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목사님 딸이 아닌 게 다행이에요. 페이스는 가엾게도 오늘밤 춤추러 가지 못해서 굉장히 화나 있어요. 물론 유너는 그런 일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싶지만요. 춤을 추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서 부엌에서 엿만들기를 한다고 누군가가 페이스에게 이야기했어요. 그때의 페이스 얼굴을 보여주고 싶어요. 젬과 페이스는 아마 저녁 내내 바위 위에 앉아 있을 거예요. 젬과 페이스는 아마 저녁 내내 바위 위에 앉아 있을 거예요. 알고 있나요? 우리는 모두 전의 '꿈의 집'까지 걸어가 거기서 등대로 배를 타고 가는 거예요. 굉장히 멋지지요?"

미스 올리버는 비꼬듯 말했다.
"나도 15살 무렵에는 과장하여 말하기도 하고 최상급 형용사를 쓰기도 했지. 이 파티는 젊은 사람들에게는 틀림없이 유쾌하겠지만, 나는 지루할 거야. 남자아이들은 어느 누구도 나같은 노처녀와는 춤추려 하지 않겠지. 젬과 월터가 인정상 한번은 신청해 주겠지만. 이야기 상대가 되어줄 사람도 없을 거야. 그러니 너처럼 기특할 만큼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라고 해봐야 소용없는 일이야."

앤네 아이들 가운데 예쁘장한 말괄량이 막내 릴러 - 어느 누구도 릴러의 밝은 담갈색 눈과 매력넘치는 미소를 거부하지 못한다. 열다섯 살이 된 릴러는 난생 처음 포 위즈 등대 댄스파티에 간다. 그곳에서 잘생긴 케니스 포드와 가슴 설레이는 첫 입맞춤을 한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으로 잉글사이드가 위기를 맞는다.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도전이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는 릴러 앞에 기다리고 있다. 그녀의 오빠는 전쟁터로 떠나고, 릴러는 고아가 된 갓난아이를 커다란 수프 그릇 속에 넣어서 집으로 데리고 온다. 그녀는 용감한 작은 숙녀로 <적십자 소녀단>을 운영한다. 그녀를 변화시키는 극적인 위험 속으로 조금씩 한발 한발 들여놓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