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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청춘, 문득 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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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청춘, 문득 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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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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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5.76MB ?
ISBN13 9788984057289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한량. 즐기지 못하고 여유롭지 못하면 하지 않기에 결과물이 드물다. 천성이 그러하니 나태를 죄악시하는 사회관계는 순조롭지 못하고 어색하다. 몽상을 즐기고 음악을 사랑하며 평등, 평화를 지향하지만 실상은 형편없이 물욕적이다. 헬스와 수영을 좋아하지만 뒹구는 것만 못하다. 작곡을 하고 노래하는 걸 좋아하지만 곡 작업의 스트레스에는 치를 떤다. 소통을 좋아하지만 말하기보다는 듣기를 잘한다. 음악을 배운 적도 없으면서 얄팍한 열정으로 음악씬에 발을 담갔다가 인복이 있어 앨범을 내고, 드라마와 영화 음악도 했다. 사회가 부여한 뮤지션이라는 허울 좋은 관을 머리에 얹고는 그간 본업인 한량질에 열중했다. 최근 8년 만에 정규 2집 앨범 [잿빛 정원]을 출시하고 기나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개시하고 있다.
“개인의 게으름과 시스템의 재촉 사이는 한강보다 넓더라. 하고 싶은 말은 참고 거르고 버리고 일기에나 끄적거릴 일인데 천성이 떠벌리기를 좋아해서인지 음악에 만족치 못하고 책을 썼다. 뮤지션이나 작가나 결국 제 얘기 들어달라고, 제 마음 함께 공감해달라고 안달 난 사람들이 아닐까. 남기지 않아도 삶은 흘러가거늘, 소멸하는 감상이 아쉬워 영역표시에 아래곳을 내리고 치부를 드러냄은 병이라 할 것이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거리와 시간’이 늘어날수록 생각할 시간은 주워 담을 수 없을 만큼 차서 넘치고, 먹고 보고 냄새 맡는 모든 여행 인자들은 머릿속 생각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글이라는 새로운 결과물을 탄생시킨다. 결국 여행의 기록은 자기 내면의 이야기만 잔뜩 늘어놓게 되는 생각의 배설물인 셈이다. 밖으로 떠난 여행이지만 그와는 반대로 안으로 안으로 숨어들어 자기 자신을 보며 놀라게 되는 것이다. 분자 단위로 낱낱이 분해되어 앞에 놓인 자신의 내면을 보며 새롭게 이해하고, 때로는 ‘이게 대체 뭐지?’ 하고 뜨악해하기도 하면서.
--- p. 009 '음악이 멈추고 여행은 시작된다’ 중에서

300년은 된 듯싶은 거대한 건물의 입구는 당장이라도 부서질 것 같았다. 문 옆에 붙은 초인종은(낡아빠졌지만 여기가 과거가 아닌 21세기임을 일깨워주는 유일한 징표였다) 분명히 작동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벨이 울렸고, 상대방의 잡음 너머로 흐리게 목소리가 들렸다. “올라(안녕)!”
조심스럽게 문을 열자 공포영화에서 들었던 익숙한 ‘끼이이익’ 소리가 났다. ‘여기에 한번 들어오면 쉽게 나가지 못할 거야. 열고 들어올 수는 있지만 다시 나가지는 못할걸’이라는 고약한 목소리다. 초인종만 누르지 않았더라면 길거리에서 밤을 새는 일이 있더라도 그냥 나오고 싶었다.
--- p. 067 '좀비에게 영혼을 맡기고 얻은 원룸' 중에서

