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차별 중에는 오히려 추가로 비용을 들여서 인위적으로 제품을 차별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첨단의 다양한 기능을 갖춘 레이저 프린터를 먼저 개발해놓고, 추가 비용을 들여 일부 기능을 제한하는 칩을 장착한 저가형 레이저 프린터를 같이 출시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 p.161 중에서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중 가장 변덕스럽고 예측하기 어려운 것은 소위 ‘바람’으로 표현되는 유행과 취향의 변화입니다. 한때 ‘만두속 파동’이 터지면서 만두에 대한 수요가 뚝 떨어졌던 일이나, 광우병 소동이 불어닥치면서 쇠고기가 팔리지 않았던 사태를 여러분도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웰빙 열풍을 타고 각종 다이어트 식품과 건강관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만화 덕분에 포도주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도 이 같은 바람의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21 중에서

“수요의 가격 탄력성을 계산하는 과정이 꽤 복잡하던데, 떡볶이를 파는 아주머니가 탄력성 같은 걸 어떻게 미리 알 수 있겠습니까?” 듣고 보니 그렇군요. 떡볶이 아주머니한테 탄력성을 조사해보라고 하기는 어렵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떡볶이 아주머니는 오랜 경험을 통해 떡볶이 가격을 올리는 것이 더 나을지 어떨지를 이미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만일 떡볶이 아주머니가 가격을 올리면 이전보다 수입이 못해진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이미 알고 있다면, 이 아주머니는 자신이 팔고 있는 떡볶이의 가격 탄력성이 탄력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 p.40 중에서

경제학의 기초 개념에 대한 이해

왜 우리는 물과 치약 중에 어느 것이 더 소중하냐고 물으면, 서슴없이 ‘물’이라고 답하면서도 수돗물 한 통과 치약 한 통 중에 고르라면 치약을 고를까? 그것은 바로 치약의 한계효용이 물의 한계효용보다 크기 때문이다. <탈무드>와 <아라비안 나이트>에는 공주와 결혼이라는 시험을 두고 왕자 삼형제가 대결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탈무드>에서의 결론은 사과를 먹여 공주의 병을 낫게 한 막내왕자가 공주와 결혼한다. 왜 왕은 막내왕자를 사위로 삼았을까? 이 선택에는 어떤 경제 원리가 깔려 있을까? 바로 다른 두 왕자에 비해 막내왕자는 공주에게 사과를 먹여 재화가 없어져서이다. 즉 가장 큰 비용을 치렀다고 볼 수 있으며, 그건 곧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방식이 바로 시장 원리다. 이처럼 경제학의 기초를 이루는 개념들이 친절한 예화들과 함께 설명되어 있다.

시장과 가격 이야기

대한민국에서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 수단이라기보다는 재테크로 인식되어온 면이 더 커 투기와 투자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정부는 분양가 규제와 완화라는 두 개의 고삐를 조였다 풀었다 하는 정책을 펴왔다. 하지만 분양가 규제는 단기적으로는 아파트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는 기여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아파트의 공급 부족을 가져오는 문제를 낳아 오히려 집값이 폭등하는 결과를 야기했다. 불완전한 자유경쟁시장에서 공급자의 횡포를 줄이려는 정부의 정책이 결과적으로 부작용을 낳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해서 가격을 시장의 기능에만 맡겨야 할 것인가? 시장의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면 알쏭달쏭했던 여러 가지 의문들이 풀릴 것이다.

국민경제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국민경제는 살아 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순환을 반복하며 성장해간다. 세 번째 장에서는 국민경제의 몸집을 말하는 국내총생산(GDP)과 최근 도입된 개념인 국민총소득(GNI)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럼 국민경제를 잘 성장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국민경제의 성장을 가로막고 병들게 만드는 2대 해악은 바로 실업과 인플레이션이다. 실업은 정보화 사회의 도래와 더불어 더욱 심해지리라 예상되는데, 앞으로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은 대상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퍼붓는 폭격과 같은 것이라는 점에서 실업보다도 경제 전체에 끼치는 악영향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다. 실업과 인플레이션을 잘 관리하고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기발한 방법이라도 나오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