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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건너는 산
중고도서

강을 건너는 산

: 김용주 평전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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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8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515g | 153*224*15mm
ISBN13 9791186484036
ISBN10 1186484039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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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   위드북   평점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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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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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의 계승을 위해 ‘삼일상회(三一商會)’라는 상호로 사업

날이 갈수록 ‘삼일상회’가 번창하기 시작하자 그렇지 않아도 삼일운동을 연상시키는 ‘삼일’이란 상호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던 일본은 본격적으로 탄압과 박해를 가하기 시작했다. 만약에 일본인이 ‘삼일상회’라는 상호를 사용했다면 대수롭지 않게 지나갈 만한 일이었겠지만, 문제는 김용주라는 한국인이 ‘삼일상회’라는 상호를 버젓이 걸고 사업을 한다는데, 그것도 번창일로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눈엣가시 같았던 것이다.
처음에는 이런저런 그냥 지나가도 될 만한 잔잔한 문제들을 가지고 시비를 걸더니 나중에는 경찰고등계까지 나서서 “하필 그 많은 상호 중에서 왜, 무엇 때문에 ‘삼일’이란 단어를 넣어서 상호를 지었느냐? 혹시 우리 모르게 독립군에게 지원금을 보내는 것은 아닌가?” 하며 생트집을 잡으며 시도 때도 없이 회사를 드나들며 트집 잡기에 혈안이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는 도저히 일을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없는 죄도 만들어 애국지사들을 구속하고, 고문하여 죄를 만들어 내는 시절임을 고려하면 한 개인으로서는 여러모로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김용주는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어떡하든 ‘삼일상회’를 지키고 싶었지만, 날이 갈수록 일본 경찰고등계의 압박은 악랄해져 갔다. 김용주의 일거수일투족은 그들의 감시망에 들어갔고, 노골적으로 미행하고 있다는 점을 노출시켜 일상생활을 하는 데도 지장을 주었다. 그들이 이처럼 한 것은, 그들의 목적은 ‘삼일상회’라는 간판을 접게 만드는 것이었다. 김용주는 이런 고통 속에서도 어떡하든 ‘삼일상회’를 지키고 싶었지만, 마음과는 달리 현실은 눈물을 머금고 간판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때 느낀 김용주의 좌절감과 비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나라 잃은 서러움에 가슴이 아려왔다.

서울 수복작전과 문화재 수호

맥아더의 명령에 히키 장군도 더 이상 아무 말 못했다. 그는 김용주를 데리고 다른 방으로 갔다. 벽 전체가 한국지도로 채워져 있는 전쟁 상황실이었다. 여러 참모들이 지도를 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히키 장군은 벽에 붙은 지도 중에서 정밀한 서울시가지 지도 한 장을 떼어 테이블 위에 펼쳐놓은 뒤 김용주한테 색연필을 건네주며 말했다.
“당신이 말한, 폭격해선 안 될 가치 있는 문화재 위치를 여기에 표시해 보시오.”
“좋습니다.”
김용주는 색연필을 받아들고 덕수궁, 경복궁, 창덕궁, 남대문, 동대문 등 몇 군데를 중점적으로 가려 붉은 칠을 하다가 동작을 멈추었다. 지도에 문화재 하나하나를 지적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서울시는 대부분이 목조건물이라 한번 소이(燒夷)폭격을 당하면 그 일대 전체가 연소될 게 뻔했다. 김용주는 생각을 바꿔 정동을 기점으로 남대문을 거쳐 퇴계로에 이르는 반월형(半月形)의 지형을 따라 광범위하게 죽 선을 긋고 말했다.
“이 선을 중심으로 북쪽은 모두 폭격 대상에서 제외해 주시오.”
참모들이 김용주가 그린 지도를 놓고 면밀히 검토하더니 불가(不可)하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건 아예 서울수복작전을 하지 말라는 것이오!”
김용주는 참모들의 반발에 어쩔 수 없이 다시 범위를 조금 좁혀 정동에서 을지로, 왕십리에 이르는 선을 그어 보였다. 그러자 그것도 용납할 수 없었던지 히키 장군이 김용주의 손에서 색연필을 받아, 정동에서 청계천으로 비스듬히 구부러진 선을 그어 보이며 말했다.
“이 정도로 최선을 다해 보겠지만, 절대보장은 할 수 없으니 양해하시오.”
히키 장군이 그린 선에서 보면 덕수궁은 아슬아슬하고, 남대문은 아예 선 밖에 밀려나 있었다. 김용주는 덕수궁과 남대문 두 지점에 색연필로 굵은 동그라미를 그려 보이며 말했다.
“이 두 지점에 있는 문화재는 한국 최고의 문화재요. 장군이 그은 선으로 볼 때 위치가 위치인 만큼 이 두 지점에 대해서는 특별히 주의를 해주셔야 합니다!”
“알겠소. 최선을 다해보겠소.”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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