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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만 사는 아이

라임 어린이 문학-4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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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320g | 153*225*11mm
ISBN13 9791192411248
ISBN10 1192411242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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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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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
마유 스스로도 학교에 가지 못하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 몸이 아프다거나 학교에 괴롭히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방에서 나갈 수가 없었다. 학교에 가려고만 하면 배에 납덩어리라도 얹어 놓은 듯 온몸이 무거워졌다. 마치 가느다란 실로 칭칭 휘감아 놓은 것마냥 몸과 마음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이런 증상은 여름 방학이 끝나고 나서부터 시작되었다.
‘왜 이러지? 왜 이렇게 된 걸까?’
자신도 그 이유를 모른다는 데서 불거진 불안감이 몸을 한층 더 굳게 만들었다.
--- p.9

일요일만 사는 사람들
우산을 쓴 가게 주인아저씨는 괘종시계가 흥겹게 노래하고 있는 가게 안을 팔로 크게 아우르면서 덧붙였다.
“이곳은 ‘일요일 상점’. 일요일만 사는 사람들이 모이는 갤러리입니다. 오늘은 스케치 클럽이 열리는 날이고요.”
“일요일만?”
마유가 놀란 얼굴로 되묻자, 시실리가 도자기로 된 얼굴에 빙긋 미소를 지었다.
“그래, 화살표를 따라왔다면 너도 다른 요일에는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인 거야.”
마유는 스케치 클럽 사람들의 얼굴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조코 언니와 사쿠노 할머니 말고는 모두 평범한 사람 같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처럼 깊은 그늘이 있어 보이는 것도 아니었지만.
‘하지만, 내 얘기야…….’
마유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일요일만 살아가는 사람은 바로 나잖아.
“그림을 그릴 수 있어요?”
마유의 입술이 자신도 모르게 움직였다.
“그럼요,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해요?”
사쿠노 할머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되물었다.
마유는 그림을 보는 것도, 직접 그리는 것도 좋아했다. 비록 지금은 그 어느 것도 하고 있지 않지만.
--- p.26~28

마음속 어두컴컴한 문
풀이 흔들리는 소리, 하늘 높이 부는 바람 소리. 마치 평화로운 음악 속에 들어앉아 있는 것 같았다. 마유는 더 이상 스케치 룸이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여긴 그냥 그런 곳이었다. 일요일만 사는 사람들을 위한 곳.
죽은 고양이를 만지려고 했을 때 친구가 지르던 비명이 다시금 귓가에 들려오는 듯했다. 그 아이는 정말로 죽은 고양이를 무서워하고 있었다. 그걸 만지려는 마유 또한…….
“무섭다고 해서 ‘맞아, 무서워.’라고 대답했어요. 결국 고양이를 그대로 두고 집에 갔어요. 그냥 놔두면 자동차에 또 치일지도 모르는데.”
이대로 두면 가엽잖아. 사실 마유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말하지 못했다. 아니, 말하지 않았다. 그런 말을 하면 다음 날부터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마유는 친구가 무섭다는 말을 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러면서도 친구가 한 말에 맞장구를 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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