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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해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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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해고하다

명인 | 삼인 | 2018년 04월 0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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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4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266g | 135*205*20mm
ISBN13 9788964361399
ISBN10 8964361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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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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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와 살기로 한 우리의 결정은 벼락같이 내려진 편이지만, 그 이유나 과정을 굳이 되짚어보자면 참 멀리도 거슬러 올라간다. 내 나이 스물두 살.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면서 나는 별안간 고학생이 되었고, 동시에 처녀가장이 되었다. 부모와 조모, 아직 어린 세 동생까지, 나말고는 아무도 우리 집에 갑자기 닥친 상황에 적응하지 못했다. 나는 과외, 학원 강사, 피아노 연주, 노래…… 투잡, 쓰리잡을 뛸 때도 있었다. 나는 당장 여기 막으면 저기 터지고 저기 막으면 여기 터지는 상황에 필요한 돈을 벌어야 했기에, 아직 학생 신분이라곤 해도 충분히 내 진로를 고민하고 준비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할 처지가 아니었다.
내가 그런 일을 하면서 받은 임금은 대기업 대졸 초봉에 비해도 훨씬 높은 편이었고 수입으로만 치자면 꽤 많은 돈을 번 셈이니 그나마 대단히 운이 좋았달까? 하지만 나는 근로계약서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일했다. 나는 가끔씩 회식 자리에서 술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뺨을 맞았고, 심지어 오빠라고 부르라는 호의(?)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건방지다며 술잔을 날려도 호소할 곳이 없었다. 나이, 학번, 군번…… 이런 것들로 만나기만 하면 순식간에 줄 세우기가 가능해지는 남성들과 달리, 여성들이 그 줄에 포함되는 길은 그런 방식으로만 가능하다는 걸 나는 나중에서야 알았다. 해고를 각오하고 고소까지 하긴 애매한 성희롱은 일상다반사였다. 능력이 부족하면 무능해서 잘리고 능력이 뛰어나면 재수가 없다고 잘리기도 했다. 그런 일들은 대부분, 사용자는 해고를 원치 않는데 줄 세우기에 달인인 남성 중간관리자들의 공작으로 이루어졌다. 억울하게 해고를 당해도 ‘부당해고’ 싸움은커녕 내가 ‘노동자냐, 아니냐’를 놓고 다퉈야 했고, 그런 싸움마저도 바닥이 드러난 통장잔고와 월세보증금 때문에 중도포기해야 할 때가 많았다. 내 연봉이 얼마든 간에, 옆지기의 부양가족이 되기 전까지 4대보험 사각지대에 살았고, 실업급여 한 번 받아보는 게 소원이었다. 고백건대, 장기투쟁사업장에 연대하러 다닐 때 기나긴 그 투쟁의 처절함과 참혹함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노조깃발을 갖고 있는 그들이 나는 부러웠다. 아이들이 생기니 그런 직장생활을 유지하는 것마저 쉽지 않았다. 나는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다. 20대 땐 다른 사람보다 빨리 ‘프로’가 된 줄 알았던 나는 그저 흔하디흔한 미조직 비정규 여성노동자였고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처지가 열악해지는 불안정 노동자였던 것이다.
--- p.16~17

