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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적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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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140*205*30mm
ISBN13 9791169091701
ISBN10 116909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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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인과 러시아의 자연, 러시아의 흑토는 피로 맺어져 있다. 이것이 없다면 러시아인은 그 무엇도 될 수 없다. 서구적 문화에 대한 러시아인의 끈질긴 반역은 여기서 비롯된다. 문화의 필요성을 몇 배로 민감하게 느끼고 문화를 열망하는 한편 이를 증오하고 반역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태도는 러시아 특유의 것이다. 이와 같은 국가에서 사람들은 서구 문화나 휴머니즘에서 행복을 찾을 수 없다.
--- p.19

러시아인에게 조화를 향한 동경은 일종의 병적이며 광적일 만큼 격렬한 정열이다. 하지만 러시아 정신의 부조화가 독특한 부조화의 일종이었듯이, 그것이 추구하는 조화 역시 단순한 조화가 아니다. 러시아인은 스스로 그 특수성을 의식하고 이를 ‘러시아적 해조諧調’라 이름 붙였다.
이 러시아적 해조를 의식적으로 탐구한 최초의 사람은 시인 푸시킨이었다. 그로 인해 진정한 의미에서 세계적인 문학으로서의 러시아 문학이 시작되었다. 궁극의 해조, 마지막 조화를 탐구하는 일이 푸시킨 이후의 19세기 문학계에 있어서 가장 큰 과제였다. 러시아 문학 전체는 이 근원적인 테마를 중심에 두고 주위를 에워싸듯 전개되었다.
--- p.30~31

푸시킨 이전의 고문학 중에서 거의 유일한 문예작품인 『이고리 군기』가 러시아 민족의 참담한 패배 감정을 서술한 사시史詩라는 사실도 마치 민족의 역사를 상징하는 것 같지 않은가. 이렇듯 러시아 문학은 패배에 대한 찬미에서 비롯되었다. 다른 민족들은 고대 문학을 장식하는 서사시에서 각자 민족적 영웅의 용맹함을 칭송하고 이민족에 대한 자신들의 승리를 자랑스럽게 노래했던 반면, 러시아에서는 자신의 패배를 노래했던 것이다. 따라서 관점에 따라 19세기 문학의 주인공 대부분이 ‘패배의 인물’이었다고 봐도 조금도 이상할 게 없다. 사실 오네긴, 페초린, 오블로모프 등 도스토옙스키의 주인공들과 체호프, 가르신의 주인공들뿐만 아니라 혁명기에 이르는 19세기 문학은 수없이 많은 패자와 실의에 빠진 사람들로 차곡차곡 채워졌다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19세기에 갑자기 생긴 우발적 현상이 아니라 그 배후에는 수백 년에 걸친 기나긴 역사가 있었다. 바로 이 역사의 시초가 된 것이 13세기 초 타타르인의 침공이었다.
--- p.48~49

하지만 이 음울한 면모는 페테르부르크의 단면에 불과하다. 페테르부르크에는 이와 전혀 다른 밝은 측면이 있었으나 도스토옙스키의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푸시킨은 그러한 양쪽 측면을 전부 인지했다. 오직 푸시킨만이 ‘러시아적인 존재’의 모든 것을 보편적 정신으로 관조했다.
--- p.84

푸시킨은 세계문학을 향한 러시아의 과감하고 화려한 도전이었다. 이제껏 세계적인 견지에서 봤을 때 4류, 5류 이상의 작가를 배출한 적이 없는 러시아 문학계에서 그의 등장 이후로 일류 작가들이 연속으로 배출되었다는 사실만 봐도 우리는 이를 단순한 우연의 일치라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러시아인은 종종 푸시킨을 불꽃이나 별똥별에 비유하곤 하는데, 사실 그가 러시아의 정신적 밤하늘을 눈부시게 비춘 것은 한순간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별똥별이 묘한 빛의 꼬리를 길게 늘어뜨리며 지평선 너머로 사라짐과 동시에, 마치 이것이 신호탄이 되어 무언가 마법의 입김이라도 불어넣은 것처럼, 이제껏 암흑 속에 잠들어 있던 러시아 문학계가 활기를 띠며 술렁이기 시작했다.
--- p.104

