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전히 신화의 중심에 살고 있다. 첨단과학의 상징인 21세기에도 세계의 신화는 새로운 형태로 문화를 이끌고 있다.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의 모티브, 때론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신화는 여전히 살아 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신화는 변주곡이 되어 나타난다.
도대체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어떤 부분이 신화의 변주곡인가 궁금할 것이다.
그 첫 번째 발걸음을 이 책으로 시작하기 바란다. 이 책은 이 넓은 세계에 어떤 신들이 있고 어떤 활약을 했는지 손쉽게 알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신들의 이름으로 찾아볼 수 있는 세계 신화의 안내서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켈트’라는 명칭은 B.C. 600년경 고대 그리스 인이 서유럽에 거주한 이민족을 ‘켈토이’라고 부른 것에서 유래했다. 켈트 인의 기원은 아직도 깊은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 그들은 몇몇 부족이 공통적인 문화와 언어로 느슨하게 맺어진 집단이었다.
켈트에는 다른 민족과 같이 천지 창조 신화가 없다. 그러나 그 여부는 확실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켈트 인은 기록된 것을 믿지 않고,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와 정확하게 훈련된 기억력만을 진실로 여기는 독특한 관습이 있었다. 드루이드교의 승려는 예언을 하고 마술을 부릴 수 있었으며 왕권에 견줄만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신들과 영웅들의 이야기는 이러한 드루이드교 승려의 정확하게 훈련된 기억력을 통해 구전되었다. …
--- 3부 켈트 신화 중에서

… 죽음의 숨을 토하는 훔바바는 예상을 뒤엎는 강적이었지만 태양신 샤마슈의 도움을 받아 그럭저럭 토벌에 성공한다.
하지만 이는 비극의 시작이기도 했다. 싸움에서 이긴 길가메시의 늠름한 모습을 보고 한눈에 반한 사랑의 여신 이슈타르가 그에게 구애를 한 것이다. 그녀가 매우 변덕스럽다는 것을 알고 있던 길가메시는 그녀의 구애를 쌀쌀맞게 거절해 버린다. 그러자 이슈타르는 격노하여 복수를 결심하고, 길가메시에게 소중한 엔키두를 희생양으로 삼아 그를 병으로 죽이고 만다. 유일무이한 친구를 잃은 길가메시의 슬픔은 말할 수 없이 컸다. 이를 계기로 길가메시는 사람의 목숨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고 죽음을 극도로 두려워하게 된다. …
--- 5부 메소포타미아 신화 중에서

“이보게, 젊은이. 처음 보는 얼굴이군. 이 암시장에 드나들 수 있게 된 것을 보니 자네도 최고의 용병으로 인정을 받은 셈이군. 축하하네. 축하하는 뜻으로 서비스해야지. 자, 좋아하는 무기를 골라 보게나. 얼씨구, 이놈을 눈여겨봤겠다. 그렇지, 잘 알고 있겠지만 이건 그리스의 제우스가 숙적 크로노스를 쓰러뜨렸을 때 사용한 뇌정(雷霆)이라네. 바로 옆의 것은 포세이돈의 삼지창이고, 그 옆의 것은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게 해 주는 하데스의 투구일세. 아이, 참. 날 좀 보게. 깜박했군. 이놈들은 낱개로는 팔 수 없는 것들이야. 한꺼번에 갖추어야 비로소 최대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들이니 말일세. 낱개로는 활용하지 못한 채 썩히고 말 테니 말일세. 단품을 원한다면 헤라클레스의 몽둥이는 어떨까? 뭐라고? 무거워서 들 수 없다고?

<b>대표적인 신들의 활약상과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한데 모은 <br/>온 가족이 함께 읽는 세계 신화 매뉴얼!</b><br/><br/>만화로 〈그리스 신화〉를 읽은 어린이들은 제법 신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가계도를 줄줄 이야기할 정도로 신화에 친밀하다. 청소년들은 원형이 어디서 따온 것인지 모르면서도 게임을 통해 북유럽 신화나 켈트 신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도구, 지역 등을 세세히 알고 있다. 여기에 비해 신화라고 하면 단군신화, 주몽신화, 박혁거세신화 등 건국신화만 익숙한 우리의 어른들. 신화를 통해서도 우리의 세대 간 격차는 금세 드러난다. 이런 면에서 이 책은 온 가족이 모여 세계 신화를 신나게 읽으며 신화에 대한 상식을 넓히는데 친절한 안내서가 될 책이다.<br/><br/>그런데 왜 우리는 새삼 신화를 알아야 할까?<br/><br/>신화학자인 이 책의 감수자 히가시 유미코는 논리와 과학이 주도하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신화가 문화와 사회를 이끌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 문화의 많은 부분이 신화를 콘텐츠로 하고 있으며, 사회적 현상과 문화적 흐름을 이해하는 코드의 하나가 바로 신화라는 것이다.<br/><br/>이 책은 그리스·북유럽·켈트를 비롯해 인도·메소포타미아·이집트 신화, 더 나아가 괴기 소설가 러브크래프트가 만든 크툴후 신화까지 전 세계와 시대를 풍미했던 신화를 총망라한다. 신화가 세계 곳곳에서 어떻게 정착되었고, 그 특징은 무엇인지 간결하면서도 알기 쉽게 들려준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넓고 광대한 신화의 세계를 이 한 권으로 음미할 수 있다. <br/><br/><B>이 책의 구성</b><br/><br/>이 책은 앞서 소개했듯이 세계 7대 신화를 소개한다. 그동안 출간되었던 책들이 주로 사랑이나 전쟁 등 주제별로 신화를 소개했다면 이 책은 세계에 아직까지 전래되고 있는 신화에 대한 개괄적인 특징과 이야기를 먼저 들려줌으로써 개별 신들에 대한 이해를 훨씬 쉽게 한다. <br/><br/>이어 각 부 마다 15명에서 17명에 이르는 주요 신들의 이야기를 마치 옛날이야기 들려주듯 재미있게 풀어준다. 대표적인 신들을 이름별로 정리해서 쉽게 찾아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특히 신화라고 하면 허구적이라서 뜬구름 잡는 듯이 느꼈던 독자들에게 현실에 가까운 소재로 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친밀감을 더해 준다. 신들에 대한 이야기 옆에는 기 출간 도서들이 유적과 미술품을 소개했던 것과 달리 현대적인 감각의 일러스트가 등장한다. 판타지의 요소가 강한 그림들은 신화에 대한 주요 호기심의 하나가 캐릭터의 비주얼적인 요소임을 감안할 때 독자들에게 색다른 호기심을 줄 것이다. <br/><br/>각 부에는 2편씩의 「another story」가 들어 있다.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에 매개 역할을 했던 도구와 천사에 대한 이야기, 신들끼리 분쟁의 씨앗이 되었던 권력과 사랑 이야기 등 흥미로운 소재를 엮어 지루하지 않게 신화 이야기를 읽을 수 있도록 촉매제 역할을 한다. 구어체의 독특한 이야기를 비롯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들로 읽는 맛이 각기 다른 것도 이 tip의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