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식으로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는 기억의 조각들을 지니고 있는 건 셜록이 보기에 쓸모없는 짓이었다. 셜록은 자신이 보고, 읽고, 들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기억하기를, 그리고 더 이상 필요없다고 판단되는 기억은 곧 바로 지워 버리는 능력을 가지길 바랐다. 사실 셜록은 딥딘 학교에서 함께 공부했던 아이들의 얼굴과 별명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기억들은 다시 필요할 것 같지 않았다. --- pp.47-48
셜록은 누군가를 믿어 본 적이 없었다. 마이크로프트가 그런 태도는 위험하다고 몇 번이나 경고했지만 소용없었다. 셜록은 늘 뭐든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여겼다. --- p.126쪽
두려워하는 내색을 하지 않으면, 동물이든 사람이든 내가 정말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받아들이는구나. --- p.146
'때로는 옳은 일을 하는 게 잘못된 일을 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어. 그땐 옳은 일을 하는 게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 같아.' --- p.189
에이미어스 크로 선생님이 곁에 없어도 여전히 셜록은 그에게 수업을 듣는다.
“셜록, 만약 인생에 네게 시디신 레몬을 건네면, 레모네이드를 만들어 버리려무나. 뭐든 손에 든 걸 네게 유리하도록 사용해. 때로는 문제처럼 보이는 것들이 실제로는 다른 문제의 해결책이 되기도 한단다.” --- pp.156-157
셜록은 양쯔 강의 엄청난 규모에 말을 잃었다. 양쯔 강은 셜록이 지금까지 보았던 런던의 템스 강이나 뉴욕의 허드슨 강과는 전혀 달랐다. 건너편 강둑이 몇 킬로미터는 떨어져 있는 것 같았고, 논에서 피어오른 물안개가 강을 둘러싸고 있어 마치 신비로운 전설의 땅처럼 보였다. 강의 양쪽에는 나지막한 산들이 솟아 있고, 강물이 그 사이를 완만하고도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굽이쳤다. 그러나 산에 가려서 1킬로미터 이상을 살필 수가 없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긴 강이야.” 캐머런이 자랑스럽게 말했다. “티베트의 고산에서 시작해 6,300킬로미터를 흘러 바다에 이르캐머런은 셜록을 슬쩍 곁눈질했다. “왜? 난 내가 사는 곳에 대해 이 정도도 알면 안 되는 거니?” 양쯔 강 위에는 수백, 아니 수천 척의 배가 떠 있었다. 개중에는 아주 작아서 사공 한 사람만 탈 수 있는 배도 있지만, 부채 같은 돛을 서너 개씩 달고, 선원을 잔뜩 태운 커다란 배도 꽤 있었다. 강둑에도 수백 척의 배가 쭉 늘어서 있는데, 모두 바닥이 납작하고 갑판 위에 집이나 오두막이 지어져 있었다. ‘아, 저 배들은 이동 수단이 아니라. 거주용이야. 하나씩 하나씩 강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세워진 마을인 셈이군.’
셜록에게 태극권을 가르친 우중의 죽음, 미국 함선 모노카시 호 주방장의 죽음, 상하이에 사는 미국 상인 매켄지의 죽음. 다른 곳에 사는 세 사람이 모두 독사에 물려 죽었다? 셜록은 죽은 매켄지의 방에 남겨진 암호 단서를 따라 우중의 아들인 우풍, 매켄지의 아들인 캐머런과 자신을 공격했고, 매켄지를 미행했던 정체불명의 것을 쫓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