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존중’에 대한 재미있는 연구가 진행되었다. 신혼부부 여러 쌍을 일명 ‘사랑의 실험실’에 데려와 다양한 장치를 착용하게 한다. 실험 보조원은 부부에게 말한다. “두 분이 최근에 함께 겪었던 갈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시길 바랍니다. 단, 말다툼이나 싸움은 하지 말고 그냥 대화를 하시면 됩니다.” 이 연구를 통해 누가 결혼 생활을 지속할지 아니면 이혼할지를 예측했는데, 90퍼센트 이상을 정확하게 맞췄다. 과학자들은 ‘5대1’과 ‘1대1’에 그 답이 숨어 있다고 말했다. 결혼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부부는 서로 의견이 다를 때 상대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말을 다섯 번 정도 한다. 예를 들어 “당신 참 이상해”라는 말을 한 번 했다면 “그래, 그럴거야”, “그럴 수 있지”, “맞아, 충분히 공감해”와 같은 말을 다섯 번 정도 한다는 뜻이다. 이에 반해 결혼 생활을 지속하지 못하는 부부는 서로 의견이 다를 때 상대에게 부정적인 말을 한 번 했다면 공감하는 말을 한 번만 했다. 그러다보니 서로의 의견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대에게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낀 부부는 결국 대화를 오래 이어가지 못했다. 이처럼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작은 표현이 미래의 관계까지 바꿀 수 있다. - [제1장. 존중감 : 한 방은 없다,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안 되나요. 나를 사랑하면. 조금 내 마음을 알아주면 안 돼요. 아니면 그 사람 사랑하면서 살아가도 돼요. 내 곁에만 있어준다면.” 휘성의 노래 [안 되나요]의 가사 중 일부다. 예전의 남자친구가 갑자기 무리수를 두며 자기를 사랑해달라고 말한다. 여자는 당혹스러워 그게 무슨 소리냐고 말하려는 찰나, 남자는 작은 제안을 한다. 처음보다 약한 충격에 ‘그렇게 할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다. 이 노래의 작사가는 고도의 설득 전략을 노래 속에서 펼치고 있는 셈이다. 일단 큰 한 방으로 상대를 당혹스럽게 만들어라. 그러고 나면 첫 타에 크고 센 펀치를 맞은 상대가 다음의 작은 펀치는 쉽게 받아들이게 된다. - [제2장. 당혹감 : 충격을 주고 의도적으로 양보하라]
설득으로 통하는 전략적 말하기란 철저하게 상대 중심이어야 한다. 그가 만약 당신의 제안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면 최종 장애물을 살피고 제거해줘야 한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최선의 무기인 ‘명분’은 상대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주고 자신이 옳은 결정을 했다고 믿게 해준다. 홍삼 제품을 두고 고민하는 젊은 고객에게는 ‘부모님’과 ‘효도’라는 명분을, 책상의자 세트를 고민하는 주부 고객에게는 ‘아들’과 ‘학업 성적 향상’이라는 명분을, 회전걸레를 살까 고민하는 중년 남성에게는 ‘아내’와 ‘손쉬운 집안일’이라는 명분을 제시하면 된다. 상대에게 맞게, 그의 만족스러운 선택을 합리화해주는 명분을 제시하라. -[제3장. 만족감 : 명분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
쇼핑호스트 시절 후배들이 판매 비법을 물어보면 내가 꼭 해줬던 이야기가 있다. “아마추어는 이 상품이 왜 좋으며, 왜 사야 하는지에 대해서만 말한다. 하지만 프로는 그 멘트와 함께 왜 꼭 ‘지금’ 사야만 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제4장. 불안감 : ‘지금’ 안 되면 ‘평생’ 안 된다]
신체뿐 아니라 우리의 감정에도 온도가 있다. 상대를 설득하고자 하는 내 마음의 온도는 100도인데, 상대의 마음은 꽁꽁 언 시베리아 벌판과 같다면? 당연히 내가 하는 말은 상대에게 제대로 꽂히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설득을 하기 전에는 서로의 감정 온도를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현재 상대의 기분이 어떤지, 상대가 누군가의 말을 들어줄 여유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설득을 하려면 먼저 상대와 나의 감정 온도를 맞춘 다음 제안하는 게 순서다. -[제5장. 동질감 : 비유를 제대로 활용하라]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사람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킬 수 있을까? 바로 추상적인 메시지가 아니라 구체적인 메시지로 전달하면 된다. 당신의 감정이나 느낌을 전달하는 것보다는 구체적인 상황, 경험을 이야기하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다. 버스를 타고 가다 풀을 뜯고 있는 황소를 발견했을 때 당신이 그 소를 보면서 군침을 흘리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숯불 위에 올려진 마블링 좋은 한우고기 사진을 봤다면 아마 퇴근길에 고기를 먹으러 갈 것이다. 황소와 숯불에 구운 고기, 같은 듯 다른 이 두 가지의 차이는 바로 추상성과 구체성에 있다. 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줄 때 그제야 사람들은 반응한다.
인간의 심리적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타인의 협력을 얻어내기는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마음을 열고 진정으로 다가서야 자발적인 협력을 얻어낼 수 있다. ‘존중한다’, ‘존경한다’, ‘감사한다’, ‘같이 성장하자’ 는 메시지를 말과 행동으로 함께 전하면서 울림을 줘야 한다. 이 책은 그렇게 상대의 감정을 흔들어 설득하는 비결을 간결하게 알려주고 있다.
최염순(카네기연구소 대표이사, 경영학 박사)
저자는 강의를 참 맛깔나게 잘하는 강사이다. 단순히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청중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고, 읽고 나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김승호(현대C&R 하이인재원 상무)
시대의 명사들을 강연 무대에 세우기 위해서 수많은 설득의 과정을 거쳐 왔다. 그 과정 끝에 깨달은 것은 결정적 설득의 순간은 이성과 논리에서 오는 게 아니라 바로 마음에서 나온다는 사실이었다. 말로 설명할 순 없지만 분명 존재하는 그 설득의 지점! 이 책은 바로 그 진리의 순간을 정확하게 포착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