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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2년 12월 20일 |
|---|---|
| 판형 | 양장? |
| 쪽수, 무게, 크기 | 64쪽 | 570g | 218*312*9mm |
| ISBN13 | 9791160269628 |
| ISBN10 | 1160269629 |
| KC인증 |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인증번호 : |
찰스 디킨스 글 / 로베르토 인노첸티 그림 / 박청호 역
|
어린이작가정신
|
2022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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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루지와 말리는 얼마나 되었는지 헤아릴 수도 없는 세월을 동업자로 지내왔다. 그럼에도 스크루지는 말리의 장례식을 치를 때도 슬퍼하기는커녕 탁월한 사업 수완을 발휘하여 이윤까지 챙겼다.
말리가 죽은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아직도 상회 출입문에는 스크루지와 말리의 이름이 함께 적혀 있었다. 일 년 중 가장 기쁜 날이라는 크리스마스이브에도 스크루지 영감은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짙은 안개와 매서운 추위에도 사무실에는 아주 작은 난로에 석탄 몇 덩이만이 희미한 불씨를 껴안고 있을 뿐이었다.
--- p.7
아래쪽에서 뭔가 달그락거리며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스크루지는 문득 유령들이 사슬을 끌고 다닌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쓸데없이,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믿을 줄 알아!”
스크루지가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 소리의 주인공은 육중한 문을 뚫고 들어와 방을 가로질러 스크루지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같은 얼굴이었다. 아까와 똑같은 얼굴! 땋은 머리에 평소에 입던 외투와 긴 양말, 부츠까지 영락없는 말리였다. 그의 허리에는 돈궤와 열쇠, 맹꽁이자물쇠, 회계장부, 증서, 강철로 만든 지갑이 매달린 쇠사슬이 칭칭 감겨 있었다.
--- p.14
스크루지가 물었다.
“오늘 오신다던 그 유령님이 맞습니까?”
“그렇다. 나는 과거의 크리스마스 유령이다. 나는 너의 과거다. 나는 너를 행복하게 해 주려고 왔지.”
유령은 손을 내밀어 스크루지의 팔을 지그시 잡았다. 유령이 스크루지를 데리고 창가로 가서 그 손을 스크루지의 가슴에 대자 스크루지와 유령은 벽을 통과해서 어느새 길 양쪽으로 밭이 넓게 펼쳐진 시골길에 서 있었다. 도시는 흔적조차 없었다. 어둠과 안개도 사라졌다. 맑고 추운 겨울날이었고, 땅에는 눈이 쌓여 있었다.
“세상에! 내 고향이에요. 내가 어릴 때 살던 곳이에요.”
--- p.20
영감이 돈지갑을 꺼내 돈을 세면서 중얼거렸다.
“흐흐! 이게 그 영감탱이의 최후로군. 생전에 그렇게 지독하게 굴더니 죽은 뒤에는 우리에게 돈을 벌게 해 주는군.”
이 광경을 보면서 스크루지는 소름이 끼쳐 온몸을 떨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장면이 바뀌면서 어두컴컴한 방에 커튼도 이불도 없이 덩그러니 놓인 침대가 나타났다. 침대 위에는 곁을 지키는 이도, 우는 이도, 돌보는 이도 하나 없는 시신이 홑이불 한 장만 달랑 덮인 채 놓여 있었다.
아, 차갑고 엄격하고 두려운 죽음이여, 스크루지는 생각했다. 만약 이 시신이 다시 일어난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또다시 탐욕을 부리고 야박하게 흥정하고 근심에 휩싸여 살까?
말리가 죽은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아직도 상회 출입문에는 스크루지와 말리의 이름이 함께 적혀 있었다. 일 년 중 가장 기쁜 날이라는 크리스마스이브에도 스크루지 영감은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짙은 안개와 매서운 추위에도 사무실에는 아주 작은 난로에 석탄 몇 덩이만이 희미한 불씨를 껴안고 있을 뿐이었다.
--- p.7
아래쪽에서 뭔가 달그락거리며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스크루지는 문득 유령들이 사슬을 끌고 다닌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쓸데없이,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믿을 줄 알아!”
스크루지가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 소리의 주인공은 육중한 문을 뚫고 들어와 방을 가로질러 스크루지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같은 얼굴이었다. 아까와 똑같은 얼굴! 땋은 머리에 평소에 입던 외투와 긴 양말, 부츠까지 영락없는 말리였다. 그의 허리에는 돈궤와 열쇠, 맹꽁이자물쇠, 회계장부, 증서, 강철로 만든 지갑이 매달린 쇠사슬이 칭칭 감겨 있었다.
--- p.14
스크루지가 물었다.
“오늘 오신다던 그 유령님이 맞습니까?”
“그렇다. 나는 과거의 크리스마스 유령이다. 나는 너의 과거다. 나는 너를 행복하게 해 주려고 왔지.”
유령은 손을 내밀어 스크루지의 팔을 지그시 잡았다. 유령이 스크루지를 데리고 창가로 가서 그 손을 스크루지의 가슴에 대자 스크루지와 유령은 벽을 통과해서 어느새 길 양쪽으로 밭이 넓게 펼쳐진 시골길에 서 있었다. 도시는 흔적조차 없었다. 어둠과 안개도 사라졌다. 맑고 추운 겨울날이었고, 땅에는 눈이 쌓여 있었다.
“세상에! 내 고향이에요. 내가 어릴 때 살던 곳이에요.”
--- p.20
영감이 돈지갑을 꺼내 돈을 세면서 중얼거렸다.
“흐흐! 이게 그 영감탱이의 최후로군. 생전에 그렇게 지독하게 굴더니 죽은 뒤에는 우리에게 돈을 벌게 해 주는군.”
이 광경을 보면서 스크루지는 소름이 끼쳐 온몸을 떨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장면이 바뀌면서 어두컴컴한 방에 커튼도 이불도 없이 덩그러니 놓인 침대가 나타났다. 침대 위에는 곁을 지키는 이도, 우는 이도, 돌보는 이도 하나 없는 시신이 홑이불 한 장만 달랑 덮인 채 놓여 있었다.
아, 차갑고 엄격하고 두려운 죽음이여, 스크루지는 생각했다. 만약 이 시신이 다시 일어난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또다시 탐욕을 부리고 야박하게 흥정하고 근심에 휩싸여 살까?
--- p.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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