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남미 여행이라니. 그것도 태양과 열정의 도시 멕시코와 쿠바라니. 엄마와 아들이란 독특한 조합에 끌려 책장을 넘겼다. 책을 읽는 내내 오, 이 엄마 멋지다, 이 아들 근사하다, 감탄했다. 그리고 곧, 나도 이런 멋진 엄마를 가졌다는 걸, 나도 이런 근사한 딸이 될 기회가 참 많았다는 걸, 다 알면서 모르는 척 살았구나, 창피해졌다.
“봐라, 남의 아들은 엄마한테 이렇게 잘하네.” 하실 게 뻔하지만 엄마 책장에 슬쩍 한 권 꽂아놓고 와야겠다. 그리고 파리의 연인의 그 ‘파리’에 가자고, 프라하의 연인의 그 ‘프라하’에 가자고, 대신 싸우기 없다고, 못 지킬 게 뻔한 약속도 해야겠다. 부모와 내 시간을 나누는 일, 절대 후회할 리 없음을 이 책이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유쾌한 대사와 문장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여행가이자 캡틴이자 방랑자인 동익씨, 내내 건강하세요. 동익 씨의 근사한 아들 원준 씨는 얼른 장가가세요. 그래서 이 특별한 여행이 또다시 시작되길, 그 여행엔 꼭 어여쁜 동행이 한 명 더 생기길, 그래서 티격태격 흥미진진 달콤 쌉싸름한 고부갈등(?) 여행기가 나오길, 기대해본다.
- 김은숙 (작가, 드라마 태양의 후예 시크릿가든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