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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부티크 99호점 1 보랏빛 초대장

구미호 부티크 99호점 1 보랏빛 초대장

[ 양장 ]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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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338g | 140*195*14mm
ISBN13 9788934979432
ISBN10 893497943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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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는 옷을 지을 때 최고의 재료만 고집하거든요. 당장 쓸 재료가 모자라면 어디든 달려가서 얻어 오지요. 재료는 항상 자연에서 찾아요. 연둣빛 색실은 봄날의 새싹에게서, 투명하게 반짝이는 단추는 겨울의 첫눈에게서 얻는 식이지요.
수미가 입은 짙은 보라색 옷도 마찬가지예요. 제비꽃에게 옷감을 얻어 무릎까지 닿는 원피스를 짓고, 가지에게 가죽을 얻어 종아리까지 덮는 장화를 지었어요. 정수리에 살포시 얹은 베레모는 잘 익은 머루에게 솜털을 얻어서 만들었고요.
--- p.11

레나는 두 손으로 꿈 구슬을 소중하게 받아들었어요. 기도하듯 한참이나 꿈 구슬을 들여다보더니 입으로 가까이 가져갔어요. 입을 동그랗게 벌리고 천천히 꿈 구슬을 넣었지만 삼키는 것은 아니었어요. 꿈 구슬이 빛을 뿜으며 레나의 몸속으로 스며들었지요. 레나의 얼굴빛이 한결 밝아졌어요.
“그럼 다음 손님 맞을 준비를 해야지?”

구미호는 그믐밤 하늘에게 나직이 휘파람을 불어 주었어요. 기분 좋아진 밤하늘은 깜깐한 실을 넉넉히 내주었지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구미호는 실을 잣느라 집중한 나머지 새벽 동이 트는 것도 몰랐어요. 날이 새면서 순식간에 어둠색 실에 새벽빛이 섞여 들어가 버렸어요. 구미호가 눈치채기도 전에 새벽빛은 시치미를 떼고 실 속으로 숨어 들었지요. 새벽은 워낙 서서히 다가오니 누구도 알아채기 어렵잖아요.
--- p.52

매끄러운 푸른 가죽 위에서 정교한 여우 무늬가 빛났어요. 구미호의 꼬리털에서 자아낸 실로 공들여 수놓은 것이었지요. 여우 무늬에서 노란빛이 흘러나오면서 꼬리가 아홉 갈래로 펼쳐졌어요. 그러자 윤기를 잃었던 호두의 털이 한 올 한 올 일어서며 눈부시게 반짝이기 시작했어요.
--- p.81

“가장 경험해 보고 싶은 것은 ‘성장’이라네. 어제와 한층 달라진 오늘의 모습이라니……. 생각만 해도 벅차군. 알다시피 나는 수천 년 동안 같은 모습으로 살아와서 몹시 지루하다네, 껄껄껄.”
이번에도 천사는 혼자 웃었지요.
“그렇다면 어린이로 살아 보시는 게 좋겠군요.”
레나가 보일 듯 말 듯 웃음을 머금었어요.
“어린이?”
천사가 되묻자 수미가 끼어들었어요.
“어린이야말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니까요. 사흘이면 구구단도 외우고, 자전거 타기도 배울 수 있지요. 무엇보다 심심하거나 지루할 일이 없으실 거예요.”
--- p.114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잠들기 전 팔랑이는 보랏빛 초대장을 품고 잠들면 찾아올 수 있는 이곳, 꿈나라에는 구미호 디자이너가 둔갑술을 부리는 옷 가게 ‘구미호 부티크 99호점’이 있다. 보랏빛 옷으로 차려입고, 손님을 맞이하는 열 살 여자아이 모습의 매니저 수미, 부티크의 초대장을 배달하는 심부름꾼 맹이, 언제나 차분하고 고요한 표정으로 옷을 짓는 레나까지……. 이 신비한 가게에 찾아온 다섯 손님의 꿈 이야기와 부티크 점원들의 사연을 들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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