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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제국
중고도서

죽은 자의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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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3월 2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556쪽 | 580g | 128*188*35mm
ISBN13 9788937431593
ISBN10 8937431599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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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김수현
배화 여자대학교 일어통역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문학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미싱』, 『암보스 문도스』, 『잔학기』, 『아웃』, 『ZOO』, 『암흑동화』, 『널 지키기 위해 꿈을 꾼다』, 『옥상 미사일』, 『모르페우스의 영역』, 『열세 번째 배심원』, 『밤의 나라 쿠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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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겠다.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우선, 시체다.

침침한 강당에 들어가자마자 희미하게 악취가 풍겼다. 나도 모르게 조끼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코를 막았다. 어디서 나는 냄새인지는 짐작이 갔다. 이것은 학교 건물에서 나는 냄새가 아니다. 십중팔구 죽은 사람의 몸, 시체 냄새다. 팔각형 강당 한가운데 해부대가 놓여 있고, 그 옆에 교수와 가스등, 받침대에 얹힌 무슨 복잡기괴한 기계가 서 있었다. (중략) 나와 웨이크필드를 포함해 여기 있는 학생들은 모두 시체가 프랑켄화하는 순간을 처음 보는 것이었다. 누군가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이대로는 숨이 막힐 것 같았다.
그때 죽은 자의 눈꺼풀이 번쩍 열렸다.
“우왁!”
웨이크필드가 자지러졌다. 죽은 자는 자신이 되살아났다는 사실에 아주 조금 놀란 듯하기도 했다. 그 눈동자는 자신이 본래 있어야 마땅한, 어디 있는지 모를 천국인지 지옥인지를 바라보느라 공허했다.
--- p. 1, 20~21쪽

산 자와는 분명히 다르지만 절대 단순한 시체는 아니다. 시체와 정지해 있는 죽은 자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애들도 구별할 수 있다.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
내가 중얼거리자 프라이데이는 고개를 이쪽으로 향한 채 기계적으로 펜을 움직였다. 내가 하는 말을 노트에 일언일구 똑같이 받아 적었다. 매끄러우면서도 어색한 움직임은 멜첼의 체스 두는 자동인형을 현대에 재현시킨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산 자와 비슷하게 만들려고 하면 할수록 죽은 이의 움직임이 더욱 기분 나빠지는 현상은 ‘언캐니 밸리’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시체는 그냥 시체이지만 화장(化粧)한 시체는 어째서인지 더 기분 나빠진다. 그 시체가 움직이고 나면 더 그렇다.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에는 어둡고 깊은 계곡이 자리한다.
--- p.36

“저것이…… 신형이로군.”
야마자와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말에 나는 대답했다.
“국제 윤리 규정 위반물입니다. 그들은 산 자에게 통각을 담당하는 부위를 계속해서 강하게 자극당하면서 운동 성능을 끌어냅니다. 끝없이 지옥 같은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겁니다.”(중략)
“수라(修羅)라는 거군요.”
야마자와가 쓰는 단어의 뜻은 몰랐지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는 충분히 이해가 갔다.
--- p.223

트란실바니아에서 달아난 나는 모든 생물들의 소생을 시도했네. 커다란 생물에서 작은 생물로, 새로운 생물에서 오래된 생물로, 소를, 말을, 개를, 고양이를, 쥐를, 벌레를. 현미경으로밖에 볼 수 없는 미생물들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갔네. 영혼이 인간 속에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닌 생명의 조건이라면 미생물에게서도 영혼이 발견될 테지. 광물이 생명을 품기 시작하는 규모에서 영혼이나 의사가 생겨날 거야.
--- p.437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산업 혁명을 거쳐 증기기관의 자욱한 연기가 가득한 19세기 말 런던, 이곳은 우리가 사는 세계와 한 가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그것은 바로 ‘죽은 자’의 존재. 인류는 지난 세기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개발한 죽은 자 소생 기술을 발전시켜 되살아난 시체를 노동력으로 삼고 있다.
의학도 존 왓슨은 어느 날 죽은 자 소생 기술 실습이 벌어지던 대학 강의실에서 반 헬싱 박사의 스카우트를 받고 영국 정부의 그림자 정보 집단 유니버설 무역의 첩보 요원이 되어 비밀 임무에 투입된다. 아프가니스탄 지역에서 막대한 양의 죽은 자를 빼돌려 ‘죽은 자의 제국’을 만들고자 하는 세력의 진짜 목적을 알아내는 것이 밀명의 내용이다. ‘죽은 자의 제국’이 실재하는지, 실재한다면 그 제국을 만든 수수께끼의 존재는 누구인지, 사건의 실마리가 되어 줄 알렉세이 카라마조프라는 수도자의 정보만을 손에 쥔 왓슨은 기록과 번역 기능이 탑재된 신형 죽은 자 프라이데이, 다혈질에 근육질인 군인 버나비와 함께 도저히 순조로울 것 같지 않은 모험을 떠난다.
‘죽은 자의 제국’을 만든 자가 진짜 꿈꾼 미래는 무엇인가? 모든 죽은 자의 선조인 ‘더 원(The One)’은 누구인가? 신비로운 계산자 아달리의 진짜 목적은 무엇인가?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기가 무섭게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 꼬리를 무는 모험의 끝에서 존 왓슨이 발견한 ‘영혼의 본질’은 과연 어떤 것일까.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한순간도 긴장을 풀 수 없는 위험한 여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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