고골에게는 구성적인 정신력이란 게 전혀 없었다. 소설이나 희극의 소재라면 남에게 받지 않고도 남아돌 정도로 지니고 있었지만, 이러한 재료의 과잉을 도대체 어찌 풀어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이는 전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버렸다. 모순되고 뒤죽박죽인 소재들을 하나의 주제로 묶으면서 자연스럽게 완성된 작품으로 만들어나가려면 투철한 지성적 구상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측면에 있어서 고골은 마치 어린아이와 같았다. 그는 천재였지만 상당히 한쪽으로 치우친 천재였다. 스스로도 감당이 되지 않을 정도로 항상 어딘가 엇박자가 나면서 균형이나 평형을 전혀 유지할 수 없었다.
--- p.169~170

‘위험인물’인 벨린스키는 1848년 37세 한창인 나이에 비참한 죽음을 맞았으나 그의 정신은 그 시대에서 압도적인 승리의 개가를 올렸다. 동시대는 물론 향후 세대에 있어서도 그의 승리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벨린스키적 정신의 승리란, 요컨대 ‘산문’정신의 승리에 다름 아니었다. 순수하게 일의적으로 예술적 미를 추구하던 시가는 문학의 왕자에서 쫓겨났으며 이제 소설가나 시인 등의 문학자는 무엇보다 먼저 시민이어야 했다. 따라서 당시 작가들은 그들이 속한 사회와 시대 상황을 직시해야 했으며, 현실에 초연한 듯 ‘작은 새의 지저귐’ 운운하며 자기만족에 안주해서는 안 되었다. 그 역시 시대적 관심에 귀를 기울이며 역사적 현실에 자신의 문학을 녹여내야 했다.
--- p.207

푸시킨의 시와 더불어 사라진 서정적 조화의 빛은 잠시 사람들 사이에서 모습을 감췄다가 어느 날 문득 생각이라도 난 듯 투르게네프의 영혼을 통해 다시 점화되었다. 하지만 푸시킨의 보석과 같은 견고하게 결정화된 서정시의 형태가 아닌 대하 소설 형태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 푸시킨적 서정성이야말로 투르게네프 문학의 본질적 정신이자 최대 매력 포인트였으며 이는 투르게네프를 세계문학에서 부동의 위치를 보장해주었다. 투르게네프는 부조화의 나라인 러시아에서, 심지어 모든 것이 모순되고 상극인 형상으로 광분하던 19세기를 살면서도, 홀로 온화하게 서정적 망상에 취할 수 있었던 예술의 나라의 은자였다.
--- p.247~248

하지만 이 위대한 자연적 인간에게는 ‘사색’ 중독이라는 무섭고 안 좋은 버릇이 있었다. 그의 특기인 ‘사색’이 시작되는 순간 그는 소심하고 불쌍한 남자가 되어버린다. 방금 전까지 그렇게 행복해하던 남자가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인간이 되는 것이다. 죽음에 대한 병적인 공포심이 그를 사로잡고 참을 수 없는 죄의식이 그를 책망한다. ‘자신의 앞에 더 이상 파멸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전율한다.
--- p.309

체호프는 다르다. 그는 위대한 19세기 문학의 정통 계승자이자 마지막 대표자였다. 톨스토이나 도스토옙스키에 비하면 규모는 작을지라도 그의 예술은 ‘진짜 보석’이었다. 톨스토이나 도스토옙스키보다 더 순수한 예술이었다. 모든 측면에서 월등한 19세기 문학을 편력하다가 마지막에 체호프에 다다랐을 때 우리는 무언가 ‘예술의 나라’로 돌아간 듯한 고요함과 안정감에 안도하게 된다.
--- p.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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