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풍요로워지는 여행 _키스 벨로스 Keith Bellows(내셔널 지오그래픽 트래블러 편집장)
인도 남부 지방이었다. 나는 여든은 족히 돼보이는 얼굴에 주름이 깊게 파인 노인 앞에 앉아 있었다. 노인은 한 시간도 넘게 내 눈과 손발을 꼼꼼히 뜯어보며 자기는 지금 내 영혼을 들여다보고 있노라고 말했다.
“자네는 몸과 마음의 평정을 찾고 자네가 진실로 원하는 것을 찾아야 하겠네,”
6년 전의 일이었다. 그때 나는 노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이 세상은 너무나 바삐 돌아가고 해야만 할 일들이 정말 많다. 꼭 지켜야 할 약속들, 꽉짜인 일정표, 짜증나는 교통체증, 잃어버린 시간들, 집과 일터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듯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상들. 삶의 속도가 빨라지고 복잡해질수록 우리는 보다 심오하고, 보다 변화무쌍하고, 보다 사색적인, 그래서 우리 삶의 속도를 늦추고 잠시 숨을 돌리게 할 수 있는그 무언가를 찾게 된다. 그 무언가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싶은 깊은 갈망이 꿈틀거린다. 우리의 본성은 수백 년 동안 인간을 인도하고 감동을 주었던 신성한 힘과 상징, 기호, 믿음과 같은 성스러운 것들을 통해 복잡한 현대 생활로부터 안식을 주는 부적 같은 것을 찾아가게 한다.
『일생에 한 번은 가고 싶은 성지 여행』은 영성이나 종교에 관한 책이 아니다. 우리 마음속에 품고 있는 이상향과 우리가 딛고 서있는 땅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래도록 전승돼 온 선현들의 지혜와 먼 오지의 문화들, 아주 독특하고 특별한 풍경을 우리에게 소개해 준다. 또한 이 책은 마음을 변화시키고 감동을 주는 매혹적인 장소로 이끌어 준다. 그것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와 삶이 변화되고, 자연의 힘과 우리 몸의 리듬이 교감할 수 있게 해준다. 여행은 단순히 시간과 공간을 따라 몸만 움직이는 것이 아닌, 영혼이 함께 움직이는 여정이어야 한다. 나는 인도에서의 경험을 통해 나의 여행이 그때부터 시작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독자분들도 이 책을 통해 진정한 여행이 시작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