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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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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국의 시대, 한 사회학자가 안내하는 읽고 생각하고 쓰는 기술

리뷰 총점6.0 리뷰 4건 | 판매지수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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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0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24쪽 | 400g | 135*210*30mm
ISBN13 9788997889822
ISBN10 899788982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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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위에 쓸 때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종이가 너무 작으면 마음 쓰이는 사항 전부를 적기에 모자라고, 종이 위에서 사고가 전개될 여지가 없어져버린다. 그런데 이 단계에서는 몇 장에 걸쳐 이어서 쓰는 메모 같은 것은 또 의미가 없다. 한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나 자신의 신체감각으로 말하자면, 기껏해야 A4 크기 한 장 정도가 딱 알맞다. 생각나는 것을 무작위로 써나가다보면 양이 꽤 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압축해서 한눈에 들어오는 메모로 재배치할 필요가 있다. 거기까지 해낼 수 있다면, 눈앞에서 허공에 둥둥 떠다니던 아이디어 이전의 아이디어를 확실히 붙잡을 수 있다는 확신에 가까운 감촉을 얻게 된다.--- p.28

분명히 말하자면, 인간이 특별히 생각하는 동물은 아니다. 오히려 어느 정도 이상으로는 생각하려 하지 않는 동물이다. 또 그 어느 정도 이상을 생각할 때라고 해서 ‘그래, 이제부터 힘내자’ 하고서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생각을 하나. 타자가 주는 충격(impact)이 있어야 한다. 그런 충격이 없으면 인간은 생각을 하게 되지 않는다.
생각한다는 것은 불안한 것이다. 불안하기에 생각하는 것이라고 해도 좋다. 그 불안은 어디서 오는가. 역시 넓은 의미에서의 타자와 조우하는 데에서 온다. 그것에 대해 얼마나 민감한가에 따라 사고의 깊이가 결정되는 면이 있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은 닫힌 세계 가운데서 안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놀라거나 감동하거나 하는 것은 자기 안에 서 있는 세계로 수렴되지 않는 무언가를 감지했을 때이다. 그때 사고가 시작되지만, 거기서 정신 바짝 차리고 생각하지 않았다가는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버리는 것이 인간이다. 생각한다는 것의 최종 산물은 언어이기 때문에, 그것을 언어화하지 않으면 자신이 느낀 감정은 그 순간 그대로 사라져버린다.--- p.47

사멸하기에 삶이나 역사는 허무하다는 감각을 〈시간의 니힐리즘〉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시간의 니힐리즘〉은 이상의 두 가지 감각을 전제로 내린 결론이다. 삶의 목적이 끝없이 미래로 미뤄지는 것은, 시간이 수직선(數直線)처럼 추상적으로 무한하기 때문이다. 혹은 최종 결과에만 의미가 있다고 여겨지는 것은, 차례차례 과거가 되는 ‘현재’는 소멸해가는 것으로 관념화되고 그것이 남긴 결과의 가치만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시간의 니힐리즘〉의 근거가 되는 두 가지 시간 감각은, 그러나 결코 절대적 진리가 아니다. 즉 유한한 시간이나 귀무하지 않는 시간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것이다.--- p.70

즉 소설의 불가능성이란 동시에 신의 불가능성, (현대사회에서) 신의 부재마저 의미한다. 소설이 불가능한 이유, 속죄가 불가능한 이유, 그리고 신의 존재가 불가능한 이유는 전부 같다. 이 세계에는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죄가 있다. 브리오니의 거짓 증언처럼. 무차별 살인처럼.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어째서 이토록 파괴적인 죄의 존재를 허락한 것일까, 이런 의문이 어쩔 수 없이 터져나온다. 세계를 창조하고 주재하는 신이 존재한다면, 이 세계의 온갖 일들은 신이 그것을 허용할 정도로는 선할 터이다. 달리 말해, 속죄할 수 없는 일이 존재한다는 것은 곧 신의 치명적 실패를 의미한다. 그뿐 아니라 애당초 신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회의, 아니 확신을 산출해버린다.--- p.204

그러나 실제로 근대과학의 기초를 쌓은 것은 마술적인 것을 거부한 기계론이 아니라 마술적인 원격작용을 그대로 계승한 뉴턴이었던 것이다. 흥미로운 역설이다. 실제로는 (데카르트의 이론이 아니라) 뉴턴 역학이 자연 현상을 기계론적 인과관계의 맞물림으로 엄밀히 설명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다만 뉴턴에 기초한 기계론은, 물체 사이의 공감 및 반감을 원류로 하는 ‘원격작용’을 전제로 할 수밖에 없다. 그 원격작용의 원인, 중력의 원인은 무엇일까.
뉴턴이 최종으로 도달한 해답은 다음과 같다. ‘기계론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제1원인’은 ‘비물체적이고 생명과 지성을 갖고서 편재하는 존재자’, 즉 신이라는 것이다.--- p.267

그럼에도 왜 나는 이런 무모한 방식으로 집필을 하고 있는 걸까. 이것저것 사정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간단히 말해 인생이 유한하기 때문이다. 이 나이가 되어보니 인생이 유한하다는 것을 통렬하게 자각하게 되었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젊을 적에는 어쩐지 인생이 무한히 계속될 것만 같은 환상을 품고 있었다. 그랬기에 쓰고 싶은 것이더라도 그 주제가 아주 어렵고 준비에도 방대한 작업이 필요한 것이라면 ‘더 나중에 집필해야지’ 하며 뒤로 미루어왔다. 하지만 50세가 됐을 때부터는 인생이 어느 시점에선가는 확실하게 끝난다는 사실을 생생히 실감하게 되었다. (...) 이리하여 나는 젊을 적부터 줄곧 쓰고 싶었던 것, 생각하고 싶었던 것, 탐구하려던 것에 적극적으로 달려들게 되었다. 그 결과 여러 권의 작업을 동시병행적으로 진행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p.295

논문이건 저서건 다 불특정 다수의 독자를 향해 쓰는 글이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편집자를 향해 쓴다. 나 아닌 다른 집필자들도 그러리라고 생각하는데, 쓰는 동안에는 아무래도 편집자의 시선을 의식한다. 편집자가 어떻게 읽을까, 어떤 감상을 가질까 등등을 상상하면서 쓰게 되는 것이다.
쓴 것이 얼마나 많은 어떤 독자들에게 도달하게 될지는 쓰는 단계에서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확실하게, 한 사람의 독자에게 도달한다. 게다가 그는 최초의 독자이다. 그 최초의 독자야말로 편집자이다. 그러므로 나는 글을 쓸 때 우선 편집자의 비평적 의식을 만족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편집자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그 너머에 있는 불특정 독자를 만족시킬 수 없을 거라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내 직관으로는 편집자라는 매개를 거치지 않고 갑자기 불특정 독자를 향해 쓰는 것보다는, 편집자라는 〈구체적 타자〉를 중간에 개입시키는 편이 글의 질을 현격히 끌어올려준다.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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