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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에서 아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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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에서 아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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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6월 24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260g | 132*200*20mm
ISBN13 9788952769220
ISBN10 8952769228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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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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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파트에 일주일 남짓 살았을 무렵, 문득 2호 아파트 우편함의 이름 칸에 끼어 있는 기이한 카드를 보았다. 카르티에 식으로 정중하게 인쇄된 명함에는 “홀리데이 골라이틀리 양”이라는 이름이 있고, 그 아래 모서리에는 “여행 중”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 글씨는 왠지 노랫가락처럼 내 마음속에서 빙빙 돌았다. “홀리데이 골라이틀리 양, 여행 중.” [......] 나는 복도로 나가 눈에 뜨이지 않을 정도로만 난간 밖으로 몸을 내밀었다. 여자는 아직도 계단에 서 있었다. 이제는 계단참에 다 올라, 소년처럼 짧고 색깔이 뒤섞인 머리카락이 보였다. 간간이 섞인 황갈색 머리카락, 알비노처럼 하얀 금발과 노란 머리채가 복도 불빛에 비쳤다. 여름에 가까운 따뜻한 저녁이었고, 여자는 날씬하고 시원한 검은 드레스에 검은 샌들을 신었으며, 진주 초커를 걸고 있었다. 세련되게 마른 몸매였지만 아침 식사용 시리얼처럼 건강하고 비누와 레몬처럼 청결한 분위기를 풍겼으며, 거친 분홍빛이 뺨을 짙게 물들였다. 커다란 입에 위로 들린 코. 검은 선글라스가 눈을 가렸다. 유아기를 넘어선 얼굴이었지만 아직 어른 여성의 이편으로 넘어왔다 할 수는 없었다. 나는 여자가 열여섯에서 서른 사이 어디쯤이리라고 짐작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열아홉 살 생일이 고작 두 달밖에 남지 않았을 때였다. --- pp.20~22

나도 홀리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다. 내 주머니에 든 작은 포장은, 빨간 리본이 묶여 침대에 떡 하니 놓여 있는 것을 보았을 때 한층 더 작게 느껴졌다. 아름다운 새장이었다.
“하지만, 홀리! 이건 너무하잖아요!”
“내 말이 바로 그 말이에요. 하지만 자기가 갖고 싶어 했잖아.”
“돈이 얼만데! 자그마치 350달러야!”
홀리는 어깨를 으쓱했다. “화장실에 몇 번만 더 갔다 오면 되는걸. 하지만 내게 약속해요. 살아 있는 건 결코 그 안에 넣지 않겠다고 약속해요.”
나는 홀리에게 입을 맞추려 했지만, 홀리가 한 손으로 막았다. “나도 줘요.” 홀리는 주머니 속에 불룩한 것을 톡톡 두드렸다.
“약소할까 걱정되네요.” 나는 말했고, 실제로 약소했다. 성 크리스토퍼의 메달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티파니에서 산 것이었다. --- p.85

“벨 아저씬 야생 동물은 절대 사랑하지 마요.” 홀리가 충고했다. “그게 바로 닥의 실수였죠. 그는 항상 집에 야생 동물들을 안고 들어왔었어. 날개를 다친 매라든가. 한번은 다리가 부러진 다 자란 살쾡이를 데려왔지 뭐예요. 하지만 야생 동물에겐 마음을 주면 안 돼. 마음을 주면 줄수록 걔들은 더 강해지니까. 강해져서 숲 속으로 도망가버려. 아니면 나무 위로 날아가든가. 그다음에는 더 큰 나무로 날아오를 거고. 그다음에는 저 하늘로. 그렇게 끝나는 거예요, 아저씨. 야생 동물을 사랑하게 되면. 나중에는 결국 하늘만 바라보며 끝.”
“얘, 취했군.” 조 벨이 내게 알렸다. --- p.104

홀리는 차에서 내렸다. 고양이도 데리고. 그녀는 고양이를 안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어떤 것 같아? 여긴 너처럼 거친 사나이에게는 딱 어울리는 곳일 것 같아. 쓰레기통. 쥐가 득시글대는 골목. 같이 어울릴 고양이 무리도 많을 거야. 그러니까 가.” 그러면서 고양이를 내려놓았다. 고양이가 움직이려 하는 대신 우락부락한 얼굴을 들어 노란 해적 눈으로 질문을 던지자, 홀리는 한 발을 굴렀다. “가버리라고 했잖아!” 고양이는 홀리의 발에 몸을 비볐다. “꺼져버리라고!” 홀리는 고함을 지르며 차에 도로 올라타더니 문을 쾅 닫았다. “가요.” 그녀는 기사에게 말했다. “가요, 가요.”
나는 얼이 나갔다. “참, 당신 정말이었어. 정말 나쁜 년이었어.”
한 블록 정도 갔을 때 그녀가 대답했다. “말했잖아요. 우리는 어느 날 강가에서 만난 것뿐이라고. 그게 다야. 독립적으로 사는 존재. 우리 둘 다 그래요. 우리는 절대로 서로에게 어떤 약속도 한 적 없어. 절대로…….” 그녀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경련, 병자 같은 창백한 기운이 얼굴을 덮쳤다. 차는 신호등 앞에 서 있었다. 그때 홀리는 문을 열더니 거리를 뛰어 내려갔다. 나도 그 뒤를 따랐다.
--- pp.152~153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홀리 골라이틀리가 뉴욕을 떠난 지 12년이 지난 지금, 작가가 된 ‘나’는 홀리를 알고 지내던 시절 자주 들르던 술집 주인 조 벨로부터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고 홀리에 대한 회상에 잠긴다. 작가 지망생이던 내가 뉴욕의 허름한 원룸 아파트에 방을 얻었을 때, 홀리는 그 아래층 세입자였다. 늘 건물 현관의 열쇠를 잃어버려 한밤중이든 새벽이든 이웃의 초인종을 눌러 깨우는 홀리였기에 나 역시 어느 새벽 그렇게 그녀를 알게 된다. 홀리는 낮에 자고 밤에 나가는 생활을 하는 듯했고 가끔 복도나 거리에서 마주쳐도 늘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지만, 가끔 볕이 좋은 날에는 창가에 걸터앉아 기타를 뚱땅거리며 노래도 불렀다. 청소년기의 남자아이처럼 허스키한 목소리로 곧잘 노래를 했고 그 소리가 들려오면 나는 위층 창가에 기대 노래를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홀리는 술 취한 손님을 피하려고 화재 비상구를 통해 갑작스레 내 집에 침입하고, 나는 그렇게 그녀와 친구가 되었다. 무엇에도 거리낄 것 없이 이야기하면서도 개인사에 관련된 질문을 할 때면 콧잔등을 긁으며 화제를 돌려버리는 알 수 없는 여인이었지만, 나는 조금씩 홀리에 대해 특별한 우정을 느끼게 된다. 확실한 수입이라고는 일주일에 한 번 싱싱 교도소를 방문해서 샐리 토마토라는 마약 거래단의 거물에게 ‘기상 예보’를 전달받는 역할로 받는 100달러가 전부면서도 내 생일에 터무니없이 비싼 새장을 선물해주고, 그러면서도 그 안에 살아 있는 것은 절대 넣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홀리. 하지만 스카프처럼 언제나 가볍게 세상을 떠도는 홀리는 오래 내 곁에 머물지 않았다. 마약 거래단과 연루된 일로 경찰에 체포되었다 가석방으로 풀려나자 홀리는 그대로 어디론가 사라져버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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