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서는 최초로 포지션을 구축한 상품이 엄청난 이점을 누린다. 제록스와 폴라로이드, 버블 염 등 몇 개의 예만 살펴봐도 금방 알 수 있다. 광고를 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업계에서 최고의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첫번째가 되는 것이다. 연애는 두 번째가 오히려 멋질지도 모르지만 어느 누구도 북대서양을 두번째로 단독 비행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어쩌면 두번째 사람이 더 뛰어난 비행사였는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물론 두번째나 세번째, 혹은 203번째란 문제에 대처하는 포지셔닝 전략도 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첫번째로 인식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찾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큰 연못 속의 작은 고기가 되는 것보다 작은 연못 속의 큰 고기가 되는 것이 (그리고 그 후 연못의 크기를 넓혀 나가는 편이) 더 낫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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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시장에서 경쟁 상대의 포지션은 당신의 포지션만큼이나 중요하다. 어느 경우에는 경쟁 상대의 포지션이 오히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적절한 예로 포지셔닝 시대 초기에 성공한 ‘에이비스’ 캠페인이 있다. 에이비스 캠페인은 ‘대항’의 포지션을 창출한 전형적인 예로서 마케팅 역사에 길이길이 기억될 것이다. 에이비스는 리더에 대항하는 포지셔닝 전략을 펼쳤다. “에이비스는 렌터카 업계에서 2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고객은 어째서 우리를 이용할까요? 그것은 우리가 더 열심히 일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에이비스는 13년간 연속 적자 상태였다. 그런데 스스로 2위임을 인정하고부터 흑자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첫해에 120만 달러를 벌었고, 2년째에는 260만 달러, 3년째는 500만 달러를 벌었다. 그 후 이 회사는 ITT에 팔렸다. 에이비스가 상당한 이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허츠의 포지션을 인정하고 거기에 정면 충돌하는 것을 피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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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이름이 너무 적절하거나, 너무 묘사적 혹은 너무 암시적이라 문제가 되기도 한다. 특히 일반 대중이 소비하는 상품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 대중 다이어트용 식품과 같은 제품을 출시할 때에는 그 이름 선택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노칼(No-Cal : 무칼로리)이란 이름의 청량음료는 결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도대체 누가 식당에 앉아 노칼을 주문하겠는가?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할지 너무 뻔하지 않은가? “에고, 저 뚱땡이!” 말할 필요도 없이, 탭(Tab : 코카콜라에서 선보인 다이어트 음료)을 주문하는 게 훨씬 낫지 않겠는가. 최근에 <뉴욕타임스>에 실린 기사 한 토막을 보자. “뉴욕 대학의 총장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탭 한잔을 손에 들고 오찬 겸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기자들이 몰려올 걸 알면서 다이어트 콜라나 라이트 콜라를 주문할 유명인이 있을까? …… 저칼로리 혹은 저비용 상품의 이름을 지을 때는 선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혜택을 암시하도록 주의해야 한다. 너무 노골적인 이름은 잠재 고객을 쫓아버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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