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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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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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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03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88쪽 | 428g | 136*194*24mm
ISBN13 9788937473364
ISBN10 8937473364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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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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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고독사 워크숍에 흥미를 가질 법한 타깃층은 경제적, 육체적으로 절대적인 고독사 위험군인 70~80대 독거노인이 아닙니다. 고독사에 대한 불안을 안은 채 구체적인 대안도 없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긍정 혹은 자기 부정의 상태에 있는 30~40대 남녀들입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고독사라면 일찌감치 자신의 고독에 안부를 묻고 친밀해지는 연습을 하며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아는 사람들이 대상인 거죠. 내 죽음이 누구에게도 슬픔이나 죄가 되지 않는, 얼룩 없는 클린한 고독사가 되도록 말입니다. 고독사의 심각성이나 사회적 연대 책임을 무시하자는 게 아닙니다. 다만 다꾸, 다이어리 꾸미기라고 있지 않습니까. 그걸 좀 확대해서 고독사 예비군들끼리 각자의 고독사 크리에이터가 되어 저마다 고독의 시간 혹은 예고된 고독사 꾸미기를 같이 해 보자는 거죠.”
고독사 워크숍을 다이어리 꾸미기에 비유하다니. 고독사라는 걸 이렇게 가볍게 다루어도 되는가 싶었는데 어쩐지 그러자 오 대리 역시 자신에게도 분명하고 다행하게 예비된 고독사에 이르는 시간이 조금은 다정하게 느껴졌다.
--- p.25

“제게 코미디는 용서하는 장르입니다. 모자라고 부족한 자신을 용서하고, 누군가 엉뚱한 실수를 저지르며 바보같이 굴어도 관대하게 대하며 비난 대신 웃음을 보여 주는 유연하고 배부른 장르 말입니다. 자신의 불행한 과거에 손 내밀어 화해를 청하고 과거의 불행을 용서하는 일, 자신의 비극을 포용하는 일에 능한 사람들이 코미디언이 되는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네, 저는 코미디언이란 용서하는 사람, 바보 같은 자신을 용서하고 잘못을 저지른 타인을 용서하는 사람이라고 믿습니다. 또한 코미디는 반복의 장르입니다. 반복이 만들어 내는 웃음 때문에 저는 코미디를 사랑합니다. 코미디는 실패해도 다시 시도하고 또다시 시도하고 또다시 시도하면서, 그 되풀이와 반복과 번복 속에서 웃음을 발명해 냅니다. 정말 근사하지 않나요. 코미디 안에서 다시 시도한다는 건 우리가 과거에 실패했단 의미가 아니라 우리가 웃음을 발명해 낼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이야기니까요.”
--- p.171

궁금한 것은 회고록에 나온 무언가 한 시간들이 아니라 회고록에 나와 있지 않은 시간들이었다. 7시 18분에 일어난 후 10시 23분이 되기까지, 4시 8분부터 4시 59분까지, 그리고 화요일 새벽 3시 14분에 깨어나 그는 무엇을 했을까. 양치질이나 체조, 옷을 갈아입고 음식을 준비하는 일 따위의 일상적인 일들이 대부분이겠지만 그 기록되지 않은 빈틈의 시간들은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었다. 기록으로도 남지 않은 진짜 고독한, 그리하여 XXL 사이즈의 고독 같은 채워지지 않는 농담의 시간.
--- p.199

고독사 워크숍을 시작하며 이수연이 깨달은 단순하고 분명한 진리는 누구에게도 침해받지 않는 고독사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고독의 코어를 단련해야 한다는 거였다. 고독이란 단순히 마음이나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몸의 균형과 근력의 문제였다. 친절과 배려가 탄수화물에서 나오듯 고독할 수 있는 힘 역시 강인한 체력과 단련된 근육에서 나왔다. 타인의 고독을 지켜 주는 힘 역시. 일 분이라도 혼자 플랭크 자세를 해 본 사람은 알게 된다. 혼자 버티며 산다는 건 얼마나 고독한 일인지. 수연 역시 반복된 훈련을 통해 알게 되었다. 우리의 고독은 대체로 단련될 수 있다는 걸.
--- p.254

나는 종종 늙은 내가 들어가게 될 요양원에 대해 생각하는데 내가 소유할 수 있는 개인 물품은 아주 적어서 6인실의 침대 옆 협탁에는 세 권의 책만을 보관할 수 있다. 나는 이 소설을 쓰는 내내 그중의 한 권이 내가 쓴 이 책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할머니들이 그게 뭔데?라고 물으면 조금은 머쓱하고 조금은 뿌듯해하며 내가 쓴 책이라고 자랑하다가 잘난 척한다고 욕도 먹는 장면을 떠올리면 괜히 웃음이 났다. 나는 그렇게 명랑하고 고독하게 나와 함께 잘 늙고 잘 죽어갈 책을 쓰고 싶었다. 그러니까 이건 안 될 줄 알면서 안 되는 걸 한 기록이자 열두 명의 친구들이 내게 들려주는 길고 긴 농담. 이 농담이 다른 분들께도 농담이 되어 주길 꿈꾸면서.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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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내가 이 소설의 추천사를 쓰게 된 이유는 무척 단순하다. 편집자가 보내 온 소설의 일부를 먼저 읽었는데, 별생각 없이 첫 문장을 읽고 그다음 문장을 읽고 그러다 보니 단숨에 다 읽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 뒤를 마저 읽고 싶었다. 지금 당장. 가장 재미있어지려는 대목에서 딱 끊긴 연재물의 다음 회를 기다리는 독자의 심정으로 나는 말했다. 그거 제가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뒷부분도 빨리 좀.
(……)
옴니버스 형식의 이 소설은 고독사 워크숍 참여자 한 명 한 명이 걸어 온 삶의 궤적을 따라간다. 그저 주어진 생을 살았을 뿐인데, 다만 그뿐인데 속절없이 깊고 고통스러운 고독과 마주하고 만 한 사람이 여기 있다는 것. 그리고 저쪽에 또 다른 한 사람이 있다는 것. 조금 멀리에 또 다른 한 사람이 있다는 것. 그 한 사람은 어디에고?내 방 작은 거울 속에도?있다는 것을, 소설은 더할 나위 없이 섬세하고 문학적인 방식으로 보여 준다. 그렇다. 이제는 촌스럽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 말을 꼭 하고 싶다. 문학의 힘과, 오직 문학만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을 동시에 느낀 독서였다고.
- 정이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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