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날이 더 많을 거예요. 그동안 이상향을 바라보며 걸어왔겠지만, 이성으로 받아들이기에 현실은 부조리로 가득할지도 몰라요. 왜 해야 하는지 모르는 일들을 해내야 할 테고, 왜 겪어야 하는지 모르는 일들을 겪고도 대수롭지 않게 넘겨야 하는 날도 있겠죠. 그렇게 현실 앞에 매일같이 무너지고 치열하게 치이고 또 치여도 다시 일어나 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성장하는 당신을 기다릴게요. 당신을 당신이게 하는 그 모퉁이를 양보하지 말고 더 단단해지세요. 나를 위해서. ---「하루를 여는 아침, 다시 손끝에 힘을 모으는 마음」중에서
망한다는 건 관념일 뿐 상태가 아님을 짐작한다. 막상 중쇄를 찍지 못하거나 앨범을 내고도 러브 콜을 받지 못하는 상황 앞에 놓인다고 해도 세상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다. 이제까지는 그럭저럭 운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실패, 발표 후의 고요함이 언젠가의 나에게 도착하고야 말겠지. 세상에 새로운 이야기를 던질 때마다 부디 이번이 그 실패의 순간이 아니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오후에 느끼는 고단한 감정들」중에서
상대를 멀리하는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할 수 없다면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나에겐 당신과 멀리 있을 시간이 필요합니다”라는 의사를 내비치는 쪽도 좋겠다. 분명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가 되겠지만 관계에서 상처받거나 마음이 불편한 스스로를 방치하지 않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매번 나를 대하는 타인의 태도를 교정하기 위해서 에너지를 쓰며 살 수는 없다. 반복해서 나의 세계에 해를 끼치는 사람과의 관계를 정리하며 더 친절한 세계를 향해 걸어간다. 요구하지 않아도 기본적인 예의로 상대를 대하는 사람,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웃음 짓고자 하는 쪽이 오늘 나의 방식이다. ---「관계를 정리하는 밤」중에서
괜찮다가도 어느새 파랗게 질려 있고, 멀쩡하다가도 아무것도 못 하겠다는 상태에 접어들곤 한다. 마음을 들여다보니 시시각각 변덕스럽게 바뀌고 있다. 참 못생겼다. 내 마음은 어째서 이렇게 어렵고 무거운가, 왜 나는 자꾸 넘어지나. 그렇지만 마음에는, 적어도 마음만은 가성비와 효율을 따지지 말아야지. 이 끝부터 저 끝까지 모두 돌보고 바람을 쐬어 줘야지. 그렇게 살아야지. 파괴하지 말고 보듬으며 살아야지. 내일도 모레도 나는 여전히 나로 살아야 하니까. 나는 계속 이대로 나의 안에서 살아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