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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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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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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0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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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있는 삶》 본문 중에서
나는 1933년 음력 8월 29일 함경남도 흥남시 서호진에서 태어났다. 나의 형제는 삼남 일녀로 형님 두 분과 누나가 있다. 두 형님은 아버지의 고향 세포리에서, 누이와 나는 서호에서 태어났다. 어머니가 마흔이 다 되어 막내인 나를 낳으시니 큰형님과는 15년, 둘째 형님과는 9년의 나이 차이가 났다. 큰형수가 시집을 오니 내가 아직 기어 다니고 있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어린 막내를 나이들 때까지 못 봐줄까 봐 항상 나를 안쓰러워하셨다.

나의 고향 흥남은 그저 함흥 남쪽 지역을 가리키는 말로, 1920년대 초까지는 지명이 따로 없었다. 그러다 1927년 일본 재벌 누구치가 일본질소비료주식회사의 비료 공장을 세우고, 부근에 장진강과 부전강 수력발전소가 들어서면서 흥남시라는 대표적인 중화학 공업도시가 되었다. 사실 흥남이 유명해진 것은 한국전쟁 때 많은 북한 사람이 이곳에서 남한으로 피난을 간 흥남철수 작전 때문이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에”로 시작하는 가수 현인의 〈굳세어라 금순아도 바로 그때를 노래한 것이다.
ㅡ ‘나의 고향 흥남 서호진’, 25쪽에서

나의 오른손은 중지와 약지가 손바닥에 붙은 상태여서 나머지 손가락을 펴면 특이하게도 수화의 ‘사랑합니다’의 모습 그대로이다.
요즘은 방송이나 일상에서 손가락들을 접어서 수화의 ‘사랑합니다’라는 표현을 자주 볼 수 있는데, 그때마다 우리 아이들은 내게 농담을 할 정도이다.
“아버지, 이제는 오른손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내밀고 다니셔야겠네요.”
내 손이 겪은 일말의 불운이 지금은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예닐곱 살 때 함흥에 가서 오른손을 펴는 수술을 받았다. 두 살 때도 수술을 받았다고는 하는데 기억에는 없다. 어쨌든 큰형님이 함흥에 있는 제혜병원에서 귀 수술을 한 일이 있어 어머니와 병원에 갔다가 의사와 상담한 뒤에 나도 수술을 받았다.
그때는 마취도 없이 손에 빨간약(머큐로크롬)만 온통 발라놓고 곧바로 칼을 들이댔다. 어찌나 아프던지 조그만 녀석이 어른들한테 온갖 욕을 해대면서 소리소리 질렀다. 수술을 다 마치고 손에 나뭇조각으로 깁스를 해주어 붕대를 칭칭 감고 집에 왔다. 나중에 서호 집에서 큰형님이 한번 보자고 해서 붕대를 풀었더니 손이 펴져 있었다. 병원에서 수술 부위에 피부를 이식해야 다시 오그라들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결국 시간이 지나 다시 오그라들어서 그대로 굳어버렸다.
ㅡ ‘나의 오른손’, 28쪽에서

6.25 한국전쟁은 남쪽에서 벌어져서 우리 가족은 전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자세히 알 수 없었다. 그런데 그해 9월 28일, 서울이 수복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어서 국군과 연합군의 북진이 시작되었고, 10월에는 연합군이 흥남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정평 근처까지 왔다는 소식을 접했다. 낮에는 하늘에서 연합군 비행기가 날아다녔다. 비행기는 함흥 시내 하늘에서 무언가를 뿌려댔다. ‘삐라’였다.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공산당이 나쁘다는 얘기를 쓴 것 같다. 나는 삐라를 하나 주워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전세가 역전되자 인민군의 상황 또한 많이 달라졌다. 북으로 후퇴를 해야 하는 시점이 된 것이다. 인민군이 후퇴하면서 흥남공장 노동자들에게 해방 공원에 저장해놓은 양곡을 나눠준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전쟁과 큰형님의 죽음’, 69쪽에서

우리는 주로 미제 폰즈 크림, 일제 우데나 크림, 스킨 등 화장품을 팔았는데, 대부분 문산, 동두천 등의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물건이었다. 장사를 잘 해 보려고 요샛말로 인테리어를 하기 위해 유리진열대를 장만하려는데 돈이 없었다. 결국 아내의 백금 약혼반지를 팔 수밖에 없었다. 나름 잘해보려는 욕심에 남들보다 훨씬 좋은 고급 진열대로 들였다.
사실 나는 그때까지, 물건을 팔면 그 돈이 그대로 모두 내 돈이 되는 줄 알 정도로 장사에 무지했다. 물건의 원가를 제한 것이 이득이라는 개념조차 없는 초보였다. 물건 파는 일은 아내가 전부 맡아 하니 나는 상품을 조달하고 운반하는 일과 나머지 잡일들을 부지런히 해냈다.
아내의 피부가 워낙 좋다 보니 손님들이 어떤 화장품을 쓰냐고 묻는 일도 많았다. 그럴 때 이런저런 화장품 쓴다고 하면서 상품을 권하면 좋을 텐데, 아내 성품이 그런 시늉을 잘 못했다. 그러다 보니 더 팔 수 있는 것도 제대로 못 파는 일이 많았다. 원래 아내나 나나 장사꾼 기질은 별로 없는 편이라서, 그저 정직하고 열심히 일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남보다 안 입고 안 쓰고 절약해서 한 푼 두 푼씩 모아나갔다.
ㅡ ‘장사를 시작하다’, 149쪽에서

봉진이는 한참 무더운 1962년 7월 20일에 태어났다. 종로구 예지동에 살 때였는데 셋집의 환경이 열악하고 돌봐주는 식모도 열다섯 살 아이에 불과했으니 돌 전부터 병치레가 많았다. 어느 날 더위를 먹어서인지 배탈이 나서 배가 수박처럼 부풀어올라 울어댔다. 요즘 기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아기처럼 비쩍 말라 머리만 크고 팔다리는 살이 하나도 없이 배만 튀어나온 모습이었다. 유명한 방소아과까지 찾아가 약을 지어 먹였어도 차도가 없었다. 좋다는 방법은 다 써봤지만 여전히 울어대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인가 애가 탄 나머지 어른 설사약을 조금 물에 타서 먹여보았다. 봉진이 배에서 부륵부륵 소리가 나면서 설사를 하더니 부푼 배가 가라앉으면서 회복하기 시작했다.
젖을 먹이기 힘든 상황에서 미제 분유라도 구해서 먹였으면 좀 나았을 것을, 당시엔 그런 생각까지는 못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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