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설과 고정관념을 깨는 다양한 사례들 <
아빠는 정말로 아기가 자기를 닮은 것을 좋아할까?
어느 부모가 자기 아이가 자기를 닮은 것을 좋아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과연 엄마와 아빠 중 누가 더 그 사실에 집착할까? 실험자는 성인 남자들과 여자들에게 그들의 얼굴을 합성한 아기 사진과 그렇지 않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 중에서 어떤 아기가 가장 마음에 듭니까?”, “이 아기들 중에 어떤 아기와 가장 오랫동안 함께 있고 싶습니까?”, “이 아기들 중 한 아기에게 50달러를 써야 한다면, 어떤 아기에게 쓰겠습니까?” 등의 질문을 했다. 실험 결과 엄마보다 아빠들이 자기와 닮은 아기의 사진에 더 관심을 보였다. 심지어 그 아기의 건강까지 염려하는 아빠들도 있었다. 이는 여성과 달리 남성은 친자 확인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아기는 당신이 ‘자기 엄마’ 또는 ‘자기 아빠’라는 것을 알게 될까?
실험자는 언제부터 아기가 하나의 단어와 특별한 대상을 서로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아기 앞에 설치된 두 화면에는 때로는 엄마의 영상, 때로는 아빠의 영상이 나타났다. 그러다 갑자기 ‘아빠’ 또는 ‘엄마’라고 말하는 합성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실험 결과 아기들은 ‘아빠’라는 소리가 나올 때는 아빠를, ‘엄마’라는 소리가 나올 때는 엄마가 나타나는 화면을 더 오랫동안 쳐다보았다(낯선 남자와 여자의 영상에서는 소리에 따라 반응하지 않았다). 이처럼 생후 6개월 된 아기는 아직 말을 할 줄은 모르지만, ‘자기 엄마’가 누구인지, ‘자기 아빠’가 누구인지 분명히 알고 있다. 게다가 이 연령의 아기는 다른 아기들의 부모들이 자신의 ‘아빠’와 ‘엄마’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안다. 또한 생후 6개월부터는, 엄마와 아빠뿐만 아니라 자신의 형, 누나(오빠, 언니) 등 다른 가족 구성원들의 이름에 대해서도 이런 인식을 하게 된다.
아기는 만국어에 능통할까? 만약 그렇다면 그 천재성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실험자는 생후 6~8개월 된 아기 8명과 생후 11~12개월 된 아기 8명 그리고 힌디어를 사용하는 인도 사람 5명과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 18명을 실험에 참여시켰다(이 실험에 참여한 아기들은 모두 영어권 부모들에게서 태어났다). 그들은 아기와 어른들에게 유럽권 언어들에 있는 일련의 음소들(Ba Ba Ba Da Da Da)과 힌디어에 있는 음소들(DA DA DA da da da)을 들려주고, 아기들이 제시된 일련의 음소들에서 나타나는 미묘한 억양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지 알아보았다. 실험 결과 태어나서 처음 몇 개월 동안 아기는 이 세계의 모든 언어들에서 사용되는 모든 음성학적 대조들을 분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생후 10개월이 지날 무렵부터 이 능력을 잃어버리고 모국어의 음소들만을 인지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이 시기 이후의 아기들은 외국어의 언어학적인 대조와 음조들을 분간할 줄 모른다. 이러한 청각적 인지 장애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제2외국어를 습득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이유를 설명해주기도 한다.
태아에게도 성적 욕구가 있다? 없다?
실험자는 태아가 발기를 하는지, 하지 않는지 알아보려는 목적에서 임신 36~39주까지의 태아 50명의 음경을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실험 결과 태아들 중 22%가 발기를 했다(보통 태아들의 음경 길이가 16밀리미터인데 비해, 이 태아들의 음경 길이는 평균 21밀리미터였다). 또한 의사 73명에게 태아들이 손, 발, 탯줄을 빨거나 손 또는 입으로 성기를 만지는 것을 본 적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 결과 의사들 중 60% 이상이 남자 태아와 여자 태아 모두에게서 손으로 성기를 만지는 것을 목격했다. 이처럼 아기는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이미 성적으로 흥분을 한다. 하지만 그것을 성적 행동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좀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아기는 부모가 얼마만큼 신경 써주기를 원할까?
많은 부모가 아기에게 하나하나 일일이 챙겨주는 것이 아기의 발달에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여러 심리학자들이 실험한 결과, 아기에게 관심과 배려를 보여주는 것은 아기의 정서적, 사회적, 탐구적 행동 발달에 대단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관심과 배려의 정도를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부모가 아기의 요구에 적절하게 반응을 보이면, 아기는 자기가 자신의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타인들이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짐작하게 될 것이다. 만약 부모들이 아기가 뭔가를 원할 때마다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아기에게 약간의 시간을 준다면, 아기는 더 큰 자신감을 느끼고 탐구심을 더욱 발달시키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들은 무작정 아기를 보살피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상황, 예를 들어 아기가 새 장난감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거나, 엄마나 아빠가 자기에게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경우에만 개입하도록 해야 한다.
---본문 요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