다가 돌아온 메스너는 자기가 열쇠를 안 갖고 나온 채 문을 걸어 잠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보통 사람이라면 당연히 열쇠수리공을 불렀겠지만 그는 세계 최강의 글라이머 메스너다. 그는 이까짓 성벽쯤이야 하는 생각에 맨손으로 클라이밍을 시작했다. 결과는? 성벽 중간쯤에서 얼토당토 않게 슬립을 먹어 떨어지는 바람에 금이 갔다! 농담이 아니다. 몇 년 전 국내신문의 해외토픽란에 가십처럼 실렸던 일화이다. 인류 최초로 8000m 급 14봉을 모두 오르고 살아 돌아온 세계 최강의 클라이머가 자기 집담을 넘다가 추락했다? 이 어이없는 에피소드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나는 모른다. 그러나 가끔씩은 유쾌한 농담 혹은 즐거운 화두처럼 작시 집 담벼락 앞에 주저앉아 발목을 부여잡고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을 메스너를 떠올리며 웃음 짓는다.
--- p. 75 죽음에 맞서서 얻는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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