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는 신음소리를 냈고 토하기라도 할 듯이 아랫입술을 벌리며 떨었다. 그는 좀더 큰 소리로 신음하더니 고개를 뒤로 젖히고 두눈을 뒤집었다. (...) 서서 그를 내려다 보고 있는 뱀파이어의 창백한 비푸는연한 핑크색을 발했다. 마치 핑크빛 조명을 받아 그의 몸 전체가 그 빛ㅇ르 다시 발산하는 것 같았다. 그의 입술의 살결은 어두운, 색깔로는 거의 장미색이었고 관자놀이의 현관이나 두 손이 그의 피부에서 그저 약간 구별되는 정도였으며 그의 얼굴을 젊고 매끄러웠다.
'제가 죽을까요?'
(...)
--- p.455
뱀파이어는 아주 창백하고 미끈하여 마치 탈색한 뼈로 조각한 것 같았다. 얼굴 역시 하나의 조각처럼 생기가 없었지만, 젊은이를 강렬하게 내려다보는 빛나는 녹색 눈동자는 해골 속에서 타오르는 하나의 불길 같았다. 그러나 그때 뱀파이어는 거의 동경하는 웃음을 지었고, 만화에서처럼 무한히 유연한 희 얼굴을 최소한의 주름을 지으면서 움직였다. 그는 부드럽게 물었다."자네 보았나?"
젊은이는 벌벌 떨면서 강렬한 빛으로부터 자신을 막으려는 듯이 손을 들었다. 그는 눈을 들어 술집에서는 무심히 지나쳤던 잘 재단된 검은 외투, 어깨 망토의 긴 주름, 목에 매어진 검은 비단 넥타이, 그리고 뱀파이어의 살결만큼이나 창백한 희 깃의 반짝임 등을 천천히 훑어보았다.
"자, 지금도 인터뷰를 하고 싶은가?" 젊은이는 입을 열었지만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서 말했다. "예."
--- pp.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