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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둑의 맞춤 옷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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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9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2쪽 | 340g | 262*187*15mm
ISBN13 9788970943749
ISBN10 897094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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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하세가와 세츠코
1944년 일본 시마네현에서 태어나 동경대학대학원 철학과를 중퇴한 수 공립보육원에서 선생님으로 6년 동안 근무했다. 그림책으로는 『물』『땅』『진흙』『이상한 여관』이 있고 평론으로 『어린이와 그림책』이 있다. 현재 사이타마현에서 살고 있다.
그림 : 요시다 미치코
1949년 일본 동경에서 태어나 게이오대학 미학과를 졸업한 후 화랑 등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두 자녀를 키우면서 삽화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강둑의 맞춤 옷가게』가 첫 그림책이다. 현재 이바라키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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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이야기

대강둑의 흙냄새
일본 동경 근교에 사는 아이들에게 ‘강둑’이라는 단어는 낯설게 다가옵니다. 강은 대부분 콘크리트로 호안 공사를 해서 푸른 자연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흙이 보이지 않는 제방을 이제는 강둑이라고 부를 수 없지요.
제가 자란 일본 시마네현 이즈모지방에는 당당하게 강둑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있습니다) 스사노오노미코토(일본 신화에 나오는 폭풍 신)의 오로치 전설로 유명한 히이강의 강둑입니다. 우리는 히이강의 강둑을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대강둑’ 이라고 불렀습니다. 어린 저에게 그 곳은 큰 강을 따라 끝없이 넓게 펼쳐진 위대한 들판이었습니다. 봄에는 제비꽃과 명자나무의 꽃이 피고, 소와 산양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으며, 우리는 쑥을 캤습니다. 가을은 참억새 이삭이 석양에 비춰서 무척 아름다웠지요. 그래도 ‘대강둑’은 봄이 최고였습니다. 봄바람이 불어서 따스해지면 우리는 날씨에 유혹되어 대강둑으로 놀러 나갔습니다. 물이 매끄럽게 흐르며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바라보고, 부드러운 풀 위에 허리를 굽혀서 땅바닥을 보면 흙에서 봄이 피어오르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었습니다.
『강둑의 맞춤 옷가게』가 그림책으로 만들어지고 있을 때, 가장 먼저 탄생한 것은 요시다 미치코가 그린 맞춤 옷가게 재봉사들입니다. 바느질 도구를 가진 재봉사 아저씨와 재봉사 아가씨가 물건을 하나하나 만들어 낼 때의 설레는 기분이 실패와 가위에 사람의 모양을 그려 넣어 기쁜 표정과 당당한 몸짓으로 잘 표현했습니다. 재봉사들이 활약하는 이야기를 생각하는 것이 제 역할이었습니다. 바늘도구가 사람에게 사용되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실패와 가위가 스스로 움직이는 세계로 사람을 초대해 보면 어떨까요? 저는 이 상상의 세계로 동물들의 등장을 부탁했지요. 들쥐와 두더지를 ‘어떤 무대로 나타나게 할까?’하고 요리조리 상상하고 있는 중에 ‘대강둑’이 어렴풋한 기억의 저편에서 한들한들 솟아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습니다. ‘대강둑’의 흙냄새가 제 몸의 저 밑에서 똑똑히 되살아났습니다. 그리고 들쥐와 두더지의 생명의 뿌리가 아마도 ‘대강둑’에 있었음에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 들자, 비로소 들쥐와 두더지와 함께 평온히 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주변에서도 초록 강둑이 없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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