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은 편당 체류 시간이 약 2분밖에 되지 않아요. 작가는 그 웹소설 한 편을 쓰기 위해서 온 힘을 다했지만, 읽는 사람들은 2분 동안 소설을 쭉 읽고는 다음 화를 볼지 말지 결정해요. 마치 웹툰을 보듯이 스크롤을 내리면서 한 번에 읽는데요. 그 안에 재미 포인트와 캐릭터의 매력, 기승전결과 탄탄한 서사 전개가 있어야 다음 화결제까지 이어집니다. 아슬아슬한 데에서 끊어주는 절단의 묘! 강렬한 엔딩 포인트는 당연히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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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은 재미없는 부분, 혹은 전개가 느린 이른바 고구마 부분을 최대한 줄이고 이야기의 재미와 전개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인물의 대화나 장면을 중심으로 한 스피디한 전개가 필요합니다. 또한 보통 주인공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소설을 읽다 보니 독자들의 집중력이 길게 유지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독자들을 붙잡아 최대한 이야기에 빨리 몰입시키기 위해 주인공 중심으로 이야기가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겁니다. 연재시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이 한꺼번에 등장할 경우 독자들이 기억을 잘 하지 못하는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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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화되는 작품의 장르를 살펴보면 대부분 로맨스물입니다. 왜 웹소설의 영상화는 로맨스 장르에 치중되어 있을까요? 우선 웹소설 중에 로맨스 장르의 흥행작이 많은 편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대물 로맨스는 배경이나 세트 등을 활용하는 데 있어 판타지 장르보다 용이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실제 IP 시장에서는 현대물 로맨스나 사극 로맨스의 인기가 가장 높은데요. 웹소설 로맨틱 코미디(로코) 중에서 좀 더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 편입니다. 단, 로맨스가 대중적으로는 친밀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소재적 안정주의, 상투성과 정형성에 갇힐 수도 있습니다. 웹소설은 장르화된 공식이 분명한 편이니까요. 때문에 영상화에 있어서는 기존 로맨틱 코미디의 아이템을 답습하기보다 소재나 캐릭터에 있어 ‘새로운 무엇’이 있는 작품이 사랑받고 있습니다.
--- p.49
어떤 이야기를 쓸지 결정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 ‘나의 취향은 무엇인가?’라면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나의 취향을 찾아보는 방법 중 하나는 어떤 작품을 보고 생각해보는 겁니다. 작품을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 작품을 보았을 때 느꼈던 재미 포인트는 무엇일까, 여기에 어떤 이야기가 보강되면 더 재미있었을까, 나는 어떠한 점에서 감동을 받았을까를 고민해보는 겁니다. 어떤 장르의 콘텐츠이건 다 괜찮습니다. 지금껏 내가 가장 재미있었다고 느낀 작품이 무엇이었나요? 드라마, 영화, 웹툰, 웹소설, 소설 모두 포함해서 꼽아도 좋습니다.
--- p.89
로그라인에도 필수템이 있습니다. 간단한 수식어를 붙여 캐릭터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 캐릭터 간 충돌, 갈등이 있으면 좋습니다. 주인공의 목표도 설정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상황의 아이러니, 극적 아이러니가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신선함, 대중성, 흥행성까지 있다면 최고입니다.