실시간으로 전 세계의 소식을 알 수 있는 정보화 시대, 우주를 탐사한다는 첨단과학의 시대에 우리는 배가 기울면 무조건 갑판으로 뛰어올라가야 한다는 사실도, 구명조끼를 미리 입고 있으면 배에 물이 들어왔을 때 걸어서 탈출할 수 없다는 기본적인 상식도 없이 살고 있다. 이미 여러 사람이 언급한 바 있지만, 구미에서 불산가스 누출 사고가 일어났을 때 그 위험을 제일 먼저 알아차린 것이 사고를 일으킨 회사도, 국가도, 고명하신 전문가도 아니고 한 사람의 ‘농민’이었다는 것은 매우 시사적이다. 마을 이장이 소가 침을 흘리는 것을 보고 긴급히 마을 주민들을 대피하게 하였으나 국가는 엉뚱한 기준치를 적용해 안전 판단을 내렸고 주민들을 복귀시켰다고 한다.
대다수의 아이들이 새벽부터 밤중까지 학교로 학원으로 돌아치고 있지만 먹고, 입고, 쓰고, 살아가고, 위험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에 대해서는 아무도 가르치지 않는다. 오로지 몸으로 살 때만 경험으로 배울 수 있는 지혜는 더이상 우리에게 없다. 과학은 오로지 시험지에 정답을 맞히기 위해서 필요할 뿐.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우리는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며 살 수 없고, 그 이치대로 살려면 하늘의 무늬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시골에 살아보니 과연 그렇다. 똑같은 밭에 농사를 지어도 해마다 결과는 완전히 다르고, 똑같은 바다라도 작년에 준 것과 올해 주는 것이 다르다. 아무리 인문학 열풍이 불어도 사람의 무늬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이제 매우 드물다. 사람과 마주 있어도 첨단 기계에만 코를 박고 있는 사람들은 서로 돕고 기대야 할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일엔 매우 무능하다. 관계의 실패를 제도에 기대거나 어떤 명분으로 뒤바꾸는 일도, 자기 말만 들어 달라는 징징거림을 공론화라 부르는 일도, 무엇이든 자기 뜻대로 안 되면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떠드는 일도 이제는 너무 흔한 일이 되었다.
자본주의는 정치경제적으로 확고부동해 보이는 ‘체제’임과 동시에, 우리의 24시간과 모든 공간을 지배하는 ‘삶의 양식’으로서도 굳건하다. 주로 후자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탈정치화 경향을 보일 때도 무척 답답하지만, 주로 전자에 도전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우리 삶의 양식을 바꾸는 일엔 전혀 관심이 없다는 사실엔 때로 절망감을 느낀다.
--- p.12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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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사장은 우리를 필요로 하지만, 우리는 사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프랑스 68혁명 당시의 낙서다. 자본주의는 우리 모두의 가난과 비참과 소외와 불안과 굴종을 필요로 하지만, 실상 우리는 왕과 왕족들 없이도 현재를 잘 살 듯이 자본주의와 자본가 없이도 잘 살아갈 수 있다. 이런 ‘이상’을 유쾌한 현실로 앞당겨 살아가기 위해 명인과 그 가족은 어느 날 ‘회사를 해고’하고, ‘학교를 해고’하고, ‘도시를 해고’하고, 남도 맨 끝자락으로 ‘생의 대전환’을 감행한다. ‘미처 봄이 오기도 전에’ 피어나버린 붉은 동백꽃들처럼, ‘우리의 24시간과 모든 공간을 지배하는 삶의 양식’으로 굳건한 자본주의의 일상을 거슬러 소유 너머에 있는 조화로움과 인류애를 배우기 위해 ‘걸음마’부터 다시 시작한다. ‘몸’을 다시 찾고, ‘소외되지 않은 노동과 자연’을 다시 찾고, ‘관계’를 다시 찾아보는 좌충우돌기. 이 책은 그런 신나는 삶의 여행기다. 우리 모두가 그립지만 함부로 발설하지 못하는 다른 삶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 그리고 잊었던 ‘살림’의 재미와 용기를 되새기게 한다. 우리 모두가 명인의 가족처럼 훈육된 전문성을 버리고 새로운 세계의 문 앞에 선 ‘초보자’들로 다시 태어날 때, 이 세계도 비로소 고통없는 해맑은 얼굴로 다시 태어나는 것 아니겠는가.
- 송경동 (시인)
귀농이 아니다. 회사와 학교를 자신들이 해고하고 제 삶답게 살겠다고 시골로 내려간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이들이 해고한 것이 학교와 회사만이 아니다. 도처에서 사용자와 노동자로, 고객과 노동자로 나뉘어진 관계도 해고했다. 일년 내내 '싱싱한' 먹을 거리가 넘쳐 흘러서 봄인지 겨울인지 구분도 못하는 시간을 해고했다. 맞다. 이 책을 읽다보면 무릎을 치며 알게 된다. 이들이 해고한 것은 '자본주의'였다.

자본주의를 해고하다니, 너무 재밌다. 우리는 사실 자본주의로부터 해고 당하기만 하는 존재들이 아니었는가? 자본주의의 시간과 공간, 자본주의적 인간관계에 매여 있으면서 그걸 '자유'라고 알고 살다 쓸모가 없어지면 가차없이 해고당하는 게 우리들 아니었는가? 그런데 이 책의 저자들은 자본주의를 해고해버렸다. 자본주의의 시간과 관계, 그리고 노동과 몸을 해고했다.

이들은 제 시간을 찾고 제 몸을 찾고 제 노동을 찾고 서로 의지하고 협력하는 인간의 '間'을 찾았다. 자본주의적 '間'을 버릭 제 '間'을 찾은 것이다. 시간과의, 지리와의, 이웃과의, 자기 자신의 몸과의 '사이'를 되찾아 세계를 돌려받았다. 제 철에 무엇을 먹고, 무엇을 캐고, 그걸 누구에게 어떻게 거저 배웠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기쁨을 돌려주었는지에 대한 경이로운 이야기로 가득한 책이다.
- 엄기호 (문화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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