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사귐, 섬김, 나눔 내가 좋아하는 표현들이다. 만남이 없이는 이른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나누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만남도 없이, 사귐도 섬김도 갖지도 않은 채 일방적으로 전하려고만 하는 이들이 여전하다. 무슬림에 대한 적대적이거나 혐오에 바탕을 두고 그들을 경계할 것에 집착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저자 데이비드 W. 솅크는 이슬람 선교와 관련하여 아주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모든 무슬림이 그리스도인 친구를 두고 모든 그리스도인이 무슬림 친구를 두어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서 이 책을 쓰고 있다.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나는 이 책을 통해 무슬림과 그리스도인이 참된 관계를 맺기 위한 열두 개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진실하게 살아라, 정체를 분명히 하라, 무슬림을 존중하라, 신뢰를 쌓으라, 다른 중심들에 관해 대화하라, 환대를 실천하라, 질문들에 답하라, 왜곡에 맞서라, 선택하라 히즈라냐 십자가냐, 화평을 구하며 그것을 따르라, 평화의 사람과 동역하라, 그리스도를 소개하라 등의 12가지 길은 전혀 낯선 것이 아니다. 어찌 보면 뻔해 보이는 당연한 질문들이다. 그래서 어렵지 않다. 각 장마다 토의를 위한 질문들을 담아, 이 책을 읽는 개인 또는 공동체에게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단지 무슬림에게 복음을 전하고 예수를 믿게 하는 선교 방법이나 기술을 얻으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데이비드 W. 솅크의 무슬림 이웃의 진실한 그리스도인 이웃으로 살아가는 일상을 배웠으면 좋겠다. 짧은 분량의 책이지만, 50년도 더 넘는 무슬림 이웃으로서의 저자의 삶, 고백이 녹아져 있다.
이슬람 선교를 가르치는 이들은 많으나 그렇게 실제 살아내는 이들이 적은 한국 교회의 현실에, 데이비드 W. 솅크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낀다. 1963년 8월 소말리아에서의 사역을 시작으로, 이 책을 쓰던 2014년 6월 그리고 거의 55년이 지난 지금도 무슬림을 이웃하여 그들의 신실한 그리스도인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의 삶의 진정성이 다가왔다. 이렇게 꾸준하게 진실하게 무슬림 이웃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이슬람 세계에도 복음이 확장되기를 소망하는가? 지금 무슬림 이웃의 진실한 기독교인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무슬림 이웃이 악이고, 위협적인 존재로 느껴지는가? 그렇다면 데이비드 솅크의 조언을 따라 살아보라. 자신 속의 이슬람에 대한 공포감과 무슬림에 대한 혐오가 줄어드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그리고 내 곁에 나와 대화 나누는 무슬림 이웃이 나의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무슬림 이웃이 거부하는 것은 기독교 복음이 아니라 무례한 기독교인이라는 사실도 깨닫게 될 것이다.
김동문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