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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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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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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1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48g | 128*188*20mm
ISBN13 9791167371898
ISBN10 1167371895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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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빛나는 모든 처음에 대하여] 박연준 시인의 첫번째 장편 소설. 여름이라는 이름을 가진 일곱 살 소녀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소설은 그가 마주하는 수많은 처음들, 불가해한 세상과의 만남을 그린다. 시와 같이 펼쳐지는 소설 속에 사라지지 않는 유년의 기억이 반짝이고 있다. -소설PD 박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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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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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별은 언덕 위에서 이루어진다. 사소한 이별이라 해도 그게 이별이라면, 올라선 곳에서 내려와야 한다. 내려오기. 그게 이별이다. 다리가 후들거리는 건 낙차 때문이다. 당신이 있는 곳과 없는 곳, 거기와 여기, ‘사이’라는 높이.
--- p.197

머리를 수그린다는 건 세상을 잠시 꺼버리고 싶다는의미다. 순차적으로 차근차근 생각할 수 없어서, 여유나 경황이 없어서다. 정말이다. 슬픔으로 타격을 받은 자는 먼저 얼굴을 숨긴다. 얼굴은 슬픔의 뒷면이다.
--- p.84

눈물을 참을 수 없을 땐 눕는다. 누우면 눈물이 들어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눈물은 기어코 흘러나와 귓속으로 들어간다. 눈과 귀는 이어져 있다. 눈이 내미는 것을 귀가 받고, 귀가 받아들이는 것을 눈이 밀어낸다.
--- p.37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있다. 유년이 시절이라는 것. 유년은 ‘시절(時節)’이 아니다. 어느 곳에서 멈추거나 끝나지 않는다. 돌아온다. 지나갔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 컸다고 착각하는 틈을 비집고 돌아와 현재를 헤집어놓는다. 사랑에, 이별에, 지속되는 모든 생활에, 지리멸렬과 환멸로 치환되는 그 모든 숨에 유년이 박혀 있다.
--- p.80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오래 잊고 있던 나의 비밀 친구를 떠올렸다. 나의 비밀 친구는 어린 시절에만 존재했고,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다. 그래서 만나본 적은 없다. 그래도 그 친구를 오래 그리워했다. 언젠가부터 내게 그런 친구가 있었다는 걸 까맣게 잊고 살아왔는데, 그리워했다는 사실조차 완전히 잊어버렸는데, 이 소설을 읽는 동안 그 친구가 몸을 얻어 내 앞에 환생해 있었다. 박연준의 『여름과 루비』에서는 ‘첫 순간’들이 무수히 쏟아진다. 유성우가 쏟아지는 황홀한 밤 같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위 날을 손에” 쥐어본 순간. 그 차가움을 만져본 순간. “계란을 쥐듯” 손을 동그랗게 말아쥐고 피아노 건반을 처음으로 눌러본 순간. 개미를 지켜보며 살아 있는 것이 살아 있다는 것 때문에 두려울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어떤 두려움들은 사랑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이 처음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섬세하고, 강렬하다. 이 처음들은 찰나이자 영원과 다름없다. 거침없이 살을 파고들어 중심을 꿰뚫으니까. 온몸에 각인되니까. 박연준은 단지 처음들을 기억해내고 재현하지 않는다. 처음을 하나하나 낱낱이 되살려놓는, 그녀만의 소생술이다. 박연준의 소설은 너무나도 살아 있다. 읽는 내내 오감이 곤두서 몸이 열리고 이야기들이 내 실핏줄을 타고 흘러 다녔다. 아주 비밀스럽고 친밀한 교류를 한 것처럼.
- 임솔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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