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오늘날 저널리즘이 당면한 정당성 위기가 대표성의 위기와 전통적 위임 모델의 해체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시민을 대표하는 저널리즘의 구현을 통한 정당성 복원 방안을 제안하였다. ‘감시견’의 은유에서 확인할 수 있듯 전통적 저널리즘은 시민의 대표로서 자유로운 정보 접근과 권력 탐사의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전제했지만, 그간 대표 역할을 실천하는 데 실패했으며 대표성의 위기를 초래하는 포퓰리즘의 확산 이후 대표로서의 위임 자격을 의심받는 상황이다. 연구는 저널리즘이 동원된 정파 간 갈등을 대표하는 전략이 아니라 사회 갈등 속에서 그동안 대표되지 않았던 다양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실질적 대표성을 추구함으로써 저널리즘의 정당성에 동의하는 집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이를 위하여 대표되는 시민과의 긴밀한 상호작용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등 대표로서의 저널리즘이 갖추어야 할 자질을 제안했다.
---「대표(representative)로서의 저널리즘」 중에서
이 글은 도덕과 커뮤니케이션의 관계를 도덕이 아닌 도덕주의라는 전환적 틀에서 바라봄으로써 도덕을 동원하는 커뮤니케이션 행위의 효과와 의미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하는 작업의 학술적 필요성과 의의를 탐색한다. 이 논의의 시도 배경에는 도덕을 지향하는 한국사회의 소통 문화 안팎에서 왜곡되고 뒤틀린 도덕적 현실이 지속되는 역설에 대한 담론윤리적인 주목이 놓여 있다. 도덕을 앞세운 관행과 실천들에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 도덕을 수단화하는 행태와 문화의 역기능과 부작용을 비판적으로 진단하기 쉽지 않다. 이 글에서 저자는 도덕과 도덕주의를 구별하고 이러한 구별을 적용하여 도덕적 이야기를 공공선의 무조건적 등가물로 오남용하는 관행으로서 그랜드스탠딩 현상을 사례화하여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도덕성이 경연되는 장으로서 현대 공론장의 문제적 측면을 재인식한다. 이 글이 도덕주의에 대한 학술적 주목을 요청하는 진정한 의도는 현대 사회의 도덕 담론이 사회의 도덕적 개선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 위한 반성적이고 성찰적인 조건을 모색해 가자는 데 있다.
---「도덕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도덕주의 접근과 함의」 중에서
본 연구는 만화·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우익논란을 중심으로 국내 일본만화·애니메이션 팬들이 민족정체성과 취향정체성 사이의 긴장을 어떻게 경험하고, 이를 조정하는가를 분석했다. 나아가 이를 통해 ‘민족?개인’에 대한 인식이 현대 사회 속 취향의 개인 행위자들에게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를 추적했다. 본 연구는 국내 재패니메이션 팬 총 10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시행하였다. 연구 결과, 이들은 해당 작품의 우익논란을 민족정체성과 취향정체성의 충돌, 대립, 모순적 공존, 통합 등 상이한 방식의 얽힘으로 경험하고 있었으며, 그러한 얽힘 속에서 취향의 일시중지, 취향의 합리적 근거 찾기, 취향의 하위전략화, 세계인의 취향으로 통합이라는 다원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었다. 이들의 다원화된 경험과 전략의 등장은 민족(국가)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가운데 ‘나(self)로의 환원’을 의미했다. 즉, 절대적이고 명확한 기준이 부재한 현대 사회에서 이제 ‘나(self)’는 각 개인에게 기준을 제공하는 공간이 되고 있었으며, 민족(또는 국가)은 ‘나’를 온전히 설명하지 못하는 개념으로서 분리되는 동시에, ‘나’의 심리적 토대를 위해 소환되고 있었다.
---「민족정체성과 취향정체성 사이」 중에서
이 글은 존 존스턴의 ‘기계 생명’ 이론을 사이버네틱스와 포스트휴머니즘의 이론적 틀에서 고찰하고자 한다. 들뢰즈?가타리의 집합체 이론에 바탕을 두고 기계 생명의 창발과 진화를 분석하는 존스턴의 논의를 해석하면서, 이 글에서는 고인이 된 대중문화예술인이 홀로그램 이미지로 구현돼 기술적 인공물로 현전하는 미디어 텍스트들을 기계 생명의 사례로서 주목한다.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희석하는 잠재성을 지닌 이 기계 생명들이 커뮤니케이션 연구자에게 제기하는 질문들은 사이버네틱스와 포스트휴머니즘 논의가 제기하는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이 글은 존스턴의 기계 생명 논의를 활용해 커뮤니케이션 연구 관점에서 이와 같은 기계 생명들을 어떻게 탐구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타진하고자 한다. 나아가, 기계 생명과 인간이 같이 구성해나가고 있는 오늘날의 미디어?환경을 고찰함으로써, 이 글은 기계 생명 논의가 ‘소위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해석하는 데 있어 새롭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존 존스턴의 ‘기계 생명’ 이론 연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