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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길
중고도서 사형수와 함께하는

십자가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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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2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164쪽 | 146g | 110*165*20mm
ISBN13 9788932112862
ISBN10 893211286X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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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죄의 늪에서 허덕이는 우리가 당신께로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시는 주님! 제가 달려가겠습니다. 무거운 십자가에 눌려 넘어지신 당신을 부축해 당신의 십자가를 함께 지겠습니다.
예수님께서 겪으신 그 수많은 고통과 괴로움, 당신이 쓰러지신 그 길에서 제 자신을 바라봅니다. 철창에 갇힌 차디찬 냉방 속 수인은 암울한 하루하루,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순간들을 맞고 있습니다. 하오나 예수님, 고통 속에서도 당신만을 바라보며 힘을 얻게 해 주소서! 오로지 당신만이 제 고통을 아시니 제가 다시 일어설 때까지 기다려 주소서. --- 제3처 예수님께서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김 아우구스티노) 15쪽

어리석고 보잘것없는 저는 세상살이 할 때 온 세상을 제 것으로 생각하며 자만과 오만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온갖 집착과 욕심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을 보냈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죄를 짓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피해자 가족에게는 치유할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안겨 주었고, 또한 제 가족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통의 굴레를 씌웠습니다.
주님,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상처받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며 회개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더 혹독한 고통 속에서 희생하고 기도하며 주어진 시간을 소중하게 살아가겠습니다. --- 제1처 예수님께 사형 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도 토마스) 41쪽

저에게 사형 선고가 내려지던 순간, 그곳에 와 있던 아내가 “악, 안 돼!” 하고 질렀던 비명이 지금도 잠결에 들립니다. 그와 함께 연옥 영혼들의 아우성이 들리고, 가위에 눌려 더 이상 잠들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사형수가 된 저에게 가장 무거운 형벌은 죽음이 아니라 양심의 가책입니다. 사형수로서의 삶이 오래 지속되면서 감추어져 있던 지난날의 잘못까지 낱낱이 성찰하게 되었습니다.
그 일들이 하나씩 하나씩 떠오를 때마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어도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져 두 손으로 제 얼굴을 가립니다. --- 제1처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이 아우구스티노) 71쪽

아침 기도 시간에 십계명을 소리 내어 읊고 있습니다. 열 가지 항목을 하나씩 외울 때마다 열 번의 큰 아픔을 느낍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파도 감추거나 도망치지 않습니다.
운동장으로 가는 복도를 걷는데,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제 가슴에 달린 빨간 명찰을 힐끔거리며 볼 때, 제가 말한 의도가 잘못 전해져 비난의 목소리로 돌아올 때 저는 넘어집니다.
매일 넘어지는 저에게 하느님의 사람들이 주님의 말씀을 가지고 다가와, ‘사람은 누구나 한 번은 실수할 수 있는 거’라면서 저를 일으켜 세워 놓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 --- 제3처 예수님께서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이 아우구스티노) 74~75쪽

어머니, 생각만 해도 가슴이 무너지는 이름입니다. 어린 시절 가난하게 살았던 저는 어머니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어머니는, 자식은 서울에서 키워야 한다며 무능한 남편과 어린 자식 셋을 데리고 무작정 상경하셨습니다. 방 한 칸 없어 철거민으로 쫓기고, 리어카 야채 행상에 노점 국밥집까지 가리지 않고 “너희들을 위해서라면 못할 일이 없다”며 억척을 부리셨습니다.
그 어머니가 이제는 사형수가 되어 버린 아들을 만나기 위해 새벽부터 교도소 문 앞에 오셔서 기다리십니다. 저는 매일 무릎을 꿇습니다. --- 제4처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시다(이 아우구스티노) 77쪽

사랑하는 예수님,
저의 고통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고통은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게 합니다.
비록 지금은 잠시 고난을 겪고 있지만,
그것은 부활의 영광에 이르기 위해
필요한 과정임을 알고 있습니다.
때때로 아귀처럼 달려드는 자책감으로 당신 사랑에서
멀어져 암흑에 빠지지 않도록 지켜 주소서.
주님께서는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라고 약속하셨으니,
감옥 안 현실이 힘들고 앞날이 불투명해도
주님 말씀만 믿고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저와 함께 해 주소서.
- 제14처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정 프란치스코) 126-127쪽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달렸던 죄수처럼
제가 뒤늦게라도 주님을 알아보게 해 주소서.
한평생 잘못 살았다고 후회하고
이제는 그 삶을 돌이킬 수 없어도
이 순간만은 주님을 맞이하는 시간이 되게 해 주소서.
주님을 깨닫는 그 순간이 새롭게 시작하는 시간이니,
주님께는 너무 늦은 시간이란 없음을
깨닫게 해 주소서.
--- 제11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묵상합시다(정 야고보) 1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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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들의 진실된 묵상이 자비로운 심판관이신 하느님 앞에 봉헌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더 많은 분들이 이들과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세상 어느 한 사람도 잃지 않으시려는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이 땅 위에 이루어질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염수정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 대주교)
그들은 사형수이다. 그들은 살았지만 죽은 자이고 매일매일 골고타를 향해 출발하는 자들이다. 나는 그들과 9년째 친구로 지내며 그들의 내면이 어떻게 조금씩 더 빛으로 향해 갔는지를 지켜보았다. 가끔씩 그들은 나를 울게 하는데 이미 죄지어 그것을 씻어 내고 있는 자들이 늘 죄짓고 있는 나를 정화시키는 것이다. 죄가 많은 곳에 내리는 풍성한 은총으로 그들은 매일 연옥을 겪으며 그 불꽃으로 정화되고 있다. 오늘 이 책을 통해 나도 그들과 나란히 서서 골고타를 향한다.
공지영 (작가)
그들의 죄가 어쩌면 그들만의 죄가 아니라 그들을 좀 더 따뜻하게 대해 주지 못하고, 그들에게 사랑을 나누지 못한 우리의 무책임에도 있지 않을까 묻고 싶었습니다. ……
사형수 형제들의 기도를 함께하며 어쩌면 수많은 이들을 마음속으로 죽이고 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만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죽을힘을 다한 형제들의 회개와 반성의 기도가 어쩌면 그들만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 자신에게 더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형수 형제들의 귀한 묵상과 나눔이 부족하나마 피해자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속죄와 용서의 도구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또한 이 기도를 함께하시는 모든 분에게도 용서와 화해의 도구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김성은(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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