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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맨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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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맨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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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2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366g | 128*188*20mm
ISBN13 9788957076163
ISBN10 8957076166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많이 있으나, 손상 없는 상품
  •  판매자 :   올드타임 서점   평점5점
  •  2011년 12월 23일 출간 (하드커버)
  •  특이사항 : 2011년 12월 23일 출간 (하드커버)겉표지 스크래치 자국 및 얼룩테두리 변색본문 변색책 소개쌓아올리고 허물어지기를 반복하는 인간의 생!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수상작가 최윤이 8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 『오릭맨스티』. 2011년 봄부터 2011년 가을까지 계간 ‘자음과모음’에 연재된 작품으로, 파국을 향해 치닫는 인간군상의 모습을 작가 특유의 냉정하고 절제된 문장으로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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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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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 들어가 얼마간 앉아 있을 수 있는 권리, 그와 유사한 소멸성의 무수한 쾌락을 위해 그녀는 하루 종일 깨알 같은 숫자를 맞추고 한두 숫자 때문에 야근을 해야 하는 경리 부서의 일을 참아내고 있다. 여자에게 착각은 없다. 그 일 외의 다른 일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일테면 그냥 해보는 불평이다. 불평은 간과할 수 없는 미덕이기에 그녀도 불평을 잘하는 법을 습득한다. 여자는 말솜씨 덕분에 실제 그녀가 받아야 하는 대접보다 한결 나은 대접을 받는다. 그래도 바뀌는 것은 없다. 여하튼 여자는 늘 더 나은 기회를 엿보고 있다. 기회는 엿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도 잘 안다. 기회를 갈취하기 위해서, 거머쥐기 위해서 앞으로 튀어 나가야 하는데 그 힘이 그녀에게 부족하다. 여자에게는 보조 모터 같은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여자는 결혼을 생각했고 오늘 이 거리를 걷고 있다. ---p.8

남자의 일반적인 무표정은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실제로 그는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 있다. 그는 괴벽이 있는 동료를 이해한다. 까닭 없이 화를 내는 상사의 분노의 원인을 주변에 설명해줄 수 있다. 그것이 사실에 근거한 것이든 아니든. 누군가 부당하게 남자의 따귀를 갈겼다 치자. 그는 다음 날 따귀를 친 사람과 아무렇지도 않게 점심을 먹을 수 있다. 남자는 그런 사람이다. 남의 삶에 개입하지 않는다. 그는 남도 자기 삶에 너무 깊이 개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주변 사람들과 사이가 좋다. 그는 ‘사회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시하고 상식적인 것으로는 남자를 놀라게 할 수 없기에 남자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대체적인 일에 대해 무덤덤하다. 그는 쾌락을 중요시한다. 지극히 물질적이고 육체적인 자극에 남자는 민감하다. 고통을 싫어하는 그는 아마도 육체적인 두려움 때문에 평화주의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이다. 고통이나 쾌락만큼 구체적인 현실은 없다. 남자가 고통 대신 쾌락 편으로 기운다고 비판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다. 남자는 뜨뜻미지근하다. 인생의 열탕과 온탕을 번갈아 들락거리다 보니 어느새 그렇게 되어버렸다. 여름과 가을이 만나 봄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가을과 여름이 만나 겨울이 되었다. 이것이 이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다. ---pp.23-24

이 일을 시작하면서 나는 마치 처음인 것처럼 나를 낳아준 한 남자와 한 여자에 대해 다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상상을 했다. 잦은 결석으로 학교 생활이 불가능하게 된 나는 일찍이 부모가 수소문한 미술 치료사에게서 그림을 배우면서 소일하고 있었으니 내게는 상상할 시간이 많았다. 나의 한 자아는 무덤덤한 반응을 선택했지만 누가 자신의 원천에 대해 궁금하지 않겠는가. 내게도 나만의 동영상이 있었다. 영상은 짧고 흐릿하다. 그 짧은 가상의 동영상의 주인공은 지금의 나보다 기껏해야 대여섯 살 더 많은 나이에 결혼했으리라고 추정되는 한 젊은 부부다. 나의 나이와 입양 서류에 적힌 그들의 탄생일을 나는 계산해본다. 나는 그들의 삶에 매일 조금씩 상상의 물을 준다.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삶이 자란다. 조금씩 자라는 듯하다가는 멈춘다. 한 부부의 삶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매번 죽음으로 직진한다.
---pp.206-207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주인공은 ‘남자’와 ‘여자’ (이들에게 작가는 의도적으로 이름을 붙여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이 낳은 아이 ‘나’ 이렇게 3명이다. 복잡하고 치열하고 각박한 ‘80년대 서울의 삶을 살아가는 젊은 소시민 두 사람이 만나서 가정을 만들고 아이를 낳고 자신들의 계층 상승을 위해 여러 계획에 몰두하는 과정이 작품의 초중반부. 작품의 후반부는 여름휴가를 맞아 떠난 계곡 바캉스에서 급작스러운 태풍으로 인한 남자와 여자의 죽음 이후 해외로 입양된 ’나‘가 친절한 양부모 밑에서 성장하여 어른이 된 후 다시 한국을 찾아 자신의 부모와 자신의 어린 시절 흔적을 더듬어가는 과정이다. ‘나’가 마지막에 다다른 곳은 자신의 친부모가 바로 그해 여름, 사고로 죽은 그 계곡의 그 장소다. ‘나’는 그곳에 서서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저무는 석양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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