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만든 이들의 말
손가락 없이 태어난 ‘오타 미유키’가 2학년 때 쓴 글
나는 지금 후지마쓰키타 초등학교 2학년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두 손이 없지만 친구들이랑 사이좋게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합니다.
1학년 때는 장난꾸러기 남자애들한테서 ‘손 없는 인간’이라고 놀림도 많이 받았지만,
2학년이 되고부터는 그런 말도 별로 듣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친구들이 별로 놀아주지 않았지만 요즘에는 같이 놀아줍니다.
지금 나는 혼자서 화장실에 갈 수 있도록
바지를 올리고 내리는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덥고 시간도 아주 많이 걸려서 힘이 들지만
어른이 되어서 뭐든지 혼자서 하고 싶어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엄마가 아이에게 주는 선물은 엄마의 장애입니다.
- 글을 쓴 시자와 사요코
태어날 때부터 왼쪽 손가락이 없는 나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일은 꿈의 꿈이다.’
이런 말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1946년 스물한 살의 나이에 첫아이를 낳았고, 아이에게 왼쪽 손가락이 없는 것을 알고 앞으로 어떻게 키울까 고민을 거듭한 끝에 자신이 죽은 뒤에도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경제력을 키울 것, 결혼은 할 수 없다는 것을 내가 어릴 때부터 들려주었습니다. 이것이 엄마가 나에게 준 선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엄마가 암으로 돌아가시기 반 년 전에 결혼을 했습니다. 아이도 낳았습니다. 어머니가 된 기쁨으로 이 아이에게 앞으로 어떤 무거운 마음의 고통이 닥쳐올지는 예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고통은 어머니와 나로 충분했습니다.
딸이 두 살이 지났을 무렵, 갑자기 ‘엄마 손은 귀신 손 같아.’라고 말했습니다. 너무나 잔인한 말에 슬퍼서 딸을 안고 울었습니다. 그때부터 딸이나 친구들에게 어떻게든 나의 장애를 잘 전달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한 끝에 그림책의 형태로 어린이들에게 건넬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이 그림책은 내가 회원으로 있는 ‘선천성사지장애아부모 모임’의 수많은 어린이들에게도 큰 격려가 될 것입니다.
다행히도 출판사에서 내 생각을 받아들여 출판하기로 했습니다.
‘부모모임’ 사람들도 크게 찬성해 주어 노베 씨와 공동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림을 그릴 화가는 인품과 그림에 강하게 끌렸던 다바타 씨 외에는 다른 사람은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다바타 씨는 망설였지만 결국 수락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들 - 다바타 씨, 노베 씨, 편집자, 이렇게 네 사람을 중심으로 하여 빵 반죽을 하듯이 문장을 쓰고 고치고, 또 쓰고, 그렇게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만나서 의논하는 작업을 해 왔습니다. 돌아보니 5년이 지났습니다.
그 글에 처음 밑그림이 그려졌을 때의 감동이란! 삿짱에게 생명의 불이 켜져 수많은 삿짱이 생겨난 것입니다. 그것은 이 세상에 나 혼자만 기형의 손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세뇌당하여 내내 그렇게 생각했던 나였고, 그리고 ‘부모모임’의 어린친구들이었습니다.
나는 지금 딸이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입니다. 나의 삶에 가장 중요한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딸은 10년 동안 성장하면서 엄마의 손을 귀신 손에서 귀여운 손이라 말하고, 그리고 엄마의 딸이라서 좋다고 말하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이런 저런 말을 듣고 마음에 상처를 입었던 사실도 최근에야 이야기했습니다.
아이는 엄마의 장애를 지켜보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부모인 나는 그만큼 부모의 본령을 다하고 있을까, 자문해 봅니다. 내가 아이에게 주는 선물, 그것은 이 엄마의 장애라고 이제는 가슴을 펴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그림책을 만든 덕분입니다. 꿈을 이루고 살아가는 나 자신과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여러분도 꼭 삿짱과 악수해 주세요
삿짱이 정말 좋아서 이 그림책을 만들게 되었답니다.
삿짱과 굳게 손을 잡고 그림책을 만들었지요.
책을 만든 많은 사람들, ‘부모모임’ 사람들, 출판사 사람들, 인쇄소 사람들 그리고 나까지 모두 삿짱에게서 신기한 힘을 받아 엄청 씩씩하게 열심히 이 그림책을 만들었답니다.
완성된 그림책에도 신기한 힘이 있어서, 놀랍도록 많은 사람들이 이 그림책을 읽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에서 삿짱을 좋아하는 고리가 점점 퍼져갔습니다.
한국에 있는 여러분들도 꼭 삿짱과 악수해 주세요.
- 그린이 다바타 세이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