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일 화요일 맑음
결국 큰오빠는 내일부터 일하러 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해고된 것입니다. 회사는 임시직부터 먼저 잘랐습니다.
이제부터 어떻게 살아가나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밥이 목에 걸려 넘어가지 않고, 살아갈 재미도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잠잘 곳이 없어집니다. 회사에 딸린 집이기 때문에, 잘리면 나가야만 합니다.
학교에도 갈 수 없게 되겠지요. 아무리 사람이 많다고 해도 해고하는 것은 너무하는 거 아닌가요?
사람은 누구나 한 번은 죽습니다.
나는 한숨으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 P94.95
4월 20일 화요일 맑음
내가 반장이기 때문에 당번이 끝나자 선생님께
"청소 다 했습니다."
하고 보고하러 갔습니다. 선생님이 알았다고 말해서 나오려고 하는데,
"스에코, 아주머니가 돈은 주시니?"
하고 나를 잡으셨습니다.
내가 우물쭈물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자, 선생님은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그러면 선생님이 줄 테니까 그냥 받아 줘."
선생님은 사회, 국어, 산수 문제집을 책상에서 꺼냈습니다. 우물쭈물 아무 말도 못한 이유는, 지금까지 돈이 필요할 때에도 아주머니에게 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미안해서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나는 책을 받으면서 선생님의 따뜻한 사랑에 목이 메었습니다.
아무런 인사도 드리지 못했습니다. 아무 말 못하고 있던 나를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셨을까요.
--- P156.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