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이야길 아버지로부터 들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버지라면 나보다 훨씬 잘 설명할 수 있거든!"
"그래. 듣기로 해. 다음에 제정신이 드시면 말이야."
메리가 약속했다.

"그날 밤, 네 아버지께서 서재에서 여러 가지 말씀을 해주셨는데, 와일리 아주머니가 돌아가신 것은 내가 기도했기 때문이 아니라고 확실히 이해시켜 주셨어. 그때부터는 마음이 편해졌지만 그래도 기도에는 조심하기로 작정했어. 어렸을 때 배운 시를 암송하는 것이 제일 안전해.

그런데, 유너! 어쩔 수 없이 기도할 수밖에 없다면 하느님보다는 악마에게 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 하느님은 어쨌든 선하다고 네가 말했으니까 인간에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하지 않겠지만 내가 판단할 수 있는 한 악마는 달래줄 필요가 있어. 악마에게 기도하는 것이 이치에 맞을 것 같아. '좋은 악마여! 부탁드리오니 날 나쁘게 부추기지 말아주십시오. 그대로 가만히 있도록 기원합니다'라고. 그렇지않니?"

"아냐! 악마에게 기도하다니 잘못된 일이지! 악마는 나쁘니까. 거기에 기도해도 소용없어! 더욱 화나게 만들어 더 나쁜 짓을 할지도 모르지."

여섯 개구쟁이들의 어머니가 된 앤 셜리. 잉글사이드 아이들은 그들만의 특별한 공간을 발견한다. 그곳은 단풍나무숲 맞은편 작은 계곡으로 언제나 온화한 바람이 분다. 월터가 그곳을 <무지개 골짜기>라고 이름붙였다. - 메러디스 목사는 아내를 일찍 여의었다. 딸 둘과 아들 둘이 있지만 그가 몽상가인 탓에 아이들을 돌보지 못한다. 어느 날 목사관에서 메리 반스라는 고아가 찾아 드는데……

메러디스네는 잉글사이드의 아이들과 그들만의 은신처 무지개 골짜기에서 만난다. 모두들 불쌍한 메리를 고아원에서 구해 내기 위해서, 외로운 목사님이 행복을 찾도록 힘겨운 싸움을 한다. 그리고 애완용 수탉이 수프 건더기 신세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은밀한 계획을 세운다. 언제나 좌충우돌 실수연발이지만 그들 마음은 순수하기만 하다. 무지개골짜기에서는 항상 신기한 모험의 사건들이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