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머릿속에는 ‘어찌 되든 상관없는 일’과 ‘생각해봐야 소용없는 일’이 수없이 많다. 이런 잡동사니에 사로잡혀 헛된 논의 끝에 역효과를 초래하는 대응을 되풀이한다. 그 결과 시간과 돈, 에너지를 계속해서 소모한다. 이것이 평범한 사람의 습관, ‘뒤죽박죽 사고’다. 만약 머릿속에서 그런 잡동사니를 제거하고, 남은 최소한의 ‘생각해야 할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말할 것도 없이 더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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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빛나는 아이디어일수록 논리가 더 잘 통한다. 직관적인 사람의 대표자 격인 예술가들이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품을 해설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세상에는 ‘논리적인 사람’과 ‘직관적인 사람’이 나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논리와 직관이 양립하는 미니멀 사고를 하는 사람’과 ‘논리에 사로잡힌 뒤죽박죽 사고를 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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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기되는 온갖 문제에는 ‘누군가가 실제로 해를 입는 일’과 ‘사실은 아무도 해를 입지 않는 일’이 뒤섞여 있다. 피해자가 없는데도 ‘해결하자’며 논의하는 것은 쓸데없는 참견이며 시간 낭비다. 그러니 ‘실제로 피해가 있는 일’과 ‘실제 피해가 없는 일’을 구분하자. 이것이 미니멀 사고를 향한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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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어쩌면 그것은 실제 피해가 아니라 단순한 억측이나 편견일지도 모른다. ‘불쾌하다, 화가 난다, 싫다, 시끄럽다, 기분 나쁘다, 재미없다, 욱하다, 짜증난다’ 같이 기분을 표현하는 것을 피하고 사실을 근거로 설명하는 습관을 들이자. 예컨대, “이 디자인은 촌스러운 것 같다”는 기분이다. “이 디자인으로 바꿨더니 매출이 15퍼센트 줄었다.” “설문 조사 결과, 이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고 응답한 사람은 100명 중 25명이었다.” 이렇게 설명하면 객관적인 사실이기에 설득력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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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그래야 한다’라는 단정은 거기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을 배제하고 만다. 또한 그 외의 아이디어를 배제하고 만다. 한편, 현실주의자는 ‘세상은 이렇다’라고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그들은 돼먹지 못한 사람도, 악한 사람도, 자신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도 모두 인정한 뒤 ‘이제 어떻게 할까’를 생각한다. 물론 살아가는 방식은 각자의 자유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합한 것은 도량이 넓은 현실주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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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은 민족성이 나쁘다’라는 결론이 나온다 해도 민족 전체의 의식을 바꿀 수는 없다.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로 돌아가 농사를 짓지 못하게 할 수도 없다. 세상에는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이 있다. 바꿀 수 없는 것의 대표적인 예가 인간의 마음과 과거의 사실이다. 이 두 가지에서 원인을 찾으려 해봐야 ‘이제 와서 어떡하라고?’라는 무의미한 논쟁에 빠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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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제기와 문제 분석이 핵심을 꿰뚫었다면 해결책도 자동으로 도출되리라고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몇 가지 아이디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그때 처음 떠오른 아이디어가 꼭 최선은 아니다. 모처럼 떠오른 아이디어를 소중히 여기고 싶고 실현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효과가 더 크고, 더 확실하고, 비용이 더 적게 드는 방법을 발견할 수도 있다. 한 가지 아이디어만 고집하지 않는 것도 미니멀 사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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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에는 시간제한이 있다. 다만 그 끝은 누구도 모른다. 몇십 년 후일 수도 있고, 당장 내일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누구에게나 마지막은 찾아오는 법이다. 게다가 그것은 의외로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그 남은 시간 동안 ‘어찌 되든 상관없는 일’에 분노하고 고민하고, ‘생각해봐야 소용없는 일’에 불평하다가 생을 마치고 싶은가? 아니면 ‘해결할 가치가 있는 문제’를 발견하고 ‘멋지게 해결할 아이디어’를 낳는 인생을 살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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