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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스의 시간 상점 1~2권 세트

카이로스의 시간 상점 1~2권 세트

[ 전2권 ] 잇츠힙 카이로스이동
김용세 글 / 이영환 그림 | 잇츠북 | 2024년 04월 0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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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4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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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라.”
“아, 안녕…… 하세요?”
상점 주인의 카리스마에 압도된 인하는 평소답지 않게 말까지 더듬었다.
“시간이 필요한 거로구나.”
인하는 카이의 입에서 흘러나온 ‘시간’이라는 말을 잘못 들은 게 아닌가 싶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시, 시간이요? 전 시계 배터리를…….”
“여기 있는 시계들은 모두 배터리가 없단다.”
“네? 무슨 말씀이신지……. 그럼 시계가 어떻게 돌아가죠?”
“또 다른 에너지가 있지. 아무튼 그건 그렇고 네게 필요한 시간을 골라 봐.”
카이는 다짜고짜 인하에게 여러 구슬이 들어 있는 유리 장식장을 열어 보였다. 노랑, 파랑, 빨강 세 가지 색 구슬들이 반짝이며 보석처럼 빛을 냈다. 특히 빨간색 구슬은 먹음직스런 사과처럼 매혹적이기까지 했다.
구슬들엔 저마다 이름이 있었다.
화가 피카소의 시간, 마에스트로 마라얀의 시간, 천재 연기자들의 시간, 오드리……. 처음에 인하는 카이의 말과 행동이 조금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대화를 이어 가면서 카이에게는 악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일단 그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 보기로 했다.
“이 구슬들은 다 뭐죠”
“특별한 사람들의 능력이 담긴 구슬이지.”
“능력이 담긴 구슬이라고요”
카이의 말이 여전히 황당하게 들리기는 했지만 그의 말과 행동에는 전혀 어색함이나 흔들림이 없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인하는 일단 카이의 말을 따라 보기로 했다.
“색깔별로 시간이 다르니 참고하렴. 노란 구슬은 한 시간을, 파란 구슬은 하루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빨간 구슬은 너의 인생을 통째로 바꿀 수도 있으니 잘 생각해서 골라야 할 거야.”
‘인생을 바꾸다니, 그게 말이 되나?’
새빨갛게 반짝이는 구슬 하나가 계속 인하의 시야에 걸렸다.
‘천재 연기자들의 시간’
‘연기’라는 단어가 인하의 마음을 강렬하게 끌어당겼다.
카이도 인하의 이런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
“음, 그 구슬은 좀 고민해 봐라. 방금 말했듯이 빨간 구슬은 다시 돌이킬 수 없단다.”
--- p.24~28
카이는 12개의 주황색 구슬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키 크는 시간 구슬이 12개라……. 음, 이렇게 힘든 병도 간절함과 기적이 더해지니 약으로 쓸 수 있는 행운이 오는 구나.”
윤도가 가진 특별한 시간을 추출할 때, 12개의 주황색 구슬이 검붉은 구슬을 깨고 나오면서 검붉은 구슬 껍질이 남았다. 구슬 껍질에는 윤도가 앓던 마르판 증후군이 담겨 있었다. 카이는 그것을 집어서 소멸(消滅) 통 속으로 던져 넣었다.
“이제 윤도의 부모님도 마음이 놓이겠지.”
잠시 생각에 잠겼던 카이가 서랍장에서 사진을 한 장 꺼내 들었다. 키가 아주 큰 농구 선수 부부의 사진이었다.
부부는 무척 다정해 보였다. 곧이어 카이는 사진 뒷면을 펼쳤다.
“우리 아이가 제발 엄마 아빠를 닮지 않게 해 주세요.”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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