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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서 꾸는 꿈

깨어서 꾸는 꿈

문학의 즐거움-2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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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3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510g | 153*225*30mm
ISBN13 9788992844208
ISBN10 899284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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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의 엄마, 레이는 예뻤다. 굽슬굽슬한 긴 금발 머리에 완벽한 코에 청록색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식당에서 밤 근무를 하느라 늘 눈 밑에 진한 그늘이 져 있었고 스물다섯 살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나이가 훨씬 많은 여자처럼 피부에 주름이 자글자글했다.
레이가 말했다.
“내일은 학교 가지 마.”
“왜?”
“시내에 가서 일을 좀 할 거야.”
“아, 싫어! 안 갈래!”
“안됐지만 가야 해. 돈이 거의 다 떨어졌는데, 어제는 팁을 한 푼도 못 받았어.”
테오는 거짓말을 해 보려고 했다.
“내일 중요한 시험이 있어.”
“흥! 언제부터 시험 걱정을 했지? 다음 날 가서 보면 돼. 내가 아파서 결석한다고 사유서를 써 줄 테니까.”
“그렇지만…….”
테오는 레이의 얼굴에 화난 빛이 어리는 것을 보고 말을 멈추었다. 레이는 가끔 손찌검을 한다.
--- pp. 34-35

“테오, 나는 이렇게 생각해. 작가는 깨어 있으면서 꿈을 꾸어야 해.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인생에서 아주 작은 것들, 세세한 부분들을 잊지 말아야 해. 평범한 일이든, 멋진 일이든, 끔찍한 일이든. 그 다음에 그런 작은 것을 무엇으로 바꿀 수 있을지 꿈꾸는 거야. 테오, 네 생활이 정말로 힘들어지면 할 수 있는 일이 두 가지 있어. 첫째로 사람들을 거리를 두고 보려고 노력할 수 있지. 이야기 속에 나오는 사람처럼. 그러면 그 사람들은 너에게 힘을 쓸 수 없거든. 둘째로 네가 더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서 그 속으로 도망칠 수 있어.”
테오가 말했다.
“예전에 전 그렇게 했어요.”
“또 그렇게 할 수 있어. 네가 어른이 되면 글감의, 소재의 보물창고를 갖게 될 거야. 그것들을 바꾸고 살을 붙여서 소설로 만들 수 있어.”
세실리는 부러운 듯이 말했다.
테오는 세실리의 말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작가가 된다고? 내가? 세실리처럼? 아서 랜섬이나 E. B. 화이트나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이나 테오가 그렇게 사랑하는 모든 작가들처럼? 마음속에 흥분의 불꽃이 너울거렸다.
세실리가 말했다.
“테오, 할 얘기가 또 있어. 괴로운 얘기지만 해야 돼. 나는 갈 때가 되었어.”
“가다니요?”
“다음 단계로 간다고. 그게 무엇이든. 나는 여기 머물 만큼 머물렀어. 50년이나! 내 몸이 아직 살아 있다면 여든한 살이야. 그 중의 절반은 반쪽 삶에 지나지 않지만, 그 정도면 삶에 매달릴 만큼 매달렸어. 너는 삶에 눈을 떠야 하고, 나는 영원히 잠들어야 해. 나는 더 머물 이유가 없어. 그래,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찾아냈어. 하지만 그 이야기를 쓰려면 살아나야 해. 깨어나야 하는 거지. 너는 살아 있어. 아마 너는 언젠가 내 이야기도 써 줄 거야. 우리의 이야기를.”
세실리는 바다를 향해 돌아섰다.
--- pp. 31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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