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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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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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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72쪽 | 578g | 140*210*20mm
ISBN13 9788932550152
ISBN10 893255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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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첫 20년을 나는 내 인생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안다고 확신하며 살았다. 나는 의사가 될 참이었다. 의사가 되는 길이 어렵다는 것만큼이나 내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나는 이미 고등학생 때 학업을 마친 뒤 의사가 되는 것에 관해 한 성형외과 의사와 진지하게 대화한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의 여름 별장으로 나를 초대해 자기가 작업 중인 슬라이드 사진들을 보여주었다. 대학에 들어간 나는 의학을 준비하기 위해 과학과 수학을 신청할 꿈에 부풀어 있었다. 내 목표는 하나였다. 나머지 모든 것은 무더운 여름날 허드렛일을 해야 하는 것처럼 내겐 성가신 방해거리였다.

그러나 나는 대학 선정에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미시간주 홀랜드에 있는 호프대학은 이과대학이 아니라 교양 대학이었던 것이다. 이학 학사라는 학위는 있지도 않았다. 학교가 요구한 것은 일반 교양과목을 폭넓게 공부하는 것이었다. 즉 호프 대학에서 학위를 딸 생각이라면 도스토예프스키를 읽고 베토벤을 듣고 크림 전쟁의 원인을 공부하고 논술을 작성해야 했다.

교양 과목 공부는 주말에 심심해서 사전을 읽는 것만큼이나 내 관심 밖이었다. 하지만 달리 방도가 없었다. 첫 학기에 나는 1학년 작문 과목을 신청했다. 그때까지 나는 문학이라면 읽어야 할 때만 마지못해 겨우 읽었고, 작문이라면 선생님들의 강요로 종이에 펜을 대야 할 때를 제외하고는 한사코 피했었다. 다행히 작문 교수 낸시 밀러 박사는 내 그런 취향을 잘 아는 분이었다. 재치 있고 붙임성 있어서 나 같은 사람들을 다루는 데 능숙했다. 어느 날 내가 작문 과제에 대해 투더거리자, 교수는 마치 내가 디트로이트 라이언스 팀(디트로이트를 연고지로 하는 아메리칸 풋볼 팀-편집자 주)에 대해 싱거운 소리나 한 것처럼 그냥 무시했다. 작가가 될 생각이 없으므로 내게는 이 과목이 필요 없다고 말하자 그 교수는 내게 이렇게 대답했다.

"제리, 나중에 무슨 일을 하게 될지는 가봐야 알지."

그 말은 그대로 적중했다. 결국 나는 내 인생을 향한 하나님의 뜻인 줄 알았던 길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가게 되었다. 나는 의대에 가지 않고 신학교에 들어갔다. 의사가 되지 않고 목사가 되었다. 그러다 나중에 박사 학위를 취득하려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지금은 대학교수가 되어 틈틈이 글을 쓰고 있다. 나의 일에서는 당연히 말이 아주 중요하다. 대학 1학년에 들었던 작문 과목이 아주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그때의 작문 교수는 선지자가 된 셈이다. 당시만 해도 나는 내가 교수가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나중에야 안 일이지만 그때 수강했던 과목과 나를 지도했던 교수가 모둔 그 직업의 준비에 도움이 되었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영원히 잊지 못할 소중한 교훈을 하나 배웠다. "앞날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에는 꼭 취해야 할 것처럼 보이는 길이 중서부의 날씨만큼이나 급변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길을 가는 내내 하나님께 귀기울이며 반응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1학년 작문 시간에 괜찮은 글을 써내는 것만큼이나 사소해 보이는 일들도 예외는 아니다. 어쩌면 이런 작은 일들에 충실하는 것이곧 하나님의 뜻이요, 미래에 대한 집착은 어줍잖은 방해거리인지도 모른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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