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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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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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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9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452g | 142*225*20mm
ISBN13 9788984075788
ISBN10 8984075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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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백은 여성 패션계의 권력자다. 군대에 비교한다면 사병 개개인이 소지하고 있는 기관 소총과 같은 것이다. 패션의 그 어떤 아이템도 핸드백만큼 강력한 화력을 발휘하는 것은 없다. 근대 여성에게 모자의 화려함이나 드레스의 색깔이 중요했다면 이 시대 여성에게 핸드백은 그들의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면 서, 모든 패션의 방향을 지배하는 태풍의 핵과 같은 존재다. 옷이 핸드백을 규정짓는 것이 아니라, 핸드백에 옷을 포함한 모든 스타일이 종속되는 경우가 많다. 게임의 룰에 적용된 그녀의 상식적인 의상보다는 감각적인 핸드백 하나가 강력한 첫인상을 남겨줄 수 있다.
---「핸드백: 여성 패션계의 여왕」중에서

샌들을 보면 고대적 시간이 피어나고, 머나먼 사막이 떠오르고, 바람에 흩날리는 긴 생머리와 긴 치맛자락이 생각난다. 샌들은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욕망, 치장 이전의 구속 없는 자유, 도로 위의 신화적 향기를 내추럴하게 드러낸다. 자유로운 영혼은 샌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샌들은 자유로운 육체로 나아가는 지름길을 알려주기도 한다.
---「샌들 : 신들의 신발」중에서

착함과 밝음과 건강함의 세계를 지향하는 수영복과 과도한 의욕을 앞세우며 온전히 타인의 시선만을 주목적으로 하는 수영복은 필드의 대화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끈다. 그 몸과 옷과의 자연스러운 일체감, 그리고 조화로움의 수준이 어느 정도이냐에 따라서 그것은 적절함을 획득할 수도, 부적절함을 획득할 수도 있다. 그것은 누드와 네이키드의 차이, 복장(服裝)과 포장(包裝)의 차이와 같은 것일 게다. 수영복 중에서도 비키니는 이런 몸과 옷, 노출과 은폐의 절묘한 줄타기를 통해 우리의 육체가 지킬 수 있는 자유로움의 한계에 도전한다. 보는 것과 보여지는 것, 시선과 응시의 부단한 교차 속에서 관음증은 공식적으로 허가받고, 오히려 일종의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비키니 : 비키니를 입은 비너스」중에서

립스틱은 오히려 화장하는 자신의 마음을 감출 수 있는 무기가 된다. 자기 욕구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자기 욕망을 감출 수 있는 속임의 방법으로도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립스틱 색깔로 그녀의 심리 상태를 가늠해보는 일도 100프로 정확하다고 할 수 없게 된다. “립스틱 짙게 바르고” 새로운 결의를 다짐하는 그녀의 입술에서 순정을 확인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립스틱 : 마음이 드나드는 문」중에서

젊은 날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1985에서 로버트 레드퍼드가 메릴 스트리프의 머리를 감겨주는 눈부신 장면을 보고, 나도 언젠가 사랑하는 여인의 머리를 감겨주는 ‘의식’을 행해보리라 생각해본 적이 있다. 그리고 결혼으로 사랑의 세속화를 이룬 이후 나는 또 하나의 의식을 계획했다. 죽기 직전에 그동안 나를 지켜준 여인에게 큰절을 한번 올리고 싶다. 그것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나의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이다.
---「헤어스타일 : 라인과 컬러, 무언의 말」중에서

원하는 것이 있다면 이 책을 젊고 어린 두 딸과 그 친구들이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이 책엔 아빠 세대의 문화탐험기가 들어 있다. 아빠의 학창시절 읽고 보았던 책과 영화, 즐겨 들었던 팝송, 그리고 아빠가 설명하는 그림들을 두 딸도 똑같이 체험하여 (서로 다르겠지만) 그 느낌을 공유하고 싶다. 아빠가 걸었던 그 길을 간접적으로 같이 걷다가 그네들 자신의 길을 스스로 찾아가길 원한다.
---「에필로그 : 다시 여자 속으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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