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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꾼 위대한 이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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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꾼 위대한 이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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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74쪽 | 672g | 152*225*30mm
ISBN13 9791188519361
ISBN10 1188519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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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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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 수양대군은 한명회를 불렀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지만, 이야기를 나누면서 점점 뜻이 통하여 마치 옛날처럼 사귀어 온 친구처럼 친숙해졌다. 한명회의 재능에 흠뻑 빠진 수양대군은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주상께서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도량이 크시니, 만약 대신들이 잘 보필하기만 한다면 충분히 선왕의 업을 이어 가실 수 있을 것이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곁에 있는 대신들이 간사하여 어린 임금을 부탁할 수 없으며, 그들이 도리어 딴 마음을 품어 선왕께서 부탁하신 뜻을 저버릴까 하는 것이오. 지난번에 권람을 통해 그대의 뜻을 들었으니, 그대는 앞으로 나를 위해 지략을 다해 주시오.”

이미 수양대군에게 자신의 몸을 의탁하기로 결심을 굳히고 있었던 한명회는 겸손하게 대답했다.

“본래 재주가 남보다 못하고 어리석은 제가 어찌 대군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옛날의 일을 두루 살펴보면 임금이 어리면 반드시 옳지 못한 사람이 정권을 잡았고, 옳지 못한 사람이 정권을 잡으면 여러 사특한 무리들이 그림자처럼 달라붙으니 이로 인해 나라의 반란이 항상 일어났습니다. 충의로운 신하가 일어나 반정을 한 후에야 그 어려움이 비로소 형통해지니, 비운(否運)이 서로 이어지는 것은 하늘의 도리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안평대군이 대신들과 결탁하여 장차 역모를 도모하려 한다는 것은 길 가는 사람들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의 역모를 드러낼 방법이 없으니, 당장 거사를 일으킨다 해도 뜻을 이루기 어려울 듯합니다.”

이와 같은 한명회의 말은 수양대군에게 반정을 일으킬 것을 부추기고, 그 당위성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이미 수양대군의 마음을 읽었기 때문에 나온 자신감이기도 했다. 한명회는 누구보다도 세상이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읽고 파악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한명회와 수양대군의 만남은 ‘수어지교’(水魚之交)에 비유할 수 있다. 즉,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과 같은 것이었다. 왕권에 대한 야망을 품고 있는 수양대군으로서는 뛰어난 지략을 갖춘 책사를 얻은 것이고, 한명회로서는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날의 만남 이후 한명회는 매일 밤 비밀리에 수양대군의 집을 드나들며 앞으로의 계획을 하나하나 세워 나갔다.
---「한명회 편」중에서

항우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던 유방은 항우에게 천하를 양분하고 각자 군사를 돌리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항우는 유방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군사를 돌려 귀국길에 올랐다. 싸움마다 계속 승리한 항우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유방은 계속해서 물자가 공급되는 데 비해 항우는 책사 범증이 죽는 바람에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승리를 거두었다고는 하지만 그 사이 많은 병력이 소모되었고 군량도 바닥나기 직전이었던 것이다. 항우가 귀국길에 오르자 유방 역시 군사를 돌리려 했다. 이때 장량은 진평과 함께 그런 유방을 말리고 나섰다.

“우리 한나라는 천하의 절반을 차지했을 뿐 아니라 여러 제후들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초나라는 그동안의 전투로 군사가 많이 줄었고 군량마저 바닥난 형편입니다. 이것은 하늘이 초나라를 버렸다는 뜻이며, 지금이야말로 초나라를 물리치고 천하를 통일할 수 있는 다시없이 좋은 기회인 것입니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호랑이를 길러 후환을 남기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유방은 항우를 추격하기로 결정했다. 유방은 마침내 해하에서 항우와 대치하게 되었다. 그러나 수적으로 우세함에도 유방은 항우를 쉽게 물리칠 수 없었다. 그것은 항우가 워낙 용맹한데다 초나라 군사들 또한 죽기를 각오하고 대항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매복을 비롯한 온갖 계책을 동원했으나 항우를 깨뜨리지 못해 답답해진 한신이 장량을 찾아왔다. 장량은 한신에게 한나라 군사들로 하여금 초나라 군사들을 포위하고 사방에서 피리로 초나라 노래를 부르도록 권했고, 한신은 장량의 제의를 실행에 옮겼다. 이것이 이른바 사면초가(四面楚歌)이다. 초나라 노래를 듣자 오랫동안 고향을 떠나 전쟁터에 나와 있던 초나라 군사들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에 못 이겨 모두 뿔뿔이 흩어져 도망치고 말았다. 그리하여 마침내 한나라가 해하에서 항우를 물리치고 천하통일을 이룩하니, 이때가 기원전 202년으로 유방이 한나라 왕에 오른 지 5년 만의 일이었다.
---「장량 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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