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넷플릭스가 로컬을 경유해 생산해낸 〈오징어 게임〉에 관한 서사 분석을 통해 넷플릭스의 초국적 콘텐츠 소구 전략을 탐색적으로 드러내 보고자 하는 시도다. 이를 통해 넷플릭스가 열어가는 글로벌 텔레비전의 새로운 변화의 모습을 확인하고, 기존의 ‘불균형’론을 넘어선 쟁점을 발굴하고자 했다. 분석 결과, 〈오징어 게임〉은 자본주의 사회의 경쟁질서를 고발하는 것과 이를 상품화하는 것의 절묘한 경계에 위치하는 서사로서,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이 초국적 관객들을 겨냥하기 위해 개별 국가가 가지고 있는 사회·문화·역사적 특수성을 장르적인 관습과 결합함으로써 상업적으로 문화상품의 차별화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나아가 현지 분리 창작을 기반으로 구축된 넷플릭스의 초국가적 제작시스템은 제작 비용을 절감하고, 문화할인을 완화할 뿐 아니라, 국가적인 특수성을 장르 관습 안에 적절하게 녹여내는 조건하에 주변국의 서사를 가시화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향후 기존의 지리적 경계 중심의 단선적 문화적 할인(cultural discount) 논의를 넘어선 장르 중심의 공감과 지역 기반의 특수성 상품화라는 복합적 교섭으로서 로컬 콘텐츠 생산 및 유통 문제에 주목해야 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넷플릭스의 초국적 콘텐츠 소구 전략: 〈오징어 게임〉에 나타난 장르적 보편성과 문화적 특수성의 이중적 상품화 구조 분석」 중에서
이 연구는 청년 중심의 서사 전개와 배경이 지역이나 비수도권으로 제시된 청춘 드라마 중, 최근 젊은 세대를 포함한 광범위한 수용자 층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던 〈동백꽃 필 무렵〉(KBS2), 〈쌈 마이 웨이〉(KBS2), 〈톱스타 유백이〉(tvN) 세 드라마를 선정해 분석하였다. 이 문화 생산물들은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의 삶과 일상, 자기 인식과 관계성 등을 특정한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이를 통해 오늘날 지방이나 비수도권이라 호명되는 지역이라는 공간과 이곳에서 청년들이 마주하거나 경험하고 있는 자기 인식과 정체성, 공동체와 관계성, 나아가 희망과 위로, 정서적 유대 등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는 사회문화적 양상과 이의 미디어 재현 방식을 읽어내고자 했다. 이를 위해 이 연구는 스튜어트 홀의 ‘부호화-해독’ 모형을 차용해 다양한 요소들 중 정체성(identity)과 재현(representation)에 초점을 두고 분석하였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대사, 영상, 카메라의 시선에 의해 매개된 장소들과 구도, 음향 등을 포함해 다양한 시각과 청각적 요소를 바탕으로 텍스트 분석을 실시하였다. 더불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지역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반영하고 보다 구체적으로 실제 그 공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주체들의 삶과 일상, 관계성과 정체성, 나아가 지역 청년들이 수도권 중심의 사회적 가치와 패러다임에 순응하거나 접합하는 과정을 탐구하고자 2030 청년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혼용해 분석하였다.
---「대중문화 콘텐츠가 재현하는 지역과 청년들: 드라마에 대한 텍스트 분석과 심층인터뷰를 중심으로」 중에서
이 연구는 ‘기레기’라는 멸칭까지 듣게 된 한국 기자들이 겪고 있는 정체성 위기와 실존적 위기, 기자직종의 위기를 탐구했다. 먼저 한국 언론의 직종 위기와 기자들의 정체성 위기가 어뷰징 기사를 양산하는 특징을 지닌 상업적 뉴스포털 플랫폼이 한국기자들의 활동의 주요 생태적 조건이 된데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했다. 포털뉴스생태계에서 기자들이 경험하는 삶의 실존양태를 살펴보기 위해 기자 13명을 심층인터뷰 했고 이를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에서 제시한 3가지 인간 활동(노동, 작업, 행위)의 관점에서 해석했다. 주요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포털환경에서 한국 기자의 직종위기는 기자들이 포털을 위해 상품성 높은 기사를 생산하는 밥벌이 차원의 ‘노동’을 강제당하는 도구적 존재로서 경험하는 실존적 위기에서 비롯됐다. 둘째, 특히 포털용 짜깁기 기사를 대량 생산해야 하는 온라인기자의 삶은 “열심히 일해도 전혀 기쁘지 않고 부끄럽기만 한” 부조리로 가득 찬 실존적 정체성 위기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문제의식을 결여한 신문사들에 의해 운영되는 온라인기자 제도는 법적 윤리적 불허와 금지가 필요하다. 셋째, 포털환경에서 신문과 뉴스통신 기자들은 언론자유를 구가하는 ‘행위’와 기념비적인 좋은 기사를 만드는 ‘작업’에 이르지 못하고 포털에서 즉시 소비되는 기사를 쓰는 ‘노동’에 매몰되는 처지에 놓여 있다. 넷째, 포털공간에서 정치뉴스는 탈맥락 상품화함으로써 결코 자유로운 언론행위가 되지 못하고 공론장이 아니라 뉴스상품시장으로서의 포털의 공간적 특성만 재확인시켜준다. 결론적으로, 포털생태계에서 기자들의 실존적 위기 해소 방안으로 언론과 기자들의 사적영역인 뉴스포털과 관계맺기의 중단, 경쟁적인 공적인 뉴스포털의 신설, 자유롭고 독립적인 ‘혁신적 창의 언론’의 창업과 지원 등을 제안했다.