복잡한 악보를 보면, 이런 콩나물들이 어떻게 아름다운 선율로 연주될 수 있는지 아직도 신기하기만 하다. 악보는 내게 엑스레이에 투영된 희멀건 뼈와 다를 게 없다. 아무리 아름다운 여성이라도 앙상한 갈비뼈 엑스레이는 볼품없듯이 나는 악보에서 곡의 아름다움을 읽어내지 못한다.
악보를 못 읽는 대신 절대음감을 가졌다면 근사하겠지만 그렇지도 못하다. 배우지 못한 나는 누군가 악보를 보면서, 더 정확히는 악보‘만’ 보면서 곡의 분위기나 멜로디를 인지하고 평가하고 연주하는 사람들에게 암호해독가나 마술사에게서 느끼는 일종의 경외심을 가지고 있다. 악보도 그릴 줄 모르면서 곡을 쓰니까 ‘나는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창작하는 진정한 뮤지션이야’라고 자위하거나 우쭐거릴 수는 없다. 음악은 감성에 호소하는 마음끼리의 대화인데 이깟 기록이 무슨 소용이냐고 폄하할 수도 없다. 어떻게든 아름답게 포장해보려고 해도 악보를 읽고 쓰지 못하는 싱어송라이터는 극복 가능한 선천적 장애를 가진 어린아이일 뿐이다.
--- p. 079 '콩나물 음악가' 중에서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면서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경치를 보다가 순간 감정이 북받쳐올랐다. 언제부터인가 감성의 우물은 말라버렸다고 치부했는데, 사실은 얇은 살얼음이 얼어 있었던 모양이다. 어떤 계기를 통해(아마도 여행 그 자체가 계기가 되었을지도) 살얼음에 금이 가서 틈이 생기기 시작했고, 음악이 작은 돌멩이가 되어 감성의 우물에 옅은 파동을 일으켜준 것 같다.
파동이 퍼지는 데는 작은 돌멩이 하나면 충분하다. 여행은 이렇듯 오래전 사라져버렸다고 생각했던 혹은 깨지기 쉬운 여린 감성을 되찾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감성은 삶이 팍팍하고 힘들 때는 잘 보이지 않지만, 사실은 자아를 비추는 감성의 우물처럼 항상 마음속에 존재해 있었다. 내가 그걸 보지 못했을 뿐 항상 그 자리에 있었던 누군가처럼. --- p. 107 ‘감성의 살얼음 깨기’ 중에서

골목은 연애하는 여자 마음 같다. 간드러지게 굽이치다가도 어느 순간 막혀버리고, 미로와 같아 나로서는 알 길이 없어 보이지만 어디로든 진득하게 가다 보면 곧 대로와 만난다. 폭은 좁지만 정겹고, 그 골목이 그 골목 같아 보여도 어느 골목 하나 같은 곳은 없다. 지나온 골목은 뒤에서 잊혀지고 눈앞의 골목은 몸을 꼬아 행인을 매혹한다. 이런 매력을 어찌 포기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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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보 볼 줄 모른단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털어놓는 뮤지션이 쓴 글이라면 믿어도 좋습니다. 물어보면 당연히 사진은 정식으로 배워보지 못했고 작문 교실 다닌 적도 없다고 할 테죠. 그렇지만 이렇게 노래 잘 만들고 사진 잘 찍고 글 잘 쓴다, 이거죠. 알고 보면 다 그저 자랑입니다. 말끝마다 ‘느긋하게’, ‘한량처럼’, ‘이어폰 끼고 음악이나 들으면서 어슬렁어슬렁’, ‘게으르게’, ‘무심히’ 어쩌고 하지만 가만 읽어보면 이렇게 바지런한 여행자가 없습니다. 능히 믿고 따라다닐 만합니다. 고독한 보행자가 이 여행에서 무얼 얻어왔는지, 새 앨범을 들어보니 어렴풋이 알 듯도. 나도 이어폰 끼고 그 음악 들으면서 이 여정을 따라 어슬렁어슬렁 걸어본다면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또 압니까, 내 안에도 새로운 노래가 차오를지? 나도 악보는 볼 줄 모르지만?
- 영화감독 박찬욱

그는 느리다. 얼마나 느린지 1집 내고 2집 내는 데 10년 가까이 걸렸고, 또 얼마나 느린지 여행 다녀오고 3년이 넘어 이제야 책이 나왔다. 그런데 그는 또 부지런하다. 책을 넘겨보니 그는 골목을 걸어도 그냥 걸은 게 아니었다. 짧은 거리를 걸으면서도 그의 몸 안으로 길고양이, 집 밖에 걸린 빨래, 흘러가는 구름… 참 많은 것들을 담았다. 이 책은 느린 라이너의 오롯한 여행 단지다.
- MBC 드라마 PD 이윤정

이 책에는 라이너와 내가 함께 나눴던 이야기와 그의 독특한 사고가 녹아 있다. 책을 읽다 보면 불쌍해서 밥값이라도 보태줄걸 싶기도 하다가, 그곳에서 느꼈을 감정이 부러워진다. 촬영이야 어떻게 되든 라이너와 동네 마실 가듯 함께 여행하고 싶다.
- 배우 이선균

나는 늘 라이너 군을 보면서 까칠한 돌멩이를 떠올렸다. 한데 여행이 그를 바뀌게 만들었을까? 아니면 그가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책을 읽고 나니 그는 뾰족한 돌멩이가 아니라 부드럽게 마모된 사람이었다. 심지어 책은 그가 만들어낸 음악들처럼 아름다웠다. 난 진심 그가 부럽다. 눈과 귀 모두를 만족시킬 아름다움을 만들 수 있는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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