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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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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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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1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382g | 126*188*20mm
ISBN13 9788901220352
ISBN10 890122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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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양이라면 ‘365일의 반찬 백과’, 암고양이라면 ‘다자이 오사무 주간’. 그것이 여기 규칙인 것이다. (……)
내 방에 기거하고 있는 고양이는 8대 ‘365일의 반찬 백과’이다. 어제 체중을 달아보았더니 7킬로그램이었다. 체중 7킬로그램의 갈색 ‘365일의 반찬 백과’. 한쪽 눈은 빨갛고 또 한쪽은 파랑. 콘택트렌즈를 꼈거나 한 것은 아니다. 한 달 전에는 ‘다자이 오사무 주간’도 있었다. 6대 ‘다자이 오사무 주간’. 체중 3킬로그램의 얼룩무늬 암고양이는 창문을 통해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것을 글로 써보면, “‘다자이 오사무 주간’은 ‘365일의 반찬 백과’를 남기고 뛰쳐나갔다”라는 말이 된다. 왠지 우습다. 뭐, 왠지 모르게 말이다.
---「가짜 르나르의 야구 박물지」중에서

“나는 지금도 매일 야구를 생각해.” 나는 소년에게 말했다. “아주 옛날에는 야구를 꽤나 잘 알고 있다고 믿었지.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서 점점 더 야구를 알지 못하게 되었어. 지금은 거의 야구를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 야구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이 있어. 이것을 보렴.” 공책을 소년 앞에서 펼쳐 보였다.
“자 봐, 녹색 잉크로 쓴 곳이 전부 야구에 관한 말들이야. 너와 같은 소년들에게 남겨진 말들이란다.”
“이 소년을 위해 그것을 읽어주면 어때?” 리치는 담배 연기를 뿜으며 눈을 감았다.
소년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나는 읽기 시작했다.
---「가짜 르나르의 야구 박물지」중에서

“그렇게 공이 잘 보이는데도 칠 마음이 생기지 않아요.”
“실례지만 당신은 부인을 뭐라고 부르고 있지요?”
“포수입니다.”
“맞아. 부인이 포수고, 가족은 팀원, 아드님은 배트 보이이고, 아드님이 다니고 있는 학교가 마이너리그 그리고 뭐였더라? 낮에 하는 정사가 주간 경기.”
그 말이 맞다. 권태기에 빠진 여느 부부가 그렇듯 도중에 힘이 빠지면 서스펜디드 게임, 계속해서 하면 더블헤더, 그래도 결판이 안 나면 플레이오프. 물론 비가 와서 연기될 때도 있다. 붉은 비가 내려 그라운드 상태가 안 좋을 때 말이다.
---「라이프니츠를 흉내 내어」중에서

나는 야구를 몰랐다. 내 친구들도 아빠도 엄마도 몰랐다. 선생님조차 몰랐다. 할 수 없이 나는 수업 시간에 쓰는 국어사전에서 찾아보았다.
“야구(사어(死語))……아주 옛날에 사라졌기 때문에 자세한 것은 알려지지 않았다. 긴 것으로 둥근 것을 치는 게임이라고도 전해진다. 지면에 네모난 것을 놓고 악귀를 쫓았다.”
곧바로 나는 긴 것으로 둥근 것을 쳐보았다. 아빠의 낚싯대로 딤플이 이중으로 새겨진 골프공을. 테니스 라켓으로 자몽을. (……) 거참, 이런 것을 재미있어한 고대인의 심정을 알 수가 없다.
---「센티멘털 베이스볼 저니」중에서

어떤 날은 두 시간 내로 900개의 야구 시(詩)를 짓는 고행.
713. 제목, 중견수./나는 39년 동안 센터를 지키고/대략 1만 3000개의 센터플라이를 잡아왔어/생각해보니/플라이를 잡을 때 외엔 하늘을 본 적이 없구나
또 어떤 날은 리모컨을 움켜잡고 매일 100편 이상의 포르노 비디오를 감상했다.
“큰아버지, 이제 싫증이 났어요. (……) 모든 비디오가 마지막엔 얼굴에 사정하고 끝나잖아요. 기분 나빠.”
“소년이여, 잘 듣거라. 포르노는 어린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죽도록 따분한 거야. 그렇지만 이 정도의 따분함에 지긋지긋해하면 훌륭한 야구 선수는 될 수 없어. 야구 역사에 빛날 정도의 명선수들은 대개 ‘1000번 노크’라고 해서 하루에 1000번이나 포르노를 보는 맹훈련에 힘썼어.”
---「센티멘털 베이스볼 저니」중에서

자,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 형님들. 이번에는 ‘일본 야구’를 하겠습니다. 간단합니다. 아버지, 당신은 삭제하겠습니다. 어머니, 당신은 취소하겠습니다. 맏형, 당신은 너무 복잡해. 그러니까 말소하겠습니다. 덩치 큰 둘째 형, 당신은 생략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막내 형, 당신은 교환되고 싶습니까?
아무것도 슬퍼할 필요는 없어요. 당신들 얘기는 이제부터 쭉 일기를 교환하며 몇 번이나 취급할 테니까요.
---「일본 야구 창세 기담」중에서

“기교에 빠지기 쉽지, 우리들은.”
“맞아. 그러다 껍데기 안에 틀어박혀버려.”
“그리고 ‘하겠습니다’라는 어감이 매일 다르지?”
“과연, 너만큼은 속일 수가 없어. 어감, 어감이야. 네가 좋은 말을 가르쳐주었어. ‘합니다’라는 미묘한 어감의 차이가 미묘하게 뭔가에 작용해서 시합에 미묘한 영향을 주는 거야. 아주 최고의 미묘함이야. 말하기 어려운 미묘함. 무서워진다.”
---「사랑의 스타디움」중에서

랜디의 연구에 따르면, 그가 스기나미 구립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의 3분의 1은 일본 야구에 관한 것이었다.
“내 감상을 말하자면”이라고 랜디는 쓰고 있었다. “그 탄생 이래 야구는 발전과 분화를 거듭하여, 미국 야구에서 마다가스카르 야구 그리고 스페이스(우주) 야구에 이르는 대략 9000개 정도의 아류를 낳아온 것인데, 일본 야구만큼 우아하고 감상적인 것은 없었어.”
(……) 이것이 한신 팬인 극작가가 내게 보내온 편지야. 친애하는 친구여. 1985년에는 그러한 일이 있었던 거야.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확실히 그의 주장에는 이상한 구석도 있어. 하지만 그게 어떻다는 거야?
---「일본 야구의 행방」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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