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도 청년이 소환됩니다. 아픈 존재로, 꿈을 가져야 하는 존재로, 변화를 이끌 존재로 말이지요. (중략) 어쩌면 이 시대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아픔을 알아주는 어른이나 꿈을 가지라고 독려해주는 어른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문제가 어디 있는지, 왜 청년들이 아픈 존재로, 꿈이 필요한 존재로 묘사되는지에 대한 반성적인 통찰의 힘일지도 모르겠습니다._p64~65
청년이란 이런 존재겠지요. 자기애에서 벗어나 다른 이에게 관심을 돌리고 타인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인격 말이지요. 그런 맥락에서 루소가 말하는 제2의 탄생은 그 자체로 성장 혹은 성숙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_p74
주희와 같은 성리학자들은 성기(成己)와 성물(成物)을 모두 중시합니다. 성기란 자기를 이루어나가는 것이고 성물은 외부 사물이나 관계에 나아가서 그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하는 것입니다. (중략) 이들이 생각하는 성물이란 온전하게 세워진 자기의 주관성을 외부 세계로 최대한 확장함으로써 자기 안에 들어와 있는 가치를 외부 세계에도 온전히 실현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이 생각하는 성장은 곧 자아의 확장인 것이지요. 루소가 생각했던 제2의 탄생처럼 말입니다._p76~77
인문학적 주제로서의 청춘, 청년, 젊음은 우리에게 주어진 질문, 우리가 떠맡을 숙제가 무엇인지를 알려줍니다. 어떤 성장을 하고 어떤 삶을 살 것인가 하는 문제를 말이지요. (중략) 우리 사회의 교육에의 지나친 몰두와 집중이 성장이 아니라 성공을 위한 것이라는 점은 너무도 자명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 사회는 자라나는 청소년부터 어른들까지 모두 성장의 방법과 경로를 잃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군요._p77
--- 「왜 우리는 청년을 이야기하는가?」중에서


아리스토텔레스 이후에 유럽의 지적 전통의 핵심은 이성을 바탕으로 한 사려와 실천, 관조를 통해 행복으로 나아가는 것, 삶의 완성에 가까워지는 것이 됩니다. 그리스 전통에서 이성과 지혜, 그리고 지적 활동은 자기를 깎아내는 수련이라기보다 자기를 확대해서 근원적인 세계를 향하는 것, 더 큰 그림을 완성하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_p269

“널리 배우고 뜻을 돈독히 하며, 절실히 묻고 가까운 것에서 생각한다면, 인(仁)은 그 안에 있을 것이다.”

공자는 다양하게 배우되 마음의 의지나 지향은 단단하고 두텁게 하고, 더 나아가 스스로 문제를 만들어 절실히 탐구하되 이를 일상의 현실적 차원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진정한 학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공부란 다양한 지적 정보의 습득에 머물지 않고 얻은 지식을 통해 마음의 가치와 지향을 세우고 또한 스스로에게 절실한 질문을 던져 이를 현실에 응용하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_p274~275
생존의 차원에서 공부해야만 하는 우리 사회에 어쩌면 이런 충고들은 현실성 없는 관념적인 말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여전히 누군가는 우리가 왜 공부하는지, 왜 여전히 어떤 삶의 경로에서 돌아갈 수밖에 없는지, 왜 기능이나 능력을 습득하는 공부에서 만족할 수 없는지를 물어야 하지 않을까요. 왜 내가 동의하는 공부를 통해서만 행복에 이를 수 있는지, 왜 관념의 유희가 아니라 사려 깊은 통찰과 실천을 통해서만 기쁨을 얻을 수 있는지 누군가는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_p286

