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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2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560쪽 | 618g | 140*210*27mm
ISBN13 9791158791278
ISBN10 1158791275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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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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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종종 그랬듯, 거울 안의 얼굴은 그녀가 예상했던 것과 달랐다. 지난 넉 달 동안 그 모든 일을 겪어오면서, 그녀는 풍상에 시달리고 공포와 슬픔, 걱정에 찌들어버렸다. 그러나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적갈색으로 염색했다는 점만 제외하면, 겉모습은 이 일이 시작되기 전과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생기 있고 눈동자는 맑은, 젊음 넘치는 27세 여성. 남편이 죽고 하나뿐인 아이가 위험에 처해 숨어 있는데도, 얼굴이나 눈빛에 상실과 근심의 흔적이 전혀 비치지 않는다는 것은 뭔가 잘못된 일 같았다.
커다란 토트백 안에는 금발의 기다란 가발도 들어 있었다. 그녀는 가발을 머리에 맞추고 고정시킨 뒤 빗으로 빗고 하나로 묶어 핀으로 고정시켰다. 로고나 구호가 적히지 않은 야구모자도 썼다. 요 며칠간 뉴스에서 계속 보도된 탓에 텔레비전 스타 못지않게 대중에게 친숙한 얼굴이 되었지만, 청바지, 스웨터, 어깨걸이와 권총을 숨기도록 재단된 스포츠코트를 입으니 그저 평범한 여자로 보였다.
--- pp.25-26

“[…] 그들이 제시하는 결정적인 숫자는 21만 명이에요. 한 세대는 25년이고. 그러니 컴퓨터에 따라, 매년 위험인물 8천4백 명을 제거하면 모두 평화롭게 조화를 이루는 완벽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거예요.” […]
“세상을 구하기 위해 사람들을 죽인다는 겁니까?”
“이미 죽였다니까요, 많이. 세계를 구하기 위해 사람을 죽인다, 그게 그렇게 믿기 힘든가요? 인류 역사만큼 오래된 개념이에요.”
--- pp.38-39

코라는 빨간 목걸이와 그에 어울리는 끈을 골랐다. 목걸이를 채우려고 무릎을 꿇었는데…… 손이 너무나 격렬하게 떨려 목걸이 고리를 맞춰 채울 수가 없었다. […]
“모르겠다.” 자신의 목소리가 들렸다.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최근 들어 이런 작고 조용한 목소리는 청각적으로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그 목소리를 자신의 직관이나 양심의 표현으로 여겼다. 아니, 그것은 차라리 문자메시지, 내면의 어두운 사무실 안에 있는 가상 화면에 빛으로 흘러가는 강렬한 문장 같았다. 이제 메시지는 빛에서 소리로 변환되고 있었다. 유혹적인 남자 목소리가 두개골 안에서 속삭였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 가라. 가라. 가라. 당신은 이 사명을 위해 태어났다.
--- p.48

“이게 진짜 FBI 작업처럼 보이나?” 루서가 물었다.
“현장이 오염됐지요, 보안관님. 영화에 나오는 FBI 같지는 않습니다.”
“증거를 수집하겠다고 한 짓인지, 없애겠다고 한 짓인지?”
“맙소사, 진심으로 하시는 질문입니까?”
루서는 작은 식탁 옆에 서서 두꺼운 스프링노트가 펼쳐져 있는 것을 바라보았다. “이건 코라의 노트인데.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그녀만큼 글씨가 단정한 사람은 없었어.”
[…] 마치 구식 레코드판 홈에 바늘이 박혀 계속 똑같은 음악만 흘러나오듯 반자폐적인 정신 상태에 빠져 있었는지, 이 단어들만 계속해서 페이지를 메우고 있었다.
--- p.85

제인이 깬 것은 꿈이 악몽으로 변했기 때문이 아니라, 깨어 있을 때 미처 모르고 있다가 잠 속에서 찾아온 깨달음 때문이었다. 닉은 똑똑하고 강인한 사람이었고,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남달랐다. 그런데도 컴퓨터 모델이 그를 햄릿 리스트의 후보로 선정하고 어느 시점에 통제 메커니즘을 주입한 뒤 자신을 파괴하라는 지령을 내리자, 그대로 따랐다. 미네소타의 그 여자처럼 닉도 만일 남들을 살해한 뒤에 자살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면 어떻게 했을까? 아내와 자식을 죽인 뒤에 자살하라는 지령을 받았다면?
--- p.103

그녀는 구글어스로 들어가서 이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될 당시의 도시와 리조트를 상공에서 내려다보았다.
[…] D. J.는 FBI는 물론이고 CIA, NSA, 국토안보국 등 국가안보를 담당하는 기관에 아군을 둔 모양이니, 어쩌면 이 6천 평 넓이의 영지를 탐색하려는 사람들은 모두 역으로 탐색 대상이 되도록 감시망에 올려놓았을지 모른다.
그녀는 코트 주머니에서 화장지를 꺼내 한 장 뽑아 침을 묻힌 뒤 컴퓨터 카메라 렌즈에 붙였다. 그렇게 한 뒤, 레이크뷰 로드를 살펴보니 목표 저택의 위성사진이 나타났다. 그러나 목표 저택에 초점을 맞추고 확대시키려 하자, 확대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그녀는 구글 스트리트뷰로 돌아가서 리조트 현관 앞을 지나 서쪽으로 레이크뷰 로드를 따라갔다. 아피큘러스 소유의 저택에 접근하자, 컴퓨터 화면이 깜빡이며 회색으로 변했다.
--- pp.202-203

주민 6백 명이? 6백 명이 비밀을 숨기고 있다? […] 마을 전체가 영화 세트장 같았다. 어느 집 문을 열면, 벽 안에 방도 없고 가구도 없는 껍데기만 있는 게 아닐까?
“슬슬 제정신을 잃어가는군.” 그는 스스로에게 경고했다.
[…] 아이언 퍼니스 주민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모두 마찬가지였다.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끊임없이 접속하며 기술에 집착하는 요즘 사회에서, 이 마을 주민들에게 외계인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다면 바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 pp.274-275

“들리세요?” 그는 되풀이했다. “미래에서 말합니다. 당신은 이해하지 못하고, 당신의 역할도 없는 미래에서.” […] “문명이 존재하고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데 인간의 양심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실 텐데…….” 그는 말했다. “음, 저는 그런 것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 그것을 설치하려는 겁니다. 어떤 면에서 우린 동맹이에요.” […] “최종적인 나노임플란트 모델은 두개골 안에 너무나 가볍게 자리 잡아서 본인이 악을 행할 자유의지가 억제되고 있다는 걸 전혀 의심조차 못 하게 될 겁니다. 그들의 결정과 행동은 언제나 자신의 선택처럼 느껴지겠지요. 의견이 바뀔 때마다 자기 자신의 이성에 의한 사고 변화로 여기도록 아주 미묘하게 가치관과 윤리관이 조정될 겁니다.”
--- pp.538-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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