--- p.97~98
먼저 내 이야기를 냉철하게 분석합니다. 그리고 이야기 전체 진행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을 찾아서 그걸 초반에 배치합니다. 즉 스토리의 기승전결 중 ‘전’에 나올 만한 이야기를 가장 앞부분에 배치하는 겁니다. 이런저런 지루한 캐릭터 설명, 배경 설명을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고, 일단 사건부터 터뜨려서 ‘어? 이거 뭔데, 어떻게 된건데?’ 작품에 빠져들게 만드는 것입니다. 독자들이 즉시 몰입할 수 있게 일단 갈고리부터 끼워 넣고 시작하는 것이죠. 인물 간의 대립과 긴장, 혹은 이야기 전체의 아이러니가 드러나는 장면, 추격신, 총격신, 이별신, 사람이 죽는 장면 등의 인상적인 장면 같은 다양한 모든 것이 훅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장면 안에서의 ‘긴장감’이 매우 높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 p.112~113
프로타고니스트를 정말 잘난 사람으로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에게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합니다. 뭔가 삐끗하는 점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너무 완벽하게 잘난 주인공에게는 독자들이 몰입하기 힘들어요. 나와는 너무 다르기 때문이죠. 주인공이 겪고 있는 결핍을 자연스럽게 담아내고 연민의 정서가 담기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 주인공은 왜 저러는 걸까?’라는 데 답을 찾을 수 있을 만큼 몰입하고 공감하지 못하면 사람들이 이야기에 탑승하지 못하고 버스에서 내리고 맙니다. (…) 수많은 작가들이 주인공의 결핍을 어떻게 세팅할지를 두고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합니다. 이것이 정말 중요한 이유는 주인공의 결핍이 천천히 채워지는 과정 자체가 스토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프로타고니스트가 나름대로 결핍을 극복하는 방식을 이야기로 보게 되는 거죠
--- p.142~143
내가 쓰고자 하는 장르의 플롯을 분석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그리고 플롯 분석에 좋은 방법은 좋아하는 작품의 구조도를 역으로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장르의 독창적인 패턴을 익히고 자신의 작품에 활용할 수 있도록 내재화하기 위해서이죠.
--- p.180
각 이야기에서 가장 강렬한 장면을 엔딩에 배치합니다. 이 이야기 중에서 가장 강력한 엔딩이 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면서 처음엔 4개의 엔딩, 8개의 엔딩, 다시 16개의 엔딩을 짭니다. 엔딩으로 가기까지 과정이 없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강렬한 엔딩을 먼저 잡아놓으면 그 엔딩까지 가기 위한 인과관계가 곧 스토리가 됩니다.
--- p.202
매회 트리트먼트 상단에 유의해야 할 점을 미리 적습니다. 주제가 무엇인가, 반전 포인트가 무엇인가, 재미 포인트는 무엇인가, 심쿵 모먼트는 무엇인가. 미리 네모 칸을 만들어서 이야기에서 빠지면 안 되는 요소들을 적어놔요. 이렇게 ‘나만의 기준’을 미리 만들어놓으면 트리트먼트를 쓸 때, 이들을 빼먹지 않고 점검하면서 쓸 수 있습니다. 이는 이야기의 엣지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 p.234
대사를 쓸 때는 어떻게 하면 대사를 압축적으로 쓸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일단 인물들이 해야 할 말, 전달해야 할 메시지 등을 줄글로, 혹은 대충 생각나는 대사들로 쭉 적어놓습니다. 그리고 한글 프로그램 창을 하나 더 켜서, 그 대사들을 최대한 줄여보는 방향으로 다시 장면을 씁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거죠.
--- p.252
웹소설의 문장은 모바일에서의 가독성과 리듬감을 중시해야 합니다. 퇴고할 때 워드프로세서로 보지 말고, 가능하면 모바일 기기로 읽어보세요. 너무 서술이 길면 가독성이 떨어집니다. 대사와 서술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지 않으면, 집중력이 떨어지고요. 그러니 중간에 대화나 속마음 따옴표를 넣어서, 문장을 좀 끊어주세요. 보기 편하게 나누어주세요. 안 읽히는 부분, 수사가 너무 많은 부분, 의미가 불분명한 부분, 불필요한 설명이 너무 많은 부분이 있다면 삭제하고 한 번에 잘 읽힐 수 있도록 글을 수정하세요. 스마트폰으로 읽기에 한 번에 쭉 내려가지 않고 멈추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좀 더 쉬운 문장으로 바꿔야 합니다. 이해가 안 가서 두 번 읽게 하는 글은 좋은 글이 아닙니다. 읽는 속도감이 끊기지 않게 해주세요.
--- p.346~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