8개의 철학적 경로 위에서 내 삶의 방향을 찾는다!<br/>서로 다른 자리에서 출발한 동서양 철학자들의 부정교합적 생각 읽기<br/><br/>삶의 문제의 크기와 복잡성을 통과하는 방법 중 하나는, 아마도 지나간 이들의 생각을 읽고 공부하는 것일 겁니다. 몸에 근육을 키우듯 마음과 생각에 면역력과 저항의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말이지요. 철학 책을 비롯한 다양한 인문학 책들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철학은 대체로 추상적이거나 원론적인 주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만, 근본으로 돌아가고 원인으로 소급하는 그 힘이 필요할 때가 있지요. 구체적인 정보와 해결 방법을 다루지는 않지만, 적어도 철학은 세상과 내 삶의 구조와 맥락을 통찰하도록 도와줍니다. 우리 삶에는 바로 그런 힘이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중략) 이 책은 여러분이 철학을 삶의 자원으로 이용하기 위한 하나의 예시와 경로를 제안합니다. <br/>- '여는 글' 중에서<br/><br/>내 삶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법, 철학!<br/>학습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자원으로 활용하라!<br/>최근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기본이 중요하다고 외친다. 인문학이 필요하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철학이나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가져보려고 해도,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공자, 장자 등……, 막상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개념은 어렵고 공부해야 할 것은 많고,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그래서 왜 우리는 인문학을 배워야 하고, 철학이 21세기를 살아가는 내 삶의 문제와 어떻게 연결된다는 것인지 도통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러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 책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br/>철학자인 저자는 철학이 오랜 시간 수많은 학자들을 통해 거대한 체계로 발전해온 학문이기 때문에 이해하려면 그만큼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과정은 철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이들에게도 만만한 작업이 아니며, 때로는 지루하고 버겁게 느껴지는 일이라고 고백한다. <br/>그렇다면 철학은 정녕 내 삶의 문제 안으로 끌어들일 수 없는 다른 세상 이야기인 것일까? 저자는 철학자가 되려는 것이 아니라면, 모든 사람이 철학사를 하나하나 훑어가며 공부하는 과정이 꼭 필요한 것이냐 하는 의문을 던진다. 그리고 철학에 접근하는 방법 중 하나는 철학사가 아니라 현재 내 삶의 자리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나의 삶, 혹은 세상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이 문제에 접근하는 철학적?인문학적 경로를 탐색해보는 것이다. 지도를 통해 자신이 서 있는 지점을 파악하고 도달하고자 하는 곳으로의 경로를 구상하듯, 이 책은 철학을 공부하는 이들이 나름의 생각의 경로를 구상해볼 수 있도록 그 예시와 경로를 제안한다.<br/> <br/>8개의 철학 지도 위에서 찾는 내 삶의 좌표!<br/>서로 다른 맥락에서 출발한 철학자들의 사유를 연결하라!<br/>이 책은 유토피아, 청춘, 비극, 웃음, 귀환, 우정, 자기 고백, 공부와 같은 8개의 단어로부터 출발한다. 신, 실체, 본성, 가치, 인식 같은 철학의 전통적 주제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이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왜 우리는 청년(청춘)을 이야기하는가?’, ‘왜 우리는 고통스러운가?’, ‘우리에게 우정이란 무엇인가?’, ‘왜 우리는 공부하는가?’와 같은 주제는 우리가 일상에서 늘 만나는 삶의 문제인 한편, 오랜 시간 철학자들이 사유하던 철학적 주제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펼치는 여덟 가지 삶의 지도 위에서 각각 자신만의 철학적 경로를 구상해보면서 삶의 방향과 각도를 그려보자.<br/>철학 지도 위에서 내 삶의 좌표를 찾으려면, 무엇보다 어떻게 철학적 지식을 활용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같은 주제라 할지라도 시대와 환경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법이다. ‘유토피아’를 얘기한다고 해보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철학자들이 유토피아를 얘기해왔다. 그러나 플라톤과 장자, 토머스 모어와 도연명이 꿈꾸는 새로운 세상은 각각 다를 수밖에 없지 않은가. 주제는 같지만 사유를 출발한 자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br/>그렇다면 오랜 전 서로 다른 맥락에서 출발한 철학자들의 사유를 현재 내 삶 안의 문제로 끌어들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한 명의 철학자나 하나의 이론으로 지금의 문제를 비추는 것이 아니라, 동서양 여러 철학자들의 사유를 겹쳐 읽으면서 연결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각각의 맥락과 방향성을 읽다 보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 주제가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지, 또한 내 삶과 내가 속한 세상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br/>더불어 그동안 철학을 공부하며 단편적인 지식으로만 조각조각 이해했던 철학자들의 이름과 이론들이 연결고리가 생겨 각자 머릿속에 자신만의 철학 지도를 그리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