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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우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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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우리가 있었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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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0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450g | 130*210*30mm
ISBN13 9788927806912
ISBN10 8927806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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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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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그와 나를 ‘나와 너’라고 부르지 않고 ‘우리’라고 부르던 순간 그것은 그 자체로 마음의 고백이었습니다. ‘이제 너와 나는 연결되었고 너의 많은 것이 나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뜻 같아서 좋았습니다. 고마웠어요. 저에게 ‘우리’라는 말은 일상 속에서 만나는 사랑의 고백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프롤로그 ‘같이 있어요, 우리’ 중에서

알았다. 알 것 같았다.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아꼈던 이유. 한 번도 반지를 빼지 않는 사람이었다, 할머니는. 좋은 날만 있지는 않았을 텐데. 어려운 날에도 미운 날에도 행여 불편해도 반지를 빼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반지는 마지막 날까지, 어쩌면 마지막 순간 이후에도 할머니와 함께 있을 것이다. 할머니의 손을 잡고 여자는 계속 사랑하기로 했다. 한 번도 빼지 않아 끝내 빠지지 않게 된 할머니의 반지를 보며 생각했다. ‘사랑도 그렇지 않을까. 멈추지 않고 사랑하면 계속 거기 있지 않을까.’ --- p.22

오르페오가 준비했지만 참으로 파니다웠던 서른 번째 생일파티만큼 좋았던 것은 그가 남긴 마지막 인사였습니다. “자꾸 뒤를 돌아보지 말고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시계는 차지마. 시계는 자꾸 몇 시인지, 얼마나 지났는지, 얼마나 남았는지를 걱정하게 하지. 초조해하지 말고 걱정하지 말고 항상 ‘지금’이라는 시간만 가져. 계속 앞으로만 가. 알겠지?” 사랑이 소중해도 우리, 우정에 게으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좋은 친구는 우리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덕분에 우리는 고비를 넘어 전보다 현명한 사랑에 도달할 테니 우정을 가꾸는일에 게으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랑이 소중해도, 사랑이 소중할수록, 우리. --- p.83

운명의 상대를 찾고 있지만 찾아지지 않는다면 너무 많은 것을 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너무 많은 것을 기준으로 두고 상대를 재단하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 하나가 통한다면 사실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잖아요. 이미 충분히 대단하잖아요. 통한다면 뛰어드는 게 어떤가요. 나머지에 대해서는 눈을 감아도 괜찮을 것 같은데. -99페이지

“이런 것이 운명일까?” 여전히 떨리더냐고 친구는 물었다. 여자는 인정했다. 친구는 다시 물었다. 여전히 마음이 복잡한가. 여자는 긍정했다. 친구는 대답했다. “만나진 것은 우연이겠지. 하지만 아직도 네가 그를 보면 두근거리고 복잡해진다는 것. 그게 진짜 운명 아닐까?” 왜일까. 여자의 입에서 “고마워”라는 말이 나왔다. 자기도 모르게 나와버린 한마디에서 여자는 자신의 진심을 읽었다. --- p.147~148

말하고 나면 알게 돼요. 혼자가 아니라는 것. 솔직해질 용기가 있다면 손잡을 사람을 만날 수 있을 테고 함께 우리는 강해질 거예요. 같이 꿈꾸던 세상을 만들어갈 수도 있을 테니, 마음을 말해주세요. 내가 당신을 도울 수 있도록. 같이 있을 때 우리는 좀 더 나아질 테니. --- p.173

“누구나 앞서 간 사람을 따르지만은 않았겠지. 스스로 길을 만드는 사람도 있었을 테고, 나처럼 방향을 잃는 사람도 있어서 덕분에 길이 다양해졌을 거야.” 친구는 덧붙였다. “길을 잃는다는 건 사실 길을 만드는 일인지도 몰라. 길을 잃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야. 어차피 자연에 있어 정해진 길이란 없는 것이니까,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닐지도 몰라.” --- p.181

비결을 물었다. 대단한 장비도 없이, 도와주는 사람도 하나 없이 어떻게 혼자 넘을 수가 있었는가. 남자는 대답했다. “비결 같은 건 없습니다. 그저 한 발 한 발 걷다 보니 산이 끝났을 뿐이죠.” TV를 끄고 여자는 일어섰다. ‘한 발 한 발 걷다 보니 산이 끝났다.’ 꼭 자신에게 하는 말 같았다.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면 된다. 언젠가는 끝이 날 것이다. 끝이 있다는 사실이 꽤 힘이 됐다.p.238~239

“네가 좋다니 나도 좋다.” 마주 보고 웃으며 나는 알았다. 부지런히 행복해져야 하는 이유. 그래야 기꺼이 축하해줄 수 있다. 내 좋은 사람이 행복해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기꺼이 웃을 수 있게 된다. 내가 행복해야 더 기꺼이 웃을 수 있다. 네가 소중하여 나는 나의 내일이 더 즐겁기를 바란다. 노력하겠다. 네가 웃을 때 나도 함께 웃을 수 있도록. 네가 기쁠 때 내가 힘껏 박수를 쳐줄 수 있도록.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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