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인공지능 교과서로 꼽히는 스튜어트 러셀과 피터 노빅의 공저 『인공지능: 현대적 접근 방법』에서는 28개 장 중 오직 4개 장에서만 기계 학습을 다룬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데이터 사이언스와 인공지능은 크게 다른 분야라고 할 수 있다. 탐색, 게임, 컴퓨터 논리, 계획, 멀티 에이전트 등의 인공지능 방법론에서는 데이터의 처리나 분석을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6년에 이세돌 9단을 이겨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알파고는 인간 바둑 기사들의 기보를 많이 학습해, 즉 데이터를 활용해 인공지능을 개발한 사례이지만, 2017년에 발표된 알파고 제로나 알파 제로는 기보 데이터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제로라는 단어가 붙었다.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최근의 인공지능의 성과는 대부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는 딥러닝 등 기계 학습의 발전에 기반을 두고 있어, 데이터 사이언스와 인공지능의 유사성이 더 부각되었을 뿐이다.
--- p.45, 「1장-1|데이터 사이언스와 AI」 중에서
생명과학의 발전과 DNA 조합 및 편집 비용의 감소 등으로 합성 도구 사용이 더욱 쉬워짐에 따라 합성생물학 이용 분야가 계속 확장될 것이다. 2003년에 완료된 첫 번째 (30억 염기쌍을 모두 읽는) 전체 유전체 시퀀싱에는 30억 달러 이상이 들었으나 2016년 가격은 약 1000달러로 감소했다. 2019년 7월 가격은 599달러이며, 개인 유전학 회사인 베리타스 제네틱스는 2022년까지 200달러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발전으로 바이오 제품 생산에 필요한 고가의 장비 사용료, 전문 지식, 무균 환경 등의 제한이 없어질 것이다. 살아 있는 세포가 필요치 않은 대사 과정을 활용하고 바이오센서를 이용하는 등 빠른 테스트 수행이 가능하다.
--- p.128, 「2장-2|합성생물학과 바이오파운드리」 중에서
1950년 후반 군사용으로 사용되던 인터넷 통신이 ‘WWW’ 상용화로 발전하면서, 시장 정보의 비대칭을 극복하면서 거래비용의 제로가 발생했다. 2023년 현재 지구상의 절반 이상 인구가 소셜미디어에 참여하며 빠르게 참여자가 급증하면서 양면 시장과 거래를 원하는 복수의 집단을 연결해 주는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변화도 발생하고 있다. 제러미 리프킨 MIT 교수가 저술한 『한계비용 제로 사회』에서, 그가 주장하는 공유경제를 가능케 하는 사업자의 등장을 설명했다. 또한 양면 시장, 플랫폼, 공유경제 키워드가 상호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기존 경제학 이론에서 작동하는 시장구조(단면 시장)보다, 양면 시장을 획득한 플랫폼 사업자가 새롭게 만들어내는 사업 모델에 의해 세상이 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p.281, 「5장-3|디지털 혁신과 사회경제 변화」 중에서
이후 알파고 제로 등의 경우에서도 확인되었듯이, 바둑 게임에서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길 방도는 더 이상 없어 보인다. 그렇다 보니, 이제는 승패가 아니라 감정이나 즐길 능력 등을 언급함으로써, 인간 혹은 ‘인간됨’의 가치나 ‘우월성’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인간의 우월성에 대한 근거로 가장 많이 언급된 특징은 생각하는 능력, 즉 “자연의 빛”으로 칭송받는 인간의 이성이다. 인간에 대한 가장 오래된 정의 중의 하나가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라는 것이다. 흔히 이런 방식의 정의를 유와 종차에 따른 정의라고 하는데, 동물이 인간이 포함된 상위의 종류를 나타낸다면, ‘생각함’이란 성질이 인간과 다른 동물을 차별 짓는 속성이라는 것이다. 바둑을 잘 두는 데 필요한 추론이나 계산은 전형적인 이성적 능력에 속한다. 이에 비해, 감성은 오랫동안 이성의 작용에 걸림돌이 되어 우리의 판단을 흐리는, 동물 쪽에 가까운 이차적인 능력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 관계가 역전되어 감성이 인간만이 누리는 고유한 특징으로 언급된다.
--- p.302, 「6장-1|인간과 기계의 혼종 사회」 중에서
노대원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 봅시다. 먼저 ‘포스트휴먼 예술’이 무엇인지 알아야겠네요. 이 개념을 쉽고 짧게 설명해 주시길 바랍니다.
챗GPT 물론이죠. 포스트휴먼 예술은 인간과 기술의 변화하는 관계, 자연과 인공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을 탐구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예술 작품과 창의적인 표현을 말합니다. 포스트휴먼 예술은 설치와 퍼포먼스부터 디지털 미디어와 인터랙티브 경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 있으며, 예술, 신체, 자아에 대한 전통적인 개념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p.358, 「6장-3|AI와 포스트휴먼 예술을 이야기하다」 중에서
감각이 증강되면 감성이 풍부해지며, 감정 표현과 생각도 잘하게 될 것입니다. 의사전달이 쌍방향으로 잘 이루어져 일의 효율성도 증가할 것입니다. 예상컨대 2025년에 감각이 증강되는 오감 반응 사회로, 2030년쯤에는 감성/감정이 잘 표현되는 사회로, 그리고 2050년에 이르면 뇌가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사회로 갈 것이라 예측됩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융합기술이 바로 휴먼-인터페이스 기술입니다. 그리고 이 기술의 기초가 되는 학문이 바로 신경/뇌 과학, 인지과학, 인공지능 등입니다. 우리가 상대적, 당대적으로 약한 분야와 기술들입니다. 메타버스의 가상 인간도 이와 같은 경로를 거쳐 발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뇌파(특히 베타파)를 잡아내고 뇌파로 조정하는 인터페이스 기술이 개발되면, 65세의 노령자들이 생각하는 대로 좀 더 일을 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p.417, 「8장|미래융합포럼 전문가 좌담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