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원 한동대학교 언론정보문화학부 조교수다. 영국 런던정경대학교(LSE)에서 커뮤니케이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7년부터 5년간 한국방송협회, 한국콘텐츠진흥원, 언론중재위원회 등 다수 기관의 영국 통신원으로 일하면서 영국과 유럽의 미디어 산업, 법제 및 문화 현상 등을 연구했다. 저서로 『한국 다문화주의 비판』(공저, 2016),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은유들』(공저, 2014), 『게임포비아』(공저, 2013), Representing Difference in the British Media(공저, 2009) 등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The Discursive Construction of Discrimination: The Representation of Migrants in the Korean Public Service Broadcasting News”(2015), “매체 서사로서의 역사와 집합기억의 재현: 5·18 민주화운동 관련 지상파방송 뉴스를 중심으로”(2015), “다문화 담론 이면의 타자와 미디어 윤리: 타자에 대한 윤리철학적 논의들을 중심으로”(2014) 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지금 민족주의와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필요한가? 이유는 명료하다. 매스미디어를 이데올로기 재생산의 담론적 실천 주체로 상정하고, 그것이 민족주의라는 추상적 이데올로기를 어떻게 가시화하고 구체화하는지 살펴보는 것이야말로 전 지구화 시대에 한국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문화주의를 둘러싼 현상들을 이해하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문화 담론에 대한 이해 도구로서 민족주의라는 틀에 국한된다면 그 효용성에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민족주의는 논리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다양한 미디어 담론들을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중요한 프레임이 될 수 있다. ---「전 지구화와 민족주의의 대두」중에서
사회의 엘리트 권력이 지배하는 매스미디어는 이주민이나 인종·민족적 소수자들에 대한 부정적 담론을 생산하고, 이런 담론을 공론장으로 확대해 권력 관계의 불균형과 지배 관계를 고착화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매스미디어는 이주민들을 결핍 혹은 불순함의 상징으로 재현해 내고, 이런 재현을 통해 사적 공간에 분리되었던 사회의 주류 구성원들로 하여금 사회적 주류라는 우월성을 통해 동질적 정체성을 갖도록 한다. 그리고 반대급부로 이런 민족주의적 미디어 담론은 사회적 주류의 우월적 정체성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기 위해 타자에 대한 부정적 담론을 확대재생산하는 일종의 순환 구조가 형성된다(Wodak et al., 1999). 이런 순환 구조에 의해 이주민들의 소외는 보다 정형화되는 반면 민족주의적 정체성은 더욱 강화된다. ---「전 지구화, 국제적 이주 그리고 미디어」중에서
엄밀히 말하자면 한국은 다문화 사회가 아닌 다국적 또는 다민족·다인종 사회로 변모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해석일 것이다. 다문화주의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 간결하게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학계에서는 보편적으로 인종에 따른 차별이 없고, 모든 외국인들이 편견 없이 그 사회 구성원들과 동일한 수준의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권리를 누리는 사회라고 정의를 내린다(박경태, 2008; 한건수, 2003; 이혜경, 2005; 이경숙, 2006). 하지만 현재 한국 사회에 형성된 다문화 담론은 이러한 의미로 통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에 만연한 민족주의 담론과 그것에 따른 반작용들에 대해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