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수도승생활 대부분을 은수자로 보낸 후 노년에 큰 공동체의 장상으로 봉사했던 인물이 쓴 것이다. 따라서 회수도승을 위해 저술한 은수자의 작품이라 하겠다. 요한이 염두에 두는 청중은 수도승이다. 하지만 그는 인류 전체에 대한 하느님의 애정 어린 돌보심을 분명하게 언급하면서 자신의 담화를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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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당신이 창조하시기를 원했던 모든 존재, 즉 신앙인과 불신자, 의인과 악인, 경건한 자와 경건하지 못한 자, 욕정의 노예와 욕정에서 해방된 자, 수도승과 세속인, 식자와 문맹자, 건강한 자와 병든 자, 젊은이와 늙은이 모두의 생명이며 구원이십니다. 흘러나오는 빛이시며 영들의 태양이신 하느님은 이들에게 다른 강도로, 그러나 공정하게 당신 빛을 비추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 p.32
기도는 본디 하느님과 인간의 대화이자 신비적 일치입니다. 기도의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도는 세상의 버팀목, 하느님과의 화해, 눈물의 어머니 혹은 딸, 속죄, 유혹의 방어, 환난에 맞선 보루, 싸움에서의 승리, 천사의 활동, 영적 존재의 양식, 기다리는 중의 기쁨, 끝없는 활동, 덕의 샘, 은총의 원천, 영적 진보, 영혼의 자양분, 정신의 빛, 절망을 끊는 도끼, 희망의 증인, 근심의 분해자, 수도승의 보화, 헤시카스트의 보화, 분노의 감소, 진보의 거울, 올바른 수단의 계시, 우리 상태의 표시, 미래에 대한 예고, 참된 영광의 신호입니다.
--- p.369
순종은 사실 자기 생명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입니다. 영혼과 육체가 함께 순종을 증명해야 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순종은 한 인격이 그의 지성은 살아 있지만 지체들은 죽어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순종은 기꺼이 죽음을 선택하고 어떤 걱정도 없이 위험을 받아들이는 것이며, 단순한 생활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보호에 온전히 위탁하는 이는 자기방어에 신경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위험을 마다하지 않고 항해할 것이고, 평온하게 잠자듯이 여행할 것입니다.
--- p.64~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