---「포털뉴스생태계와 기자직종의 위기: 기자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중에서
저널리즘은 그것이 본질이 무엇인지, 저널리스트의 역할은 무엇인지 등을 두고 이루어지는 담론적 실천을 통해 구성되는 사회문화적 제도이다. 용인할 수 있는 저널리즘은 어떠한 것인지에 대한 발화는 저널리즘을 정의하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의 경계를 설정하거나 재구획하고, 특정한 행위자와 그의 실천을 정당화하거나 그것의 정당성을 박탈하는 힘을 갖는다. 저널리즘과 저널리스트 정체성 담론은 저널리즘의 의미를 규정하며, 이 의미는 저널리즘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신념, 저널리즘이 작동하는 방식, 사람들이 저널리즘을 대하는 방식과 연결된다. 이 글은 저널리즘 정체성 담론, 특히 저널리즘의 현실이 구성되고 또 이를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저널리스트 역할 담론’을 구체화하며, 이에 대한 연구의 정교화 필요성을 논의하는 데 집중한다. 메타저널리즘 담론과 담론적 제도주의 이론이 논의의 토대로 활용된다.
---「저널리즘의 담론적 구성에 대하여: 저널리즘 정체성·저널리스트 역할 담론에 대한 고찰과 향후 연구를 위한 제언」 중에서
이 연구는 한국 사회에서 상당수의 언론이 특정 정책이나 주요 사회경제적 사안을 비판할 때 관행적으로 채용하는 ‘포퓰리즘’의 용례와 ‘정치적 기획’으로서의 함의를 밀도 있게 진단하고자 한다. 이 작업은 박근혜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 각각 약 4년, 총 8년간 《조선일보》, 《중앙일보》, 《경향신문》, 《한겨레》 등 정파성이 차별화되는 국내 주요 일간지 4사의 지면에서, 특히 ‘포퓰리즘’을 포함한 사설 375건을 주요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진은 해당 용어와 관련 쟁점을 복합적으로 탐구하는 방안으로 텍스트 분석과 내용분석을 조합하여 실행하였으며, 특히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각 시기 보수 성향 언론이 주도해온 포퓰리즘에 관한 부정적 인식과 공세적 비판에 기반한 의제화와 담론 기획의 문제점을 상세하게 조명하고자 하였다. 주목할 만한 추세로, 주로 보수 성향 언론사 사설에서 포퓰리즘을 진영화된 이해득실 차원이나 대중을 상대로 한 ‘인기 영합’을 반영한 정치공학적 기획으로 꾸준히 채용·부각하는 현실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보수언론의 ‘포퓰리즘’ 사용 행태는 절제되지 않는 정파성이나 협소한 정치적 이해관계에 기인하며, 지목된 정책이나 사안에 대한 공론화에 역행하고 있는 사례도 상당수 짚어낼 수 있었다. 진보 성향 언론 사설의 경우, 전술한 추세에 비판과 대안적인 의미화를 시도하면서 대응하는 측면을 접할 수 있지만, 보수언론이 주도하는 포퓰리즘 기획에 강한 도전과 조직적 대항은 충분히 개진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나아가서 이러한 상황에서 영향력이 큰 보수언론의 포퓰리즘 기획은 이 용어의 확장된 의미 규정과 공적 활용에 꾸준히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번 기획을 통해, 연구진은 일견 친숙하지만, 관련 연구가 범(汎)커뮤니케이션학 분야에서 상당히 정체된 ‘포퓰리즘’이라는 갈등적인 주제에 대한 다면적 진단과 성찰적 논점을 모색하는 데 일정하게 공헌하고자 한다.
---「언론이 재현하는 ‘정치적 기획’으로서의 ‘포퓰리즘’의 특징과 쟁점: 주요 일간지의 관련 사설에 관한 비판적인 텍스트 분석과 내용분석을 